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할아버지가 사는 시골집

멋진 할아버지가 사는 시골집


은퇴 후 멋진 할아버지가 되기 위한 첫 단계로 수년간 기다려왔던 집이 드디어 완공됐다.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계획했던 목표들 중 하나를 이룬 셈. 집은 부부가 살아온 삶과 꼭 닮았다.

 

https://cdn.living-sense.co.kr/news/photo/201711/20171129_2_bodyimg_36781.jpg

김해의 지역성과 더불어 자연 친화적 건축 방식을 보여주는 집은 부부가 나란히 새로운 삶을 시작한 곳이다.
탄화시킨 대나무가 전통 건축의 서까래처럼 지붕 밑에서 멋을 낸다.

 

아파트 생활 접고 시골집에서 여는 아침 풍경
풍광 좋고 고요한 경남 김해의 시골 마을. 금동산과 무척산을 눈앞에 걸치고 가마에서 쪄내 단단해진 대나무로 옷을 입은 담박한 단층의 주택 한 채와 별채처럼 사용하는 정자채가 눈에 띈다.
이곳에는 동갑내기 이경호 씨 부부가 살고 있다.
이 집을 짓기 전 장장 5년 동안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릴 만큼 부산과 김해 인근 지역을 돌아다니며 집을 지을 만한 땅을 보러 다녔을 만큼 부부는 오래전부터 시골(村)집에서의 삶을 꿈꾸었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꼭 집을 짓고 살아야겠다고 목표를 정하고 열의를 놓지 않은 사람은 남편 이경호 씨였다.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에서 출발한 시골집 짓기 프로젝트. 그동안 살아온 날이 바쁘고 고단했던 만큼 사회에서 쌓은 이력과 인간관계를 돌아보고 오롯이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는 길고 긴 여정을 준비했던 그는,
3년 전 조금 이른
은퇴를 맞이했다.
모두 본인이 선택한 일이었다.
“남들보다 10여 년 정도 빠르게
은퇴를 위해 움직였어요. 금융 관련 일에 종사했는데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몰라요. 불과 몇 시간 전 일조차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직장인의 매너리즘이고요.
은퇴 후의 삶이 다채로워질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해왔어요. 그중 큰 숙제가 어떻게 하면 어린 시절 살았던 촌집처럼 정겨운 집에서 살 것인가였어요. 아파트에서의 삶은 일과 가족에게 필요한 조건 같은 것이었고,
지금이 단독주택은 제 선택이고,
희망이었어요."

금동산 자락이 안방 앞 테라스를 포근하게 감싸 산세를 감상할 수 있다.<BR>

금동산 자락이 안방 앞 테라스를 포근하게 감싸 산세를 감상할 수 있다.

채와 채 사이의 중정. 취미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과 별채 사이 작지만 아늑한 정원.

채와 채 사이의 중정. 취미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과 별채 사이 작지만 아늑한 정원.

콘크리트와 대나무 소재가 만나 묘한 조화를 이루는 집. 마당의 자갈 또한 여러 색을 내 주변의 자연과 어우러지는 집의 일부가 된다.<BR> ⓒ윤준환

콘크리트와 대나무 소재가 만나 묘한 조화를 이루는 집. 마당의 자갈 또한 여러 색을 내 주변의 자연과 어우러지는 집의 일부가 된다.
ⓒ윤준환

 


은퇴 이후 행복한 삶의 조건이 된 집 짓기

집은 일반

전원주택의 외관과 사뭇 다르다.
주택이 들어선 땅도 마을 입구 집들이 자리한 모양과 사뭇 다른 모양새다.
프라이빗한 주택 생활과 자연을 조망하기 위해 마을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한 터를 보고 ‘정말 우리가 원했던 땅이다!’는 생각이 들어 일주일 만에 망설임 없이 매입했다.
집 짓기를 시작하면서 대지의 위치가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여러 건축가들로부터 들었다.
그러나 이기철 건축가를 만난 순간 그런 이야기들야말로 아무런 해답과 고민 없이 내뱉은 말일 뿐임을 깨달았다고. “이곳은 저희 부부가 앞으로 정말 살고 싶은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집이에요. 인생 최대의 커다란 모험이죠. 그래서 집을 누구한테 맡길 것인지 반년 넘게 고민하고 여러 건축가를 만났어요. 우리 삶을 반영하지 못할 건축가는 애초에 만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이기철 소장을 만난 건 좀 드라마틱해요. 본인이 설계한 송도 인근 단독주택을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데 뭔가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건축가는 건축주의 삶을 궁금해하며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했다.
집이 들어설 위치와 지역성을 같은 맥락으로 연결해 집을 구성할 소재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김해 지역이 오래전부터 담양 못지않은 대나무 산지였고,
과거에 대나무로 지은 정자인 ‘죽루(竹樓)’가 존재했다는 사실도 디자인 요소에 포함시켰다.
대나무를 찌고 집 외관에 덧댄 독특한 시도는 그렇게 나온 것이다.
툇마루는 건축주가 원하는 전통의 멋과 추억을 현재로 잇는 역할을 한다.

안방의 침실. 콘크리트와 나무 소재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높다란 층고가 박공 라인을 따라 독특한 공간감을 준다.<BR>

안방의 침실. 콘크리트와 나무 소재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높다란 층고가 박공 라인을 따라 독특한 공간감을 준다.

욕실 또한 노출콘크리트 위에 나무를 덧대 아늑하다.<BR>

욕실 또한 노출콘크리트 위에 나무를 덧대 아늑하다.

본채 옆 뜰에 가지런히 놓인 장독대가 시골집의 정겨움을 뽐낸다.<BR>

본채 옆 뜰에 가지런히 놓인 장독대가 시골집의 정겨움을 뽐낸다.

취미 방의 서예실. 남편 이경호 씨는 서예와 문학에도 조예가 깊다.<BR> 올여름 이곳으로 입주하면서 그동안 써두었던시를 모아 시집도 출간했다.<BR> 집은 언제나 일상에서 영감을 주는 공간이다.<BR>

취미 방의 서예실. 남편 이경호 씨는 서예와 문학에도 조예가 깊다.
올여름 이곳으로 입주하면서 그동안 써두었던시를 모아 시집도 출간했다.
집은 언제나 일상에서 영감을 주는 공간이다.

아내를 위한 집 속의 집+남편을 위한 취미 공간
1960년대 초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인 부부는 시골에서 자랐지만 도시에서 사회생활을 했기에 다층적인 경험이 몸에 배어 있다.
특히 항해사로도 활동했던 남편은 젊은 시절의 꿈을 뒤로하고 회사에서 임원으로 오르기까지 30여 년을 줄곧 일만 하며 달려왔다.
건축가는 배 위에서 높이 보고 멀리 내다보는 시야에 익숙했던 남편을 위해 집의 윤곽을 그려냈다.
“저는 그동안 꾸준히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하고 기다려왔어요. 서울대에서 개설한 ‘
은퇴 설계 전문가 과정’도 열심히 수강했으니까요. 서예와 국선도,
시와 문학 등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하고 더 배워야 할 것도 많고요.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니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저에겐 꼭 필요했어요.” 그래서 집에
은퇴한 남편을 위한 취미 방과 지하 명상 공간을 마련했다.
아직 일을 하고 있는 아내는 아파트에서 살 때보다는 불편한 게 사실이지만 남편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골집에서의 삶도 즐겁게 받아들이고 누리는 중이다.
“주방은 아파트에서만 생활했던 저의 라이프 패턴을 반영한 곳이에요. 설계 콘셉트도 집 속의 집이라서 위트가 있는 데다 거실과 마주하니 사용이 더 편해진 것도 장점이에요.”
은퇴 이후의 삶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멋진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나가는 열정적인 남편과 이를 존중하며 나란히
은퇴를 준비하는 아내가 오랜 기간 준비한 집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황금기,
이제
은퇴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두 사람의 여정은 단단하고 올곧은 자신의 성품과 닮은 집에서 또 다른 행복으로의 항해를 시작했다.

남편의 일상인 국선도와 명상을 위한 지하 공간.

남편의 일상인 국선도와 명상을 위한 지하 공간.

전통 방식으로 계획된 본채의 가변형 취미 공간. 안에 들어가서 미닫이 창호문을 닫으면 명상에 집중하거나 차를 나누는 공간으로,<BR> 문을 열어 밀면 문방사우를 갖춘 서예실이 등장한다.<BR>

전통 방식으로 계획된 본채의 가변형 취미 공간. 안에 들어가서 미닫이 창호문을 닫으면 명상에 집중하거나 차를 나누는 공간으로,
문을 열어 밀면 문방사우를 갖춘 서예실이 등장한다.

HOUSING INFO
대지면적 675㎡(204.8평)
전용면적 127.66㎡(38.61평)
연면적 지하 1층 38.49㎡(11.64평)
지상 1층 140.23㎡(42.42평)
야외 정자 30.78㎡(9.31평)
건폐율 24.30%
용적률 31.04%
건물 규모 지상 1층,
지하 1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주차 2대
외벽 마감재_탄화 처리 대나무,
시멘트 벽돌,
노출콘크리트

지붕재_철근콘크리트 지붕 위 징크 골강판 마감
창호재_필로브 28mm
설계 아키텍케이 건축사사무소
시공 INSERT INTO NP_ARTICLE_DETAIL (ar_seq,
ar_detail,
reg_dt) VALUES (주)채헌종합건설(임현철,
김무주) 
 

마도로스(항해사)의 의자가 놓인 별채. 배 위에서 멀리 내다보듯 이곳에 서면 바다에서와 같이 김해 전경이 망망대해처럼 펼쳐진다.<BR> 오르락내리락 집이 지어진 땅의 독특한 모양새와 별채의 위치는 남편의 감수성을 담아낸 건축가의 배려. 버려진 컨테이너 박스를 재활용한 별채는 본채와 같은 대나무 외관으로 마감해 통일감을 준다.<BR>

마도로스(항해사)의 의자가 놓인 별채. 배 위에서 멀리 내다보듯 이곳에 서면 바다에서와 같이 김해 전경이 망망대해처럼 펼쳐진다.
오르락내리락 집이 지어진 땅의 독특한 모양새와 별채의 위치는 남편의 감수성을 담아낸 건축가의 배려. 버려진 컨테이너 박스를 재활용한 별채는 본채와 같은 대나무 외관으로 마감해 통일감을 준다.

