"금리 절대 안 내린다? 대출 위기 시한폭탄 켜졌나"

 


GDP보다 큰 가계부채,
경제위기 경고등
'빚 내서 집 사자' 부동산 광풍이 빚 늘려
특례보금자리론,
정부가 대출 부추긴 효과
한국은행 "가계부채 줄여야" 계속된 경고
청년 등 취약계층 연체율도 높아지는 상황
금리 안 올리면 저성장 악순환 빠질 수도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금리,
대책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신혜림 PD,
조석영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신혜림 PD,
조석영 PD,
나와 계세요.
 
   
◆ 신혜림,
조석영> 안녕하세요.

◇ 채선아> 요즘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뉴스가 많이 나와요.

◆ 신혜림> 경제가 위기는 위기인가 싶네요.
특히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엄청나다는 뉴스가 많은데요.
가계부채 하면 좀 말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부채가 빚이잖아요.
가구별로 개별로 진 빚이 늘어도 너무 늘었다는 겁니다.
이번 주에 한국이 GDP 대비 가계부채가 5년간 92%에서 108%가 됐다,
조사대상 26개국 중 두 번째로 높고,
최고 증가 폭이라는 보도가 나왔어요.

GDP가 국내 총생산이잖아요.
우리나라가 한 해 번 돈을 100%라고 했을 때 국민들 개인이 짊어진 빚이 108%라는 거니까 빚이 번 돈 보다 많다는 얘기죠. 그런데 빚이 많으면 그 빚을 갚느라 소비를 못 할 거 아니에요.
투자도 안 할 거고,
그럼 대출 갚을 여건이 되기 어렵고,
리스크가 커지고,
이런 무한 침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계대출이 GDP 대비 100%가 넘는 나라는 잘 없어요.
특히 2020년에서 2022년으로 가는 동안 다른 나라는 다 줄어드는데 우리만 늘어나고 있다는 거고,
 OECD 국가 기준으로는 4위입니다.


◇ 채선아> 4위라고 하면 최악은 아닌 것 같은데요?  
◆ 신혜림> 자세히 뜯어보면,
빚 유형을 거칠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어요.
첫 번째 주택담보대출,
그러니까 대출 받아서 집을 살 수도 있고요.
두 번째 전세자금 대출 받은 전세 세입자들이 있고,
세 번째로 빚을 내서 생활비로 쓰는 생계 유지형도 있을 텐데요.
두 번째 유형인 전세자금 대출,
이 전세라는 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제도잖아요.
또 개인끼리 이뤄지는 사금융 거래잖아요.
그래서 이게 국제 비교 통계를 낼 때 빠져요.
 
◇ 채선아> 그럼 전세 대출 규모를 합치면 가계부채는 더 크겠네요  
◆ 신혜림> 한국경제연구원이 이 전세 대출까지 잡은 자료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가 156%까지 올라갑니다.
2021년 기준인데 이거는 이거 압도적 1위죠. 그리고 빚이 많이 있더라도 소득이 높으면 괜찮을 수 있는데 소득 대비로 봐도 가계부채가 압도적 1위입니다.
이 말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가계가 대출 상환에도 좀 취약하다는 겁니다.

 
◇ 채선아> 빚이 많은데다 취약하기까지 한 상황인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가요?
 
◆ 신혜림> 특히 최근 5년 동안 급격하게 빚이 늘어났다고 하거든요.
2017년까지는 가계부채가 비교적 완만하게 올라요.
그런데 2020년부터 급격하게 증가를 합니다.

◆ 조석영> 코로나 사태 있고,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영끌'로 빚 내서 집 사자는 열풍이 있었죠.
◆ 신혜림> 저금리인데다 집값 상승이 어마어마하다보니 당시에 '지금이 막차다' 해서 부동산 버스에 다들 올라탔죠. 그런데 집을 사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아무래도 금액 규모가 굉장히 크잖아요.
그래서 가계대출이 늘어나는데 큰 영향을 줬고요.
2021년 하반기 들어 한국은행이 물가 잡겠다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이자 부담 때문에 대출이 좀 줄어요.
작년만 해도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겼잖아요.
이게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대였다보니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거죠.  
◆ 조석영>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 이자 감당이 안되잖아요.

◆ 신혜림> 그래서 가계대출이 좀 줄어드나 싶었는데 올해 4월부터 갑자기 또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한 거예요.
올해 1월부터 금리가 동결이었거든요.
그런데도 사람들이 다시 대출을 받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지금 기준금리가 3.5%인데,
어쨌든 금리 올리는 걸 멈추니까 사람들이 '이제 안 올리나보다.
진짜 막차인가 보다.
빌려서 빨리 집 사야겠다' 이런 거죠. 그런데 3.5%면 아직 예전에 비해선 고금리인데도 다시 집을 사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지난 4월에서 8월 은행권 대출 증가만 25조라고 합니다.
 


◆ 조석영> 정부에서 대놓고 빚내서 집사라는 얘긴 안했지만 정책 기조를 보면 마치 그런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어요.

◆ 신혜림> 대표적으로 특례 보금자리론이 있죠. 기존 보금자리론이 소득이 그렇게까지 높지 않은 무주택자나 1주택자 가구한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주택 담보 대출이잖아요.
그런데 특례 보금자리론 같은 경우는 올해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면서 주택 가격이랄지 소득 요건이랄지 대폭 완화를 했죠. 결과적으로는 고소득층의 내집 마련에 쓰였다고 하는데,
이런 식의 완화정책을 쓰다보니 대출이 늘어나잖아요.
   