 

CREDIT INFO

기획 김미주 기자

사진 김덕창

디자인과 설계 아키텍케이 건축사사무소(www.architect-k.com)

도시와 전원생활 사이 [일상스케치(74)]



전원주택,
자연 친화적 삶의 명암
도시인들의 로망에서 애물단지로?
고 연령대 다수 다시 도시로 돌아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자연으로의 회귀는 현대인의 오랜 숙원이다.
도시의 삶은 다소 삭막하고 건조하기 때문이다.
주변은 온통 회색으로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과 치열한 경쟁에 쫓기다 보니,
사람들의 정과 따뜻함을 느끼며 지내는 생활은 요원하기 짝이 없다.

이에 사람들은 복잡한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며 자연스레 가까운 산이나 바다를 찾곤 한다.
고즈넉한 자연 풍경과 마주하면서 지친 심신을 정화시키고 새로운 활기를 되찾는다.
특히 도시생활에 찌든 직장인들은
은퇴 전후와 나이 먹고 난 후 전원생활을 최고의 로망으로 꼽는다.

현대인들은 왜 그토록 자연을 갈망할까?

미국 하버드대 생물학과 교수인 '에드워드 윌슨'에 따르면 인간의 육체와 정신은 자연에 맞도록 설정되어 있다고 한다.
인간은 수백만 년을 자연 속에서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며 살아왔고,
자연에서의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되었다.
그러나 200년 전,
산업혁명을 거치며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 살기 시작했다.

이렇게 녹지는 줄고 좁은 지역에 콘크리트로 된 높은 건물이 생기기 시작하며 현대인들의 녹색 갈증이 분출되었다.
그러니 자연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즉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 녹색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인간은 그렇게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과연 도시에서
은퇴한 후 지방,
특히 한적한 전원에 들어가 산다는 게 권장할 만한 일일까? 우선 섬세한 계획과 사전 답사,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섣불리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귀촌이나 귀농을 했다간 후회와 낭패를 당할지 모른다.
편리한 도시생활의 다양한 장치와 익숙한 이웃,
친구,
교회 등을 뒤로하고 낯설고 물선 타지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

TV 프로그램을 보면 때로 산골이나 한적한
농촌에서 사는 부부가 등장하는데,
자연 친화적이면서 행복한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인생 후반부를 부부가 함께해야 할 주거공간을 선택하는 데 있어 “나는
은퇴하면 한적한 곳에서 살 거야.”라고 말한다면?

<BR><BR><B>전원주택</B> 단지. ⓒ연합뉴스


전원주택 단지. ⓒ연합뉴스

전원 세컨드 하우스의 명암


은퇴 후 인적이 드문 시골로 내려가 집을 짓고 살아가는 건 일상. 자녀들도 다 장성하자 더는 도시에 살 이유가 없어졌다.
좋아하는 자연과 흙을 밟으며 피톤치드 공기와 냄새,
새 바람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살고 싶은 건 대다수 바람이다.

한 지인은 남편이 대학 교수직
은퇴 이후 흙을 만지며 살고 싶다는 희망에 따라 강원도 지역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했다.
경기도 아파트 단지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공기 맑고 전원 풍경이 멋진 곳이었다.

시골 생활을 공유하고 있는 필자로선 처음엔 집을 짓거나 사지 말고 일단 작은 텃밭이 딸린 집을 세를 얻어서 전원생활의 워밍업 기간을 가져보기를 권했다.

그런데 셋집이 마땅치 않기도 해서 아담하고 쾌적한

전원주택을 구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농업을 위한 기초 교육도 받고
은퇴하자마자 그곳으로 가서 첫해부터 제법 너른 마당에 작물과 화초를 열심히 심고 가꾸며 전원생활을 즐겼다.
직접 찾아 현장을 보니 경험이 없던 부부에게 첫해 작업량으로 선 상당해 대단하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주한 지 3년 차를 지나면서 그 생활을 정리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세컨드 하우스를 팔아야 할 것 같다는 거였다.
도시로의 회기,
꽤 빠른 결정이었다.

일단 구조적으로 겨울엔 아파트보다 너무 춥고 인근에 상권,
의료시설도 부족한데다 체력의 한계를 느낀 것 같았다.
처음 해 본 너른 텃밭 가꾸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버겁게 다가온 곳이다.
조금 이른 나이에 시작했다면 모를까 70세에 접어들면서 늦은 감이 있었다.
일찍이 과거부터
농촌 생활을 경험해왔던 것도 아니고 로망과 이상만으로 직면한 현실은 어려움이 많았다.

동네 모임,
교회,
헬스장 같은 커뮤니티나 쇼핑,
도서관,
수영장 같은 도시문화를 포기하고 단절된,
자연과의 소통이 주된 삶은 다양한 문제점과 직면할 수밖에 없다.
또한 기존 주변 이웃들과 소소한 마찰,
관계의 어려움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속칭 텃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일상 프로그램이 여전하고 안정된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낯선 곳으로 떠나 새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는 갖가지 난관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BR><BR><B>전원주택</B> 풍경. ⓒ연합뉴스


전원주택 풍경. ⓒ연합뉴스

전원,
1년 내내 살기 어려워

보다 이른 50대에 건강상 요양을 위해 인적이 드문 산촌으로 귀농을 한 친구 부부는 차라리 일찍 정착이 가능했다.
다른 대안이 없었기에 그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견뎌냈다.
그 친구의 귀농 정착기도 책 한 권 감으로 드라마틱 했다.

이렇게 전원생활이 늘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도시에서 볼 수 없던 시골에서 자생하는 벌레와의 전쟁,
여름에는 풀과의 전쟁,
장마로 물길이 불어날 일을 걱정해야 하기도 한다.

JTBC ‘손 없는 날’(연출 김민석 박근형/작가 노진영)은 낯선 곳으로의 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시민들이 이사를 결심하기까지의 인생 스토리를 담는 프로그램이다.

2월 28일 방송된 13회는 ‘리틀 포레스트’ 편으로,
시부모와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전남 영암으로 귀농해 가업을 잇는 며느리와 가족의 아름다운 이주 스토리가 담겼다.

이에 진행자인 신동엽과 한가인은 의뢰인을 만나기 전,
귀농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신동엽은 “느긋하게 보내는 걸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물어봤는데 여행처럼 가면 좋지만 귀농해서 1년 내내 살면 힘들다고 하더라"라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현실적으로 정확하게 맞는 말이다.
오랜 도시생활을 해온 경우에 1년 내내 전원에서 살기는 정말 힘들다.
물론 봄부터 가을까지는 자연의 움이 트고 꽃과 수목이 자라나는 걸 보느라 행복감을 느낀다.
이에 반해 잡초를 메고 관리하느라 치러야 할 대가도 크다.

월세로 전원생활 체험부터

모든 게 그렇듯 전원생활 역시 다양한 장단점이 있다.


전원주택을 짓든지 구입해서 자연과 공생하며 재미있게 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짓자마자 이러 저런 사정이 생겨 서둘러 처분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중엔 지역사회와의 갈등 등으로 전원의 꿈은 사라지고

전원주택이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있다.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선 전원생활의 장단점을 미리 맛보고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귀농/귀촌의 결행에 앞서 월세살이를 해보는 것이다.
적당한 지역을 고른 뒤 그곳에 나와있는 월세 물건(농가주택이나

전원주택)에 몸만 들어가 생활해 보는 거다.



전원주택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막상 살아보면 잔손이 많이 간다.
아파트야 문제가 생기면 관리사무소 전화 한 통으로 대부분 해결되지만,


전원주택은 상하수도나 배관,
보일러,
전기 등등 모든 걸 내가 해결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봐야 할 곳도 많아지고 유지/관리/보수에 드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봄부터 한 여름엔 집 주변의 풀과의 전쟁으로 지치기도 한다.
전원생활 시작하자마자 유지관리하느라 재미는커녕 일거리만 잔뜩 짊어지는 형국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임차 전원생활만 해봐도 도회지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생필품을 멀리 가야만 살 수 있다는 사실 등 소소한 애로사항들이 바로바로 경험으로 체득된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해 볼 만하다.

전원생활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이 모든 대가를 치르더라도 좋은 점은 자연을 피부 가까이에서 직접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창문만 열어도 자연의 향기가 싱그럽게 코끝을 스친다.
아파트 살 때는 외출 시 기온 변화에 따라 계절이 바뀌는구나 했지만,
전원에선 나무에 움트는 싹으로 봄을 느끼고,
떨어지는 낙엽으로 한 해가 저물어감을 절절히 느낀다.

비가 오면 지붕 위에 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로 금세 감지하지만 아파트에 살면 기후변화의 이런 감상이 어렵다.
시야에 온통 창밖의 싱그러운 녹음이 보이니 심신이 안정되는 것은 큰 장점이다.

이에 반해 자연과 가까워지는 대신 번화가와 떨어져 있다 보니 차량을 이용해서 움직이는 게 필수다.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아 번번이 운전해야 하니 몸도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정전이 되거나,
어느 기기가 고장 나 기술자를 부르게 되면 시내에서 기본 출장비만 몇 만 원이고 때에 따라서 부르는 것이 값이다.
한밤중에 전문가 수준이 해결할 수 있는 정전이라도 나면 그야말로 난감하다.
멋진 경치도 하루 이틀이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고 밭은 약 5~10평 이내로 그냥 소일할 정도만으로 하는 것이 제일 좋다.
10평 이상은 노동이다.

전원생활과 노년기 주거 환경

전원생활의 첫번째는 노동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은퇴 후 혼자 살거나 노부부끼리만 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들은 대개 하루 시간의 80%를 집에서 보낸다.
만약 좀 더 고령화되어 근력이 떨어지고 인지 기능이 감소하면 자기 집에 살면서도 불편감을 느낀다.

이에 고령사회 유럽과 일본에서는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 50~60대부터 안락한 집을 만들어가길 권한다.

필자 역시 건강할 때는 시골 생활이 주는 즐거움과 이점이 많았다.
봄이면 피어나는 꽃 풀 한 포기에 열광했다.

그런데 암 발병 후 투병생활하며 병원에 가는 일이 잦아지고 체력이 받쳐주지 못하니 점점 시골생활이 어려워져가고 있다.
어쩌면 친구처럼 영혼의 소통자였던 자연을 내려놓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전원생활은 건강이 최우선 자격 조건인 것이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첫 번째 고려해야 할 사항은 병원은 반드시 집에 가까이,
앰뷸런스가 2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된다.
대학병원을 쉽게 다닐 수 있는 시내 가까운 곳을 적극 권장한다.
위에 열거한 갖가지 장단점에도 불구하고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면,
젊을수록 좋으니 일찍 시작하길 권하고 싶다.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은퇴 후엔 이렇게

산마루에 서서

by시골뜨기Jul 15. 2020

아래로

아침 산행에서 가장 큰 에너지를 쓰는 것은 방바닥의 정지마찰력을 이기고 현관문을 나서는 것이다.
끈끈이처럼 몸에 감긴 이부자리를 벗어나 일단 숲길로 접어들면 그다음은 줄에 이끌리는 두레박처럼 산꼭대기를 향해 스르륵 당겨진다.
산마루에 다다르니 시야가 트인다.
주변의 숲 속과 먼발치의 산부리도 보인다.
이쪽은 지나온 오르막길,
저쪽은 지나갈 내리막길. 정상에 오르고서야 알았다,
산행은 오르는 등산으로 마치는 게 아니라 내려가는 하산으로 마친다는 걸. 

산길을 오를 땐 나무만 보이더니 정상에 오르니 숲이 보인다.
 떡갈나무와 잣나무가 어우러져 수풀을 이루었고,
골짜기와 등성이가 이어져서 산자락을 이루었다.
가쁘게 오른 그 비탈길을 돌이켜본다.
그러면서 지난 내 인생도 돌이켜본다.

쉰을 넘긴 내 인생을 산행으로 견주자면 정상에 섰다.
풀씨보다 작은 수정체가 청년의 몸으로 자랐으며,
나름의 뜻을 세우고 자립하여 사회인이 되었고,
부모를 떠나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나는 시골에서 나고 자랐으며,
지금도 지방도시의 시골에서 살고 있다.
내 어릴 적에는 바나나는 구경도 못했지만 산으로 들로 다니며 따먹던 머루와 으름은 더없이 달콤했으며,
마을 주변의 숲정이는 아파트의 놀이터보다 훨씬 생기 있고 재밌는 곳이었다.
 

공고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하다가 군에 입대했는데,
전역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중 농업분야로 정했다.
가진 땅이 없으니 직접 농사를 짓기는 어려워 농업직 공무원을 생각했다.
전역 후 독학학사학위 취득을 준비하며 7전 8기 끝에 국가 농업직 공무원이 되고,
다시
농촌지도사로 이어진 진로는 시골을 그리는 연어와 같은 마음이었다.
 

나는 농업기술센터에서 근무하는
농촌지도사다.
우리 기관은 작물 재배 기술지도,

농촌관광 및 생활개선,
토양검정과 병해충 진단 등 과학영농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이다.
내가 이곳에서 근무한 지도 20년이 넘었고,
몇 년 후에는
은퇴할 것이다.

은퇴 후 난 무얼 하고 있을까? 마찬가지로 농업의 언저리에 있을 것이다.

지금은 농사짓는 농업인을 거드는 입장이지만 그때는 직접 농사를 짓고 있겠지. 하지만 농사의 방향은 지금과 다를 것인데,
돈을 많이 벌기 위한 농사가 아니라 돈을 적게 쓰기 위한 농사일 것이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전업농은 <생계>를 위해 농사를 짓고,
돈을 적게 써야 하는
은퇴자는 <생활>을 위해 농사를 짓는다.
 

전업농은 유행에 따라 작물을 선택하고,
각종 시설과 농기계를 투입하며 화학비료와 농약을 의지해야 하고,
대규모의 토지에서 농산물을 대량 생산해야 많은 돈을 벌어 생계를 꾸릴 수 있다.
하지만
은퇴 후 텃밭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은 자기가 필요한 작목을 재배하여 자기가 소비하는 것이다.
이는 필요한 먹을거리를 직접 해결하기에 식료품 지출을 아낄 수 있으며,
안전하고 싱싱한 친환경 농산물을 먹으니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

적도를 넘어서면 자극(磁極)이 바뀌듯
은퇴를 기준으로 돈에 대한 관리도 달라져야 한다.
 ‘더 버는 생산에서,
덜 쓰는 소비'
로 말이다.
 텃밭농사는 규모가 작고,
거리가 가깝고,
투자가 적고,
작목이 다양한 자연친화적 육체노동이다.
규모는 노년의 부부가 감당할만한 면적으로 10a(300평) 내외가 적당하고,
거리는 집에서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투자는 많은 비용이 드는 농기계 구입 및 시설 설치를 지양해야 하고,
작목은 자기가 필요한 작목 위주로 골고루 심는 것이다.

자연친화적 육체노동은 퇴비를 만들고 풀을 뽑고 땅을 일구는 노동을 통해 몸에 근력을 유지하고,
흙에 지렁이와 미생물이 생존토록 하는 친환경 농사를 말한다.
전원생활을 하는 
은퇴자에게 텃밭농업은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해서 즐거운 일'이다.
 가장 좋은 직업은 보수 없이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인데,
텃밭농사는 지위,
권력,
수입,
승진 같은 요소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즐거운 일이 아닌가?

<노후생활을 어디서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은퇴준비의 첫걸음이다.
 주거지 성향은 도시생활형과 전원생활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각종 편의시설 등을 이용하고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기 원하는 이들은 도시생활형이고,
한적한 전원생활을 누리고 싶은 이들은 전원생활형이다.
 

국토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은퇴 후 도시생활 희망자는 33.8%이고,
전원생활 희망자는 45.2%로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이들이 더 많다.
자연 속에서 동식물과 어우러져 사는 노인들이 몸이나 맘이 더 풍요로워져서 수명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은퇴 후 주거지에 대한 결정은 부부의 동의가 필히 필요하다.
 
대체로 남편의 경우 전원생활형인 경향이 많으나 아내의 경우는 도시생활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내 아내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내기다.
시골뜨기인 나와 결혼 후에는 본인도 시골생활에 적응하려는 의지를 보이더니,
시골에 땅을 사는 데 있어서 나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어차피 나는
은퇴 후에 시골로 갈 사람이니 조금이라도 젊은 때 가서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

30대에 결혼하면서 아내에게 말했었다.
40대에는 시골에 땅을 사고,
50대에는 그 땅에 집을 짓고,
60대에는 그 집에서 전원생활을 하자고. 그 말대로 우린 도시생활형 사람들의 희망인 아파트 구입을 접는 대신에 뒷산이 딸린 땅을 샀다.
그 땅엔 농막이 있고,

은퇴 후에는 그 집에서 소일을 하며 노후를 보낼 생각이다.

지금 내 나이는 반백 년. 인생 후반기를 연착륙하기 위해서 노후생활에 대한 생각을 정리코자 한다.
 

 

<자기계발>

행복하게 나이 드는 법은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배우기 위해 책을 읽고,
배운 것을 나누기 위해 책을 펴내고자 한다.
평생 읽고 쓰는 활동을 할 생각이지만,

은퇴 전에는 읽는데 더 치중하고 쓰는 것은
은퇴 후에 하고자 한다.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하고,
아직은 눈이 밝아 글씨를 읽을 수 있을 때 더 읽어두려는 깜냥이다.
벌써 노안으로 인해 책 읽기가 편치 않지만 더 불편해지기 전에 많은 책들을 읽고 싶다.

얼마나 많이 읽을까? 수불석권(手不釋卷),
콩나물시루에 매일 물을 붓듯 책을 읽자! 콩나물에 날마다 주는 물은 모두 밑으로 빠져버려서 쓸모없어 보이지만,
그 쓸모없어 보이는 물 덕분에 콩나물은 자란다.

<인간관계>

행복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족관계이며,
 인생의 말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경제적 빈곤이 아니라 사랑의 빈곤이다.
 

은퇴 후에 가장 가까운 친구는 배우자다.
부부가 같이 참여하는 활동은 돈독한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 아내와 같이 문화봉사단의 난타팀에 들어갔다.
난타팀은 지역행사,
경로행사,
사회시설 등에 초대되어 공연기부를 하고 있다.
우리는 직장생활을 하니 거의 기부 공연에는 참석하지 못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많아지면 기꺼이 참여할 생각이다.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50代 이후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47세 무렵까지 만들어 놓은 인간관계’라고 했다.
같은 교회에서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여섯 가정이 모임을 만들었는데,
지난 20년간 여름휴가를 같이 보내고 있으며,
매달 집마다 돌아가며 모임을 갖고 있다.
이 모임의 부부들은 내 형제․자매와 같고,
태어나서 자라는 과정을 지켜본 그 아이들은 내 자식과도 같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교재 하며 지낼 것이다.

<재무관리>

모 생명보험에서 노후에 월 생활비 예상금액을 물으니 중산층이 200~300만 원이라고 대답했다.
이를 대비하여 연금과 저축을 가입했다.
이런 일상적인 생활비 외에 노후에는 질병으로 인해 목돈이 들어갈 일이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는 별도의 암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그러나 내일을 위한 이런 연금과 저축,
그리고 보험으로 지출되는 부분이 오늘의 생활에 큰 무리를 줄 정도로 편성하지는 말자. 내일의 보장을 위해 오늘의 행복이 저당 잡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 이후로는 경제 축소의 시대이다.
2010년 ‘핵심 생산가능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하였고,
베이비부머가 완전히
은퇴하는 2018년 이후에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
섣불리 투자하지 말고 알뜰한 지출관리를 해야 한다.

<경제활동>


은퇴 후에도 일은 계속해야 한다.
 노동은 몸과 마음을 활기 있게 한다.
다만 힘이 부치는 일은 지양해야 하며,
소득에 대한 기대도 낮춰야 한다.
 

내가 일하려는 분야는 ‘융합농업’이다.
내 전공분야와 관심분야를 접목한 일인데,
농업과 취미를 겸한 산업곤충,
농업과 미술을 겸한 압화공예,
농업과 식품을 겸한 산야초 효소 등이다.
노동과 비용은 적게 들지만 디자인과 창의력을 곁들이면 신나고도 살뜰한 경제생활이 가능하다.