'가계부채 파이터'라고 할 수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부채를 줄이겠다,
100% 아래로 떨어뜨리고 80% 선까지 가야한다.
가계부채 완만하게 줄이는 게 내가 총재가 된 이유다'라고까지 말하거든요.
그런데 올해 4월 이후에 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니까 더 늘면 '금리로 대응할 거다'라는 얘기도 했어요.
 
   
◇ 채선아> 금리로 대응하겠다는 말은 앞으로 금리를 내리기는커녕 올릴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
◆ 신혜림> 그렇죠. 저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대출 이자를 내고 있다보니 금리 내려가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릴 생각은 없어 보이고 동결이거나 올리냐 이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조석영> 미국 금리 때문이죠. 미국 금리랑 우리 금리 차이가 너무 많이 나면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돈들이 다 빠져서 미국으로 갈테니까요.
 
◆ 신혜림> 지금 미국 금리가 7%까지 간다는 얘기도 나오거든요.
미국 금리와 한국 금리 차이를 더 벌릴 수는 없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긴 하지만 더 올릴 수 있다는 메시지도 계속 나오는 이유입니다.
   
◇ 채선아> 지금 환율도 충분히 높은 상태인 게 1350원대거든요.
여러모로 진퇴양난인 상황인데 내년 세계 경제 전망도 상당히 안 좋을 것 같아요.
 
◆ 신혜림> OECD가 최근에 보고서를 하나 냈는데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안 잡히고 있다는 거예요.
이 상태로 2024년에 진입한다는 건데,
80년대에는 3저 호황이라고 해서 저유가,
저달러,
저금리,
정말 뭘 해도 경제가 잘되던 시기였는데 지금은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심지어 고물가까지 더해졌잖아요.
이런 상황이 좀 길어질 수도 있다는 건데,
여기서 금리를 올리면 일본처럼 될 수 있어요.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빚을 낸 사람들이 이자를 감당 못하고 파산하는 거죠. 그렇다고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치솟아서 남미처럼 될 수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한국은행은 일단 대출금리 1-2%이던 시절 갔으니까 빚 내서 집 사지 마라는 식의 경고를 계속 내보내는 겁니다.
   
◇ 채선아> 그러면 그럴수록 사람 심리라는 게,
'이때가 정말 마지막이구나. 오늘이 가장 싸구나. 이때 빌려서 집 사야겠다' 이러지 않을까요?
◆ 신혜림> 경제 전망이 안 좋다는 걸 다 알고는 있잖아요.
그래서 돈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은 예금하느니 부동산 사겠다고 생각하고,
돈이 없는 사람들도 내년이나 내후년에 내가 돈을 좀 벌어봐야 그 돈의 가치가 낮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물가가 계속 오르면,
지금은 만원으로 칼국수 먹지만 나중에는 못 먹는 거죠. 그러면 차라리 지금 돈의 가치로 빚을 내서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겁니다.

◆ 조석영> 부동산에 투자하면 나중에 집이라도 생기니까요.
 


◆ 신혜림> 가계대출 폭탄이 위험하다고 하는 게,
경기가 지금도 안 좋고 전망도 좋지 않은데,
이런 심리로 인해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거죠. 지금보다 빚이 더 늘면 빚 갚느라 소비와 투자를 못하니까 경제 성장이 멈추고요.
한국은행 총재에 따르면 이미 그 수준은 넘었다는 거거든요.
물가가 조금 잡혔다고 하지만 유가는 오르고 있고,
전쟁에 기후변화에 돈 들어갈 곳은 많고 우리나라는 저출생 문제까지 있잖아요.
잘못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겠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 조석영> 우리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서 세계 경제 영향도 많이 받잖아요.
게다가 미국까지 계속 금리를 올린다고 하니까요.

◆ 신혜림> 서민들은 금리 올리면 정말 힘들어지잖아요.
가계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다보니까 그거 중심으로 말씀드리긴 했는데,
사실 더 힘든 건 빚 내서 생활비로 쓰는 사람들이거든요.
특히 최근에 청년대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요.
20대 개인회생 신청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요.
취약 청년층의 연체율이 다른 연령층보다 압도적으로 높아요.
게다가 지난해부터는 학자금 대출을 못 갚는 청년들이 갈수록 는다고 하더라고요.
 
◇ 채선아>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신혜림> 청년층의 부채와 관련해서 보도되는 사례들을 보면,
들어갈 돈은 많은데 부모님이 아프시다거나,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다양한 저소득층의 사례가 있을텐데,
지금 물가니 금리니 뭔가 거대한 경제 얘기잖아요.
그런데 그 경제를 결국 서민들의 소비가 떠받치는 거거든요.
또 부동산이 경기에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 부동산 짓는 돈도 다 빚이잖아요.
그렇게 경제를 떠받치는 것들이 지금 이미 무너지고 있다는 거죠.
◇ 채선아> 돈을 풀어도 문제고 조여도 문제잖아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정부는 어떻게 대응한다는 건가요?  
◆ 신혜림>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게 금융위원회인데요.
금융위랑 한국은행의 온도차가 있어요.
한국은행은 계속 경고를 하고 있지만,
금융위에서는 '주택 거래가 회복되면서 가계 부채가 증가하는 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는 입장이예요.
게다가 내년에 총선도 있다보니까 정부는 이도저도 아닌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반면에 한국은행은 '향후 3년간 정책 대응이 없다면 가계 부채는 해마다 4%에서 6% 정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어요.
정부가 정책을 내놓아서 대응을 하란 얘기죠. 그래서 아마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 가계부채가 금융 쪽에서는 최대 화두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채선아> 지금 방송 중에 댓글로 불안하다는 얘기 많이 보내주고 계시거든요.
이런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정부가 살피면서 돌파구를 내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계부채 상황 정리해 봤습니다.
신혜림 PD,
조석영 PD,
수고하셨습니다.

◆ 신혜림,
조석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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