은퇴 후 지낼 곳은 집 뒤에 산이 있기에 곤충과 산야초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산업곤충은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나비 등이며 이것들을 이용하여 생물 교육용 표본을 만들고,
아이들의 애완용으로도 판매할 수 있다.
흙을 살리는 지렁이를 길러 텃밭농사를 거들게 하고,
지렁이 분변토는 친환경자재로도 판매할 수 있다.
산에서 산나물을 뜯고 버섯을 채취하고 약초를 캘 건데,
이런 것들은 꽤 많은 재미와 짭짤한 소득도 안겨줄 것이다.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산마루다.
 챙겨간 물병도 비웠고 몸 긴장도 풀었고 마음 시름도 덜어냈다.
이제 산을 내려간다.
오를 때는 멍에 맨 황소처럼 발걸음은 무겁고 들숨이 버거웠지만,
내려갈 때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발걸음은 가볍고 날숨이 가뿐하다.
산을 내려오면서 아내가 말했다.
만약 우리가 식물인간 상태가 되거나 소생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면 억지로 목숨을 붙잡지는 말자고. 나는 흔쾌히 동의했다.
 

<사전의료지시서(Advance Directive)>는 본인이 의식이 없을 때를 대비하여 자신이 받을 치료 범위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미리 고지하는 것인데,
 죽음의 방식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은 죽음을 ‘당한다’라기보다는 '맞이한다'는 의미다.
 이것은 잘 죽는 법,
즉 웰다잉(well-dying)이다.

죽음에도 질의 차이가 있다.
 40개국 나라를 비교해보니 영국이 1위,
호주가 2위,
뉴질랜드가 3위이고 우리나라는 32위로 나타났다.
완화의료(Hospice)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원하는 방식으로 살다 갈 수 있도록 적절하게 통증을 조절해주고 심리적 안정을 위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완화의료보다는 연명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말기암 환자들이 완화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9%인데 비해 대만은 20%이며,
미국은 전체 질병 사망자를 기준으로 할 때 41%로나 된다.
 

젊은이에겐 채움이 자랑이지만 늙은이에겐 비움이 미덕이다.
 비우는 과정에는 몸에 대한 내려놓음도 해당된다.
영혼이 몸을 떠나려 할 때 몸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것은 가뿐한 민들레 여행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이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집착이고,
몽골의 풍장(風葬)이야말로 비움의 미덕이 아닐까! 

몸이 늙어 결국에는 숨이 멈추더라도 그리 슬퍼하지 말자. 숯이 재가 된다고 슬퍼하던가! 숯은 사그라져 한 줌의 재가 되었지만 숯의 열로 인해 누군가의 시린 품은 포근해졌다.
아내와 나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사후 각막과 장기를 기증했다.
 

홀가분한 산행이다.
 

    생계형 귀농서 실버 귀촌 시대로

    • 기자명 이민후 

     

    노후나
    은퇴후에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시골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살기 불편하다는 인식이 많았던
    농촌이 여유롭고 건강한 노후를 원하는 실버세대의 웰빙 거주 공간으로,
    평균수명의 증가와 조기 퇴직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도시
    은퇴자들의 삶의 터전으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전원생활은 대체로 돈많고 나이 든 사람들의 관심사항이었다.


    전원주택이 들어서는 지역도 서울에서 가까운 수도권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말이면 쾌적한 환경의

    전원주택지나 시골 텃밭을 찾아 전국을 누비고 다니는 예비 귀촌인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원생활 교육장이나
    농촌 체험 교실,
    영농 교육장 등에는 "실패하지 않는 전원생활"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도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직접 살 집을 짓기 위해 통나무 학교나 황토구들방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해 농림부가 국정홍보처와 공동으로 서울과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6.3%가
    은퇴후
    농촌지역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농촌 이주 의향자 가운데 현재
    농촌으로 이주,
    정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41.4%. 왜
    농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가족건강(37.3%),
    여가생활(32.6%),
    고향에 대한 향수(11.4%) 등을 꼽았다.
    ◇ 도시
    은퇴자의 웰빙거주 공간으로 각광받는
    농촌 = 이미 전원으로 떠난 사람들도 많다.
    도시 근교의 풍광 좋은 전원 주택지는 어김없이 도시민이 점령한 지 오래이다.
    마음에 든다 싶은 시골의 빈 농가치고 도시 사람들이 사들이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다.
    농림부 자료에 따르면,
    귀농 인구(주민등록 전입 기준)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8-99년 일시적으로 급증한 후 수그러들었다가 2003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강원도 횡성의 김미영 부곡1리 이장은 "마을 전체 30 가구 가운데 11가구가 최근 6-7년 사이에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라면서 "외환위기 전에는 투기 목적으로 땅만 사두는 외지인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집을 지어 시골에 정착하는 도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도시민이 추구하고 있는 전원생활의 형태와 흐름도 다양해지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 민주화 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의식화된 귀농이 주를 이루던 것이,
    외환위기 때 급증했던 생계형 귀농과 2000년대 초반의 30-40대를 중심으로 한 전업형 귀농을 거쳐 최근 들어서는 장노년층의 귀촌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귀농가구 중 연령이 50대 이상의 가구 비율은 외환위기 직후 10%대에 불과했지만 2004년,
    2005년에는 48%,
    41%로 늘어났다.
    전과는 달리 농업을 하기 위한 귀농보다는 정년 퇴직이나 조기 퇴직,
    명예퇴직 등
    은퇴 과정을 거친 집단의 노후생활형ㆍ실버형 귀촌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5년말 현재 전국의 농가 인구는 343만명으로 5년 전보다 14.8% 감소하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8.7%에서 7.3%로 낮아졌지만 대졸 이상의 농가인구는 오히려 31% 늘어났다.
    이와 함께 전에는 전원생활이 일부 부유층의 별장 생활쯤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다.
    직업이나 나이,
    경제력 등에 관계없이 건강과 쾌적한 환경을 찾아 생계 수단과 주거 공간을 시골로 옮기고 있다.
    ◇ 별장형 호화주택서 노후생활형

    전원주택으로 = 과거에는 별장을 연상케 하는 크고 화려한

    전원주택이 눈에 띄었지만 요즘에는

    전원주택 규모도 30-40평형으로 작아지고 10평대의 실속형 주택이나 방갈로 같은 이동식 주택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재택근무와 주5일 근무제 등으로 젊은 직장인들이 전원에서 살면서 도시로 출퇴근하거나 반대로 도시에 살면서 주말주택이나 주말 농장 개념으로 전원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전원생활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또 예전에는 도시에서 일거리를 찾지 못해
    농촌으로 이주하는 소극적인 "실직 이주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직업이나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은퇴후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작은 텃밭이라도 가꾸면서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농촌 이주가 많은 게 특징이다.
    이러다 보니
    농촌의 역할도 단순한 농업생산에서 휴식공간이나 자연 경관 공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경래 "OK시골" 대표는 "최근 전원생활의 트렌드는 실수요자 중심,
    소형화,
    집단화,
    참여화"라면서 "전에는

    전원주택이 경치좋은 계곡 등의 외딴 곳에 들어섰지만 지금은 나홀로보다는 어울려 모이고 부부가 직접 집을 짓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
    은퇴자들의
    농촌 유입은 선진국에선 일반적인 추세다.
    일찍부터 고령화 문제를 겪은 미국,
    영국 등에서는 도시
    은퇴자들이 시골에서 노후를 보내는 "
    은퇴자 마을" 등이 여러 형태로 보편화돼 있다.
    미국의 경우
    은퇴후
    농촌 이주를 국가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으며,

    은퇴 인구의 25% 정도가
    농촌지역으로 이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실버 귀촌은 세계적 추세 = 일본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은퇴한 사람들의 "정년귀농" 붐이 일어난 이후 도시
    은퇴자들의 "취농"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구매력 있는 도시
    은퇴자 유치에 발벗고 나선 지 오래다.

    농촌에서는 본인의 의사만 있으면 노후의 소일거리든 생계를 위해서든 정년없이 영농에 종사할 수 있다.
    자신의 건강상태나 형편 등에 따라 영농규모를 조절할 수 있고 자발적인
    은퇴도 언제든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도시
    은퇴자들의
    농촌 이주가 인구 감소로 인한
    농촌지역의 공동화ㆍ과소화ㆍ피폐화를 막고
    농촌사회의 활력을 증진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과 도시와
    농촌의 균형적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농촌은 인구 감소가 구매력 저하,
    인프라 유지 곤란,
    인구 추가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도시민이
    농촌으로 유입되면 이러한 악순환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토지구입 취득세 등 그 지역의 세수와 가구 수입,
    소비가 늘고 인구가 늘어나면 공공 서비스나 지역 인프라 등도 확충되게 된다.


    전원주택 등이 들어서다 보면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고 하다못해 그 지역의 자산으로라도 남는다.

    농촌생활은 상대적으로 생활비가 도시보다 적게 든다.
    도시 퇴직자들이 연금이나 저축으로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으며 본인의 의사만 있으면 도시에서와 같은 정년 없이 영농에 종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평균수명과 국민소득의 증가,
    웰빙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으로 도시민의 전원생활 수요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특히 2010년이면 전체 인구의 16%인 810여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세대의 퇴직 러시가 시작되고 도시와
    농촌을 잇는 도로 교통망과 인터넷 등의 통신망이 확장,
    발달되면 그 증가 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 윤순덕 박사는 "
    은퇴후 30여년을 도시에서 마땅한 일자리 없이 연금만 의존해 생활할 경우 국가적으로 인력낭비와 노인복지 재정의 엄청난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도시
    은퇴자의
    농촌 이주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양 부담을 줄여주는 생산적인 노인복지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퇴 후 새 삶을 위해 지은 1억원대 단층집

    Vol. / 전원속의 내집​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살 수 있을까? 편리한 환경을 뒤로한 채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일상들. 고민 끝에 내린 도전이었지만 결론은 행복한,
    도시 아닌 삶의 대안을 시골행으로 이룬 세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아내와 텃밭을 가꾸며 전원을 즐기는 것이 이제는 직업이라 할 만큼 익숙하고 좋아진 시골 생활. 고민한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부부는 매일 행복한 일상을 누린다.
    반려견 낭낭이와 함께.

     

     

     

    대지에서 바라본 마을은 스위스 그린델발트의 풍경을 그대로 닮아 있었다.
    따라서 모든 거주 공간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길 원한 부부의 바람대로 집을 배치하고,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밀양 얼음골의 동네임을 고려해 더욱 단열에 만전을 기했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 가서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살고 싶어요.”

    정년퇴직을 앞둔 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지만,
    사실 이를 현실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막상 도전하려 하면 준비해야 할 것도,
    포기해야 할 것도 많은 것이 시골에서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한봉환,
    박영미 씨 부부 또한 도심에서 상가주택을 지어 살다 연고도 없는 이곳에 들어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연히 근처에 왔다 ‘영남 알프스’라 불리는 동네다운 멋진 산세 풍경에 심취해버렸고,
    마침 남편이
    은퇴도 앞두고 있던 터라 여기에 집 짓고 새 삶을 시작하면 좋겠단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곤 덜컥 땅부터 샀죠.”

    천생 도시인인 부모님이 그곳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던 자녀들은 이주 자체를 반대하며 말려보기도 했지만,
    부부의 완강한 결심을 꺾을 순 없었다.
    이후 시골행을 위한 두 사람의 본격적인 채비가 시작되었다.
    먼저 감각적인 아내가 나서 집을 함께 그려줄 설계자로 ‘밈스페이스’를 택했다.

    “VR을 통해 시뮬레이션 된 가상의 공간을 직접 걷고 앉는 등 실제 집에 들어온 듯한 공간감을 느껴볼 수 있게 해준 점이 인상 깊었어요. 서로 소통하며 내외부 마감재 및 조명과 가구 배치까지 설계 단계에서 모든 제품을 확정한 덕분에 시공과정에서의 이견이나 추가 비용 없이 완공할 수 있었고요.”

     

     

    현관 쪽 모습. 중문에는 그린 컬러를 더해 포인트를 주었다.

     

     

    하나의 단층 건물이지만,
    2개의 매스를 붙이고 외장의 색을 분리하여 규모에 비해 다양하고 커 보이는 느낌이다.
    집은 ‘ㄱ’자로 배치하고,
    그 중간에는 주방과 바로 연결되는 야외 데크를 두어 동선의 낭비를 줄였다.

     

     

    집 앞으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

     

     

    거실,
    주방,
    방,
    다락 등 주요 실을 모두 전면에 놓아 멋진 경관을 차경(借景)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전면의 풍광을 담고 싶다는 부부의 요청과 연령대를 고려하여 집은 ‘ㄱ’자 형의 단층집으로 계획되었다.
    관리의 편의를 위해 면적은 30평 미만으로 정하고,
    불필요한 공간 없이 실용성에 중점을 두어 가족이 모두 모이더라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게 배려했다.

    특히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구와 그릇,
    조명이 새집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내부는 안과 밖이 그저 배경이 될 수 있게 모던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돈했다.
    높은 천장고와 화이트 컬러의 마감은 공간의 확장성을 더하고,
    어두운 톤의 바닥재는 집 안 분위기를 차분하게 잡아준다.

     

     

    대지는 이미 토목공사가 다 되어있는 상태라 시공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외벽은 스터코플렉스의 색상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입구 쪽 면은 청고파벽돌로 마감하여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이 들도록 했다.

     

    PLAN

     

     

    1F – 96.27㎡ ATTIC – 15.91㎡ /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안방 ⑤ 다용도실 ⑥ 욕실 ⑦ 방 ⑧ 주차장 ⑨ 다락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밀양시 대지면적 ▶533㎡(161.23평) | 건물규모 ▶ 지상 1층 + 다락 | 거주인원 ▶ 2명(부부+반려견) 건축면적 ▶ 96.27㎡(29.12평) | 연면적 ▶ 96.27㎡(29.12평) 건폐율 ▶ 18.06% | 용적률 ▶ 18.06%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5.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2×6 구조목 + S.P.F 구조목(벽),
    2×10 구조목(지붕)
    단열재 ▶ 그라스울 외부마감재 ▶ 벽 – 스터코플렉스,
    청고파벽돌 / 지붕 – 컬러강판
    담장재 ▶ 단조난간 창호재 ▶ KCC 이지스 47㎜ PVC 삼중창호(외부 랩핑) 에너지원 ▶ LPG 조경석 ▶ 현무암 디딤석 내부마감재 ▶ 벽 – 대우 벽지 / 바닥 – 예림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8WATT,
    계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몬세라믹,
    8WATT
    주방 가구·붙박이장 ▶ 제작 가구 | 조명 ▶ 노르딕네스트,
    비츠조명
    계단재·난간 ▶ 멀바우 + 목재 난간 현관문▶ 코렐 단열 도어 중문 ▶ 영림도어(비대칭 여닫이 + 필름지 부착 + 망입유리 + 도무스 손잡이) 방문 ▶ 경신창호산업 + 필름지 부착 + 도무스 손잡이 데크재 ▶ 합성목재 구조설계(내진) ▶ 태건엘티디 김일동 시공 ▶ 건축주 직영 설계 ▶ 밈스페이스(MEMESPACE) 010-7490-1180 www.memespace.co.kr 총공사비 ▶ 1억8천만원(설계비,
    조경,
    토목공사 제외)

     

     

    단정하게 꾸민 내부. 문손잡이를 포함해 경첩,
    조명,
    수전 등 액세서리를 블랙 컬러로 맞추어 공간마다 통일감을 주었다.

     

     

    전면창으로 환한 빛이 드는 거실. 층고를 높이고 경사 지붕의 천장 기울기를 그대로 사용하여 실제 평수보다 더욱 넓어 보이도록 했다.

    SECTION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안방 ⑤ 다용도실 ⑥ 욕실 ⑦ 방 ⑧ 주차장 ⑨ 다락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다락 계단은 거실이 아닌 다용도실 쪽에 배치해 내부 공간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였다.
    이는 겨울철 다락으로 올라가는 열도 잡을 수 있었다.

     

     

    주방에는 상부장 대신 오픈 선반을 두어 아내의 애착 접시와 그릇 등을 디스플레이하였다.
    바닥은 포세린 타일을 사용하여 싱크대 아래 튀는 물기로 인한 미끄럼을 방지했다.

     

     

    곳곳의 창으로 자연을 들인 방

     

     

    다락에서 본 계단실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도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고,
    필요한 물건은 배송받을 수 있으니 시골로 왔다고 해서 딱히 불편함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이곳에 와 우리 부부가 얻은 게 더 많죠.”

    집은 완공되었을 때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집주인이 살아가며 완성해 나가는 것이라는 설계자의 말처럼,
    나날이 전해오는 부부의 즐거운 일상은 앞으로 이곳에 쌓일 또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취재 _ 김연정 사진 _ 변종석

    ‘한적한 전원에 살고 싶다’ 땅 사고 집 짓는 법 A to Z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박성문 씨(가명·57)는 요즘 주말마다 차를 몰고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일대

    전원주택을 둘러본다.
    연말
    은퇴를 앞두고 번듯한 양평

    전원주택을 구입해 노후 거주지로 삼을 생각에서다.
    20년 이상 살던 대치동 아파트는 이미 동네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로 내놨다.
    박 씨는 “서울에서만 30년 넘게 살면서 숨막히고 답답하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제는 향긋한 시골 냄새를 맡으며 한가로운 노후를 보내고 싶다.
    아침엔 새소리 들으며 일어나고 낮에는 텃밭에서 싱싱한 채소를 가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고 털어놓는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원주택 투자 붐이 일고 있다.
    답답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은퇴 세대가

    전원주택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여기에는 귀농귀촌 열풍도 한몫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귀농귀촌 누적가구는 2000년 1만8798가구에서 2002년 2만348가구로 늘어난 뒤 2만가구 수준을 계속 유지해왔다.
    그러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와 베이비붐 세대
    은퇴 붐으로 2009년 3만3380가구로 늘었다.
    급기야 2012년 7만가구를 넘어서더니 지난해 10만2943가구까지 늘어날 정도로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전체 농가 중 귀농귀촌 가구 비중도 9% 수준이다.
    농가 100가구 중 9가구는 도시에서 옮겨 간 귀농귀촌 가구란 의미다.



    전원주택 어떻게 지을까
    인허가 준비에 상수도 등 인프라 챙겨야누구나 멋진 전원생활을 꿈꾸면서 시골로 떠나지만 막상 시골생활을 할 때 부닥치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먼저 현실적으로 맞닥뜨리는 문제는

    전원주택 짓기다.
    사실

    전원주택이란 말은 건축용어도 법률용어도 아니다.
    건축법상 단독주택인데 굳이 정의를 하자면 ‘전원 속에 자리 잡은 단독주택’이라고 보면 된다.

    기존 주택을 매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직접 땅을 사서 짓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땅을 고르기 전 여러 번 현장을 답사하고

    전원주택 짓기 좋은 환경인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원주택 부지를 고를 때는 서울과 멀지 않으면서 병원 등 의료시설이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대도시 접근성이 좋아야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양쪽의 장점을 누리는 ‘멀티해비테이션(Multi-Habitation)’ 주거가 가능하다.
    전원생활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도시를 영원히 떠나기보다는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사는 이중생활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가 서울,
    수도권 거주 30~40대 부부 400쌍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은퇴 후 남편은 대체로 서울을 벗어난

    전원주택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지만 아내는 서울시내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현재 자신이 거주하는 집에서 1~2시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지역으로 위치가 제한된다.
    좋은 땅을 구했다면 이제 겨우 1차 관문을 넘은 것이다.
    이제 활용하고 싶은 용도대로 인허가를 받는 절차가 뒤따른다.
    이때 용도 지역이 관리 지역인지 여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관리 지역 내 농지나 임야여야 개발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관리 지역인지 확인하려면 해당 시군청에서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발급받으면 된다.
    토지 주변에 도로가 있는지,
    집을 짓는 데 또 다른 규제는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토지이용계획확인원에는 토지 개발에 따른 각종 규제사항도 표시돼 있는데 예를 들어 군사시설,
    자연공원,
    문화재 지역인지 여부다.
    좋은 터를 잡았다면

    전원주택 설계 작업에 들어간다.
    설계는 배치계획과 평면계획,
    입면계획을 잡는 절차다.
    채광,
    통풍은 물론이고 옆집과의 거리를 고려해 부지 어디에 어떤 모양으로 지을지 결정해야 한다.
    건축비는 공사 방법이나 자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보통 기본적인 자재만 쓸 경우 3.3㎡당 300만원 수준에도 가능하지만 집을 짓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수입산 고급 자재를 넣거나 전통한옥을 짓는다면 건축비가 3.3㎡당 1000만원 수준까지 불어날 수 있다.
    3.3㎡당 400만원 건축비 기준으로 건축연면적이 총 100㎡(30평)인 2층짜리

    전원주택을 지을 경우 공사비가 1억2000만원가량 소요된다.
    여기에 인허가 등 각종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1억5000만~2억원까지 공사비가 치솟는다.


    전원주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규모는 대지면적 600㎡,
    건축연면적 100㎡ 내외다.
    하지만 요즘에는 대지면적 330㎡,
    건축연면적 33㎡ 안팎의 소형

    전원주택도 인기다.
    이 경우 1억원 안팎의 자금만 있으면 충분하다.
    건축비 평당 300만,
    많게는 천만원까지믿을만한 건축업체 선정해야 AS도 유리‘멀티해비테이션’ 가능한 입지 선택해야
    집을 지을 때 상수도와 전기,
    인터넷선,
    정화조 같은 각종 인프라시설을 챙기는 것도 필수다.
    도시에 거주할 땐 기반시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시골은 상수도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여의치 않을 경우 직접 지하수를 개발해야 할 수도 있다.
    전기시설 역시 멀리서 끌어올 경우 생각지 않은 부대비용이 발생한다.
    땅을 직접 사서 짓는 게 힘들다면 기존

    전원주택을 구입하거나 신규

    전원주택 단지를 분양받는 것도 요령이다.
    저렴한 가격의

    전원주택 경매를 노려보는 것도 괜찮다.
    이때 농지보전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기존 상하수도,
    전기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전원생활 욕심에 비싼 건축비를 들여 지은

    전원주택은 대부분 얼마 안 가 경매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전원주택 수요가 한정적이라 한두 번 유찰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전원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도 가평 축령산 자락에 자리 잡은 <BR><BR><B>전원주택</B>들은 탁월한 조망을 자랑한다.<BR> (위)은 가평 한 <BR><BR><B>전원주택</B>에서 바라본 풍경. (아래)가평 ‘늘예솔전원마을’ 주택 단지 모습.

    경기도 가평 축령산 자락에 자리 잡은

    전원주택들은 탁월한 조망을 자랑한다.
    (위)은 가평 한

    전원주택에서 바라본 풍경. (아래)가평 ‘늘예솔전원마을’ 주택 단지 모습.



    전원주택 종류도 다양해
    통나무집에 황토집·볏짚주택까지 등장

    전원주택 유형도 한층 다양해졌다.
    보통

    전원주택이라 하면 흔히 나무로 지은 그림 같은 집을 떠올린다.
    그러나

    전원주택 형태가 따로 정해진 것은 없다.
    말 그대로 전원에 단독으로 지은 주택이면 다

    전원주택이다.
    미니하우스,
    모듈러주택,
    땅콩주택 등 크기나 용도,
    건축 방법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지만,
    주로 어떤 소재로 지었는가에 따라 종류를 나눈다.
    과거에는 시공 기간이 짧고 구조가 튼튼하다는 이유로 철근-콘크리트로 지은 집이 대세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목조주택,
    황토집,
    스트로베일하우스(Strawbale House·볏짚으로 만든 집) 등 그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시공 기법 발달과 자연친화적 생활양식 선호 확산으로 생겨난 변화다.
    다양한 방식이 있음에도

    전원주택 인기 소재는 단연 나무다.
    자재 자체가 친환경적이어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다.
    목조주택은 나무 자재 두께에 따라 ‘경량 목구조주택’과 ‘중량 목구조주택’으로 나뉜다.
    일반적인

    전원주택이나 펜션은 전자,
    한옥이나 통나무집은 후자에 해당한다.
    경량 목구조주택의 경우,
    가벼운 목재로 짓기 때문에 공사가 간편하고 복잡한 구조의 집도 쉽게 연출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게 장점이다.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비해 단열성도 약 30% 우수하다.
    최근에는 ‘생태건축’ 바람을 타고 황토나 짚으로 만든 집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황토집은 항균과 탈취,
    습도 조절이 용이하다.
    온도도 일정 수준이 늘 유지돼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다.
    이는 최근 고효율 단열 시공으로 에너지 냉난방을 최소화하려는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트렌드에 부합하는 대목이다.
    아토피나 새집증후군 같은 질환 걱정도 없다.
    스트로베일하우스도 비슷한 장점을 지녔다.
    벽면을 황토로 미장했다는 점은 같지만,
    뼈대가 되는 목재 사이에 벽돌 대신 두툼한 압축 볏짚을 다져 넣는다는 점이 다르다.
    볏짚이라 하니 화재에 취약할 것 같지만 안심해도 된다.
    미국 소방안전테스트 결과 스트로베일하우스의 벽은 1012℃의 열로 2시간 넘도록 가열해도 전혀 불이 붙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다만 이 같은 생태건축집은 전문 시공업체가 많지 않다.
    아직 수요가 적은 탓에 자재나 유통 방식이 규격화돼 있지 않아서다.
    때문에 생태건축을 선호하는 이들이 동호회를 통해 품앗이 형태로 함께 지어주는 경우가 많다.
    건축비는 자재 종류와 공사 범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목조 공사 기술이 빈약했던 과거에는 목조주택이 철근-콘크리트주택보다 시공비가 비싸고 내구성도 약하다는 평이 많았다.
    그간 철근-콘크리트 주택이

    전원주택의 주를 이룬 배경이다.
    요즘은 자재보다는 집을 ‘어디서’ ‘얼마나 크게’ 짓느냐가 건축비를 결정짓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가령 목조주택을 조립식으로 지으면 건축비는 3.3㎡당 300만~400만원대까지 내려온다.
    이영주 스마트하우스 대표는 “같은 소재라도 처음부터 현장에서 짓느냐,
    공장에서 기본 뼈대를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만 하느냐에 따라 단위당 건축비는 크게 달라진다.
    주택은 기본적으로 자재 로스(Loss) 등 고정비가 적잖기 때문”이라며 “30평 이하 소형 주택은 모듈러주택 같은 조립식으로,
    30평 이상 대형 주택은 처음부터 현장에서 짓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전원주택 트렌드도 달라진다
    갈수록 소형화,
    임대수익형 상품도 늘어
    10여년 전만 해도

    전원주택은 과시형 시장이었다.
    남들에게 폼 잡고 으스대기 위한 별장이 많았다.
    남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강변이나 산속에 화려하게 큰 집을 짓고 높은 담에 큰 대문을 달았다.
    그러다 부동산 투자 붐이 일면서 투자용으로

    전원주택을 찾는 경우가 급증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저렴한 땅을 사서

    전원주택을 지어 파는 개발업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전원생활은 뒷전이고 투자가 우선이었던 때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투자형

    전원주택 붐이 서서히 시들어갔고 실제 전원생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

    전원주택 시장에 몰려들었다.
    이후 몇 가지 트렌드가 나타났다.
    첫째,


    전원주택의 소형화다.
    땅도 집도 작아지는 분위기다.
    멀티해비테이션 주거가 인기를 끌면서 ‘주중엔 도시서 살고 주말엔 시골서 쉬겠다’는 생각에 도시와 시골을 오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렇게 ‘반쪽 전원생활’을 시작해 즐기다
    은퇴하거나 시골생활에 익숙해지면 그때 도시를 정리하고 시골생활로 옮겨 타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이
    농촌에 짓는

    전원주택은 세컨드하우스다.
    이런 집은 만만해야 한다.
    컨테이너 박스 하나도 주말주택이 된다.
    소형 이동식 주택을 구입해 놓고 오가며 사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굳이 집이 클 필요가 없다.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주말에만 이용하는 세컨드하우스라면 작은 용지에 컨테이너주택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관리도 수월한 실속형

    전원주택이 대세”라고 설명했다.
    둘째,
    임대수익형

    전원주택도 인기다.
    도시
    은퇴자들의 경우 노후 자금이 넉넉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전원생활을 원한다.
    펜션이나 식당이 대표적이다.
    귀농해 농장을 운영하거나 농산물 가공을 하는 경우도 있다.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처럼 1박 2일 여행객을 상대로 단기 임대하는 형태도 있지만 아예 월단위나 연단위로 임대하는

    전원주택도 늘었다.
    토지부터 구입해 집을 짓는다면 투자비가 크지만 토지가 있는 경우라면 부담이 없다.
    1층은 살림집으로 하고 2층을 임대하거나 본채와 별채를 분리해 본채는 살림집,
    별채는 임대할 수 있게 계획하면 내가 사는 집으로 수익도 낼 수 있다.
    투자비는 낮추고 수익률은 높이기 위해 집을 잘게 쪼개 짓는 경우도 많은데 집을 지을 때 임대를 염두에 두고 원룸형 독립 공간을 마련하는 식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겨울 스키 시즌이나 여름 휴가철에 수익형 펜션 등으로 사계절 활용 가능한

    전원주택도 인기다.


    전원주택을 지을 때 편의점,
    브런치카페,
    게스트룸 등 다양한 공간을 조성해 수익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셋째,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사람들 연령이 낮아졌다.
    50~60대
    은퇴자들 못지않게 20~30대 젊은 층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
    주 5일 근무제 등으로 직장인 자유시간이 늘고,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아파트를 벗어나 아예 2억~3억원대 실속형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젊은 층도 많다.
    젊은 동호인 전원마을도 부쩍 늘었다.
    취미가 비슷한 사람끼리 땅을 공동구매한 후 집을 짓는 방식이다.
    강원도,
    경북 상주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5가구 이상 동호인마을을 조성할 경우 진입로,
    상하수도,
    전기,
    전화 등 기반시설을 지원해준다.
    한태욱 교수는 “

    전원주택을 지을 때 마을과 동떨어져 홀로 지내는 것보다는 단지화 주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각종 인프라나 편의시설 구축이 쉬운 데다 이웃과의 교류도 원활한 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전원주택 투자할 때 이것부터
    공사업체로부터 하자보증각서 받아둬야

    전원주택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도 많다.

    은퇴 후 땅을 마련하고 집을 지을 때 대부분 사람들은 경치 좋은 곳에서 평생 살겠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마지막 터전이라 여기고 모든 재산을

    전원주택에 쏟아 붓는다.
    자녀들이 오면 머무를 수 있는 공간까지 생각해 대규모

    전원주택을 구상한다.
    이 경우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원주택은 추후 거래가 쉽지 않은 만큼

    전원주택을 지을 때 각종 부대시설,
    인테리어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건 금물이다.

    한태욱 교수는 “막연히 전원생활을 꿈꾸다 덜컥 집을 짓는 것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전원주택 소재지에 전월세로 몇 달이라도 살아본 후 이주를 결정하는 게 좋다.
    대규모 자금을 들여

    전원주택을 지었다가 정착을 못 하면 다시 도시로 옮겨 가야 하는데

    전원주택은 환금성이 낮아 거래가 쉽지 않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원주택을 짓기에 앞서 현지 답사는 기본이다.
    지형이 낮아 침수가 우려되거나 도로와 인접하지 않은 맹지와 붙어 있으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적도에 기록된 도로가 유실되거나 다른 소유자 땅을 무단 사용하고 있진 않은지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주변에 축사,
    고압선 등 혐오시설이 있는지 또한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사장은 “토지등기부등본,
    지적도,
    건축허가증,
    토지대장 등 관련 서류도 실제 부지와 일치하는지 따져야 한다.
    단지형

    전원주택이라면 분양면적이 부풀려진 경우가 많으므로 분양면적 대신 전용면적 기준으로 가격을 산출해 주변 시세와 비교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전원주택을 지을 때는 추후 관리까지 생각해둬야 한다.
    통나무집의 경우 나무가 외부로 노출된 집이나 나무로 외부마감이 된 집은 완공 후 5년간 매년 한 번씩 외부에 오일스테인을 칠해줘야 나무가 썩지 않는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건축물을 인도할 때 공사업체로부터 전기,
    설비 시공도면을 포함한 건물의 설계도서와 하자보증각서를 함께 받아둬야 뒤탈이 없다”고 당부한다.


    전원주택도 엄연히 1주택으로 분류되는 만큼 세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금 부담을 줄이려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눈여겨봐야 한다.
    서울,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읍면 단위 농어촌 지역에 대지 660㎡,
    건축연면적 150㎡,
    기준 시가 2억원 이내 집을 신축하면 도시에 집이 한 채 있더라도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자격이 유지된다.

    인터뷰 | 가평 늘예솔전원마을 거주하는 송완빈 씨3억원에 패시브하우스 장만했어요“처음엔 정든 도시를 떠나 어떻게 살지 막막했는데 막상

    전원주택에 거주해 보니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한번 마음먹었다면 전원생활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봅니다.
    ”2012년 12월 말 부푼 꿈을 안고 경기도 가평 상면 행현리 늘예솔전원마을 단지에 입주한 송완빈 씨(60). 어느새 전원생활 2년 차에 접어든 그는 “건강이 부쩍 좋아진 데다 삶의 여유까지 찾았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서울에서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원래 시골 생활에 관심이 없었다.

    은퇴를 앞두고 건강이 악화되면서부터 전원생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 2010년 말 병원 건강검진을 받은 후 관상동맥이 3분의 1 이상 막혔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부친과 형님 모두 심장이 좋지 않아 저도 가족력에 대해 걱정해 왔습니다.
    그러다 막상 건강검진을 통해 관상동맥협착증 진단을 받으니 덜컥 겁이 나더군요. 곧장 공기 좋은 전원생활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송 씨는 그때부터

    전원주택 짓기 좋은 땅을 샅샅이 뒤졌다.
    경기도 양평,
    가평,
    용인 일대와 강원도 홍천 등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멀리 경남 통영으로 이주할까 생각도 했지만 “서울에서 1시간 이상 떨어지면 안 된다”는 아내 성화에 서울 근교에 터를 잡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가평 늘예솔전원마을 단지를 소개받았고 직접 부지를 찾아갔다.
    총 55개 필지의 마을 단지가 온통 축령산 잣나무숲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바라보기만 해도 저절로 힐링이 됐다.
    “단지 바로 뒤편이 축령산인 데다 잣나무 향기가 기가 막혔어요. 마침 해가 잘 드는 남향집을 지을만한 부지가 있어 덜컥 땅 매입 계약을 체결했죠.”다행히 마음에 드는 땅은 확보했지만 문제는 어떤 집을 지을지였다.
    그는 건축박람회 같은 행사를 꾸준히 다니면서

    전원주택에도 콘크리트주택,
    목조주택,
    패시브하우스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결국 에너지 효율이 좋다는 패시브하우스를 선택했다.
    패시브하우스는 태양 빛,
    열을 창을 통해 받아들여 난방을 하는 친환경 건축물로 겨울에도 따뜻한 실내온도가 계속 유지되는 게 장점이다.
    패시브하우스 건축업체 풍산우드홈을 통해 2012년 8월부터 본격적인 집짓기에 들어갔다.
    땅을 사서 집을 짓는 데까지 소요된 비용은 총 3억3000만원. 대지 168평 부지를 구입하는 데 1억2000만원을 들였고,
    총 35평(1층 20평,
    2층 15평) 주택 건축비에 2억1000만원을 썼다.
    드디어 2012년 말 꿈에 그리던 주택이 완공됐고 아내와 함께 오순도순 노후를 보내는 중이다.
    “패시브하우스가 좋다지만 건축비가 평당 600만원 넘게 들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2년간 살아 보니 그만한 값어치를 하더군요. 열 효율이 좋아 한겨울에 기름보일러를 돌려도 한 달 난방비가 20만원 정도면 충분했죠. 1년에 월평균 난방비가 10만원밖에 안 들어요. 단독주택과 달리 방음도 잘돼 사생활 침해 염려도 없고요.”그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원생활이 낯선 초보자라면 기반시설이 조성된

    전원주택 단지에 입주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한다.
    “보통 전원생활을 시작하면 주민들 텃세 때문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처럼 전원마을 단지에 입주하면 그럴 걱정이 없어요. 단지 주민 대부분이 도시에서 거주했던 사람들이라 비슷한 처지거든요. 또

    전원주택을 짓다 보면 건축주가 갑자기 부도를 내고 도망가는 사례도 흔한데요,
    이런 일을 방지하려면 시공 경험이 풍부하고 믿을 수 있는 건축주에게 공사를 맡기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전원생활을 감당해낼 만한 마음가짐이겠죠.”

    전원주택 투자 유망지는 어디
    양평·용인·가평 ‘으뜸’전원생활은 숨막히는 도시에 사는 많은 직장인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막상 선택의 순간이 오면 주저하기 일쑤다.
    전원생활이 쉽지 않다는 항간의 인식 때문만은 아니다.
    도대체 어느 지역이 살기 좋은지 마땅한 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다.


    전원주택에 투자하기 좋은 지역은 어디일까.매경이코노미는 부동산 전문가 10명에게 ‘

    전원주택 투자 최적지 3곳’을 선정해 달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경기도 양평’이 복수응답 기준으로 총 8표(26.7%)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용인(6표,
    20%)’,
    3위는 ‘가평(5표,
    16.7%)’이었다.
    홍천과 춘천 등 강원도 지역이 각각 2표씩 받았으며,
    그 밖에 김포,
    광주(경기도),
    파주,
    강화도,
    성남,
    남양주,
    여주 등이 1표씩 받았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사장은 “

    전원주택 투자에 유리한 지역은 서울에서 1시간 안팎의 수도권 일대다.
    용인,
    양평,
    가평은 서울 접근성이 높으면서 편의·교육·의료시설이 가깝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1위로 선정된 양평은 이전부터 고급

    전원주택 지역으로 정평이 난 곳이다.
    일찍부터 상수원보호 구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서울 근교에서 거의 유일한 청정 주거지로 남아 있다.
    수려한 자연환경은 물론이고 서울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이 때문에 양평 일대는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실수요자들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양평군 서종면 서종나들목 일대에

    전원주택이 몰려 있다.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양평은 수많은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다만 주말엔 서울~양평으로 연결된 도로 교통 정체가 심하다는 불편함은 있다”고 말한다.
    용인은 양평이나 가평보다 땅값은 비싼 편이지만,
    서울 접근성은 훨씬 뛰어나다.
    분당까지는 차로 5분 내외,
    강남까지도 20~30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하다.
    분당과 죽전,
    수지 등 신도시 생활편의시설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용인 내에서도 특정 지역을 눈여겨보라는 전문가도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용인시 원삼면 일대는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 시 최대 수혜 지역이다.
    서울~세종시를 연결하는 황금노선의 중심이다.
    땅값도 저렴한 편이라 투자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용인 원삼면 일대

    전원주택 단지 땅값은 3.3㎡당 대략 100만원 정도다.
    매물로 나온

    전원주택용 대지 515.7㎡(약 156평)는 1억700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총 3억원 안팎이면 2인 가족이 생활하는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
    3위를 차지한 가평도 오래전부터

    전원주택이 많이 자리 잡은 곳이다.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경춘선 등이 뚫리면서 접근성도 좋아졌다.
    가평군 설악면 설악나들목 일대가

    전원주택 인기 지역으로 꼽힌다.
    공동 4위를 차지한 홍천이나 춘천도 눈에 띈다.
    수도권 접근성이 점점 좋아지고 있으며,
    땅값도 수도권과 비교하면 아직 저렴한 편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호재로 인프라가 좋아지는 역세권 지역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원주와 횡성,
    평창이다.
    기존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닿아 있는 데다 동계올림픽을 위한 원주-강릉 간 고속철도가 생기고 제2영동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교통이 훨씬 좋아진다.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라는 전문가도 있다.
    김창근 풍산우드홈 대표는 “경기도 여주도 괜찮아 보인다.
    지금은 교통이 다소 불편하지만 2~3년 뒤 경전철 라인이 들어서면

    전원주택 단지로 각광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은 다르지만

    전원주택 부지가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동일하다.
    기존 거주지에 따라

    전원주택 위치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가령 서울 서쪽 지역에 살았다면 김포,
    동쪽은 양평·가평에서 춘천으로 이어지는 라인,
    남쪽은 용인,
    북쪽은 파주,
    의정부 등이 낫다.


    은퇴후
     전원생활
    은퇴자 웰빙 귀촌 세계적 추세

    도시
    은퇴자의 노후 웰빙 거주공간으로 전원생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베이비붐 세대 56% "
    농촌이주 의향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제 실버 귀촌은 세계적 추세다.
    그러나 '시골에나 내려가서 살지'식 접근은 큰 오산이다.
    최소한 텃밭 농사 가능할 정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생계형 귀농서 실버 귀촌 시대로

    노후나
    은퇴후에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시골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거의 크고 화려한

    전원주택에서 30~40평형대가 늘고 10평대의 실속형 주택이나 방갈로 같은 이동식 주택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노후나
    은퇴후에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시골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살기 불편하다는 인식이 많았던
    농촌이 여유롭고 건강한 노후를 원하는 실버세대의 웰빙 거주 공간으로,
    평균수명의 증가와 조기 퇴직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도시
    은퇴자들의 삶의 터전으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전원생활은 대체로 돈많고 나이 든 사람들의 관심사항이었다.


    전원주택이 들어서는 지역도 서울에서 가까운 수도권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말이면 쾌적한 환경의

    전원주택지나 시골 텃밭을 찾아 전국을 누비고 다니는 예비 귀촌인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원생활 교육장이나
    농촌 체험 교실,
    영농 교육장 등에는 '실패하지 않는 전원생활'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도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직접 살 집을 짓기 위해 통나무 학교나 황토구들방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해 농림부가 국정홍보처와 공동으로 서울과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6.3%가
    은퇴후
    농촌지역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농촌 이주 의향자 가운데 현재
    농촌으로 이주,
    정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41.4%. 왜
    농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가족건강(37.3%),
    여가생활(32.6%),
    고향에 대한 향수(11.4%) 등을 꼽았다.



    전원주택은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나만의 집을 지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시
    은퇴자의 웰빙거주 공간으로 각광받는
    농촌
        이미 전원으로 떠난 사람들도 많다.
    도시 근교의 풍광 좋은 전원 주택지는 어김없이 도시민이 점령한 지 오래이다.
    마음에 든다 싶은 시골의 빈 농가치고 도시 사람들이 사들이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다.
    농림부 자료에 따르면,
    귀농 인구(주민등록 전입 기준)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8-99년 일시적으로 급증한 후 수그러들었다가 2003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강원도 횡성의 김미영 부곡1리 이장은 "마을 전체 30 가구 가운데 11가구가 최근 6~7년 사이에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라면서 "외환위기 전에는 투기 목적으로 땅만 사두는 외지인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집을 지어 시골에 정착하는 도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도시민이 추구하고 있는 전원생활의 형태와 흐름도 다양해지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 민주화 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의식화된 귀농이 주를 이루던 것이,
    외환위기 때 급증했던 생계형 귀농과 2000년대 초반의 30~40대를 중심으로 한 전업형 귀농을 거쳐 최근 들어서는 장노년층의 귀촌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귀농가구 중 연령이 50대 이상의 가구 비율은 외환위기 직후 10%대에 불과했지만 2004년,
    2005년에는 48%,
    41%로 늘어났다.
    전과는 달리 농업을 하기 위한 귀농보다는 정년 퇴직이나 조기 퇴직,
    명예퇴직 등
    은퇴 과정을 거친 집단의 노후생활형ㆍ실버형 귀촌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5년말 현재 전국의 농가 인구는 343만명으로 5년 전보다 14.8% 감소하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8.7%에서 7.3%로 낮아졌지만 대졸 이상의 농가인구는 오히려 31% 늘어났다.
    이와 함께 전에는 전원생활이 일부 부유층의 별장 생활쯤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다.
    직업이나 나이,
    경제력 등에 관계없이 건강과 쾌적한 환경을 찾아 생계 수단과 주거 공간을 시골로 옮기고 있다.

    시골에 내려가 농사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생계형 귀농의 경우 사전 영농교육과 일정 기간의 실습이나 체험은 필수다.

    별장형 호화주택서 노후생활형

    전원주택으로
        과거에는 별장을 연상케 하는 크고 화려한

    전원주택이 눈에 띄었지만 요즘에는

    전원주택 규모도 30~40평형으로 작아지고 10평대의 실속형 주택이나 방갈로 같은 이동식 주택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재택근무와 주5일 근무제 등으로 젊은 직장인들이 전원에서 살면서 도시로 출퇴근하거나 반대로 도시에 살면서 주말주택이나 주말 농장 개념으로 전원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전원생활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또 예전에는 도시에서 일거리를 찾지 못해
    농촌으로 이주하는 소극적인 '실직 이주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직업이나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은퇴후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작은 텃밭이라도 가꾸면서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농촌 이주가 많은 게 특징이다.
    이러다 보니
    농촌의 역할도 단순한 농업생산에서 휴식공간이나 자연 경관 공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경래 'OK시골' 대표는 "최근 전원생활의 트렌드는 실수요자 중심,
    소형화,
    집단화,
    참여화"라면서 "전에는

    전원주택이 경치좋은 계곡 등의 외딴 곳에 들어섰지만 지금은 나홀로보다는 어울려 모이고 부부가 직접 집을 짓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
    은퇴자들의
    농촌 유입은 선진국에선 일반적인 추세다.
    일찍부터 고령화 문제를 겪은 미국,
    영국 등에서는 도시
    은퇴자들이 시골에서 노후를 보내는 '
    은퇴자 마을' 등이 여러 형태로 보편화돼 있다.
    미국의 경우
    은퇴후
    농촌 이주를 국가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으며,

    은퇴 인구의 25% 정도가
    농촌지역으로 이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엑스에서 열린 '전원마을 페스티벌'에서 행사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들이 각 지자체가 마련해놓은 전원마을 모형과 관련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실버 귀촌은 세계적 추세    일본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은퇴한 사람들의 '정년귀농' 붐이 일어난 이후 도시
    은퇴자들의 '취농'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구매력 있는 도시
    은퇴자 유치에 발벗고 나선 지 오래다.

    농촌에서는 본인의 의사만 있으면 노후의 소일거리든 생계를 위해서든 정년없이 영농에 종사할 수 있다.
    자신의 건강상태나 형편 등에 따라 영농규모를 조절할 수 있고 자발적인
    은퇴도 언제든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도시
    은퇴자들의
    농촌 이주가 인구 감소로 인한
    농촌지역의 공동화ㆍ과소화ㆍ피폐화를 막고
    농촌사회의 활력을 증진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과 도시와
    농촌의 균형적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농촌은 인구 감소가 구매력 저하,
    인프라 유지 곤란,
    인구 추가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도시민이
    농촌으로 유입되면 이러한 악순환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토지구입 취득세 등 그 지역의 세수와 가구 수입,
    소비가 늘고 인구가 늘어나면 공공 서비스나 지역 인프라 등도 확충되게 된다.


    전원주택 등이 들어서다 보면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고 하다못해 그 지역의 자산으로라도 남는다.


    농촌생활은 상대적으로 생활비가 도시보다 적게 든다.
    도시 퇴직자들이 연금이나 저축으로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으며 본인의 의사만 있으면 도시에서와 같은 정년 없이 영농에 종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평균수명과 국민소득의 증가,
    웰빙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으로 도시민의 전원생활 수요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특히 2010년이면 전체 인구의 16%인 810여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세대의 퇴직 러시가 시작되고 도시와
    농촌을 잇는 도로 교통망과 인터넷 등의 통신망이 확장,
    발달되면 그 증가 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 윤순덕 박사는 "
    은퇴후 30여년을 도시에서 마땅한 일자리 없이 연금만 의존해 생활할 경우 국가적으로 인력낭비와 노인복지 재정의 엄청난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도시
    은퇴자의
    농촌 이주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양 부담을 줄여주는 생산적인 노인복지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철저한 준비ㆍ열린 마음이 관건"우리 마을로 오는 도시민들이 있다면 적극 환영합니다.
    하지만 시골에 와서 두문불출하며 독불장군식으로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역 주민과 어울려 살겠다는 마음자세만 있다면 큰 어려움없이 시골에 정착할 수 있습니다.
    "김희경 횡성군 강림면장이 전원생활을 위해 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치악산 동쪽의 강림면은 최근 들어

    전원주택이 소문없이 들어서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인구는 630세대 1천500명 정도. 김 면장은 "요즘엔 시골도 많이 달라졌다"면서 "전원생활 성공 여부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안되면 시골에 내려가서 살지",
    "텃밭이나 가꾸며 살고 싶다" 하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전원생활을 이런 식으로 가볍게 생각했다가는 큰 오산이다.
    전문가나 귀촌ㆍ귀농 선배들이 실패하지 않는 전원생활의 비결로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은 철저한 준비와 지역주민과 더불어 살겠다는 공동체 의식. 특히 성공적인 귀촌에는 지역주민과의 원만한 관계,
    협력,
    유대가 관건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성공적인 전원 정착에는 각자 맞는 방식이 있겠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텃밭농사가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경치만 즐기는 전원생활은 오래 못가    전북 진안군청에서 마을과 군청 사무를 담당하며 귀촌 희망자를 돕는 '간사장'을 맡고 있는 구자인(41) 씨는 최소한 텃밭농사를 할 수 있을 만큼의 사전 준비를 강조한다.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4년 귀촌한 구씨는 "도시민의 성공적인 전원 정착에는 각자 맞는 방식이 있겠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텃밭농사가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수확의 기쁨,
    보람,
    재미도 찾고 건강도 돌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여유를 바탕으로 경치만 즐기는 전원생활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 구씨는 도시민들이 귀촌하기 전에 지속적으로 주말농장을 경험할 것을 권했다.

    농촌으로 들어가는 것도 두렵지 않고 적응도 빠르기 때문이다.

    전원생활을 할 집과 땅을 구하는 데도 준비가 필요하다.
    구씨는 "도시민들은 살던 아파트를 팔거나 전세금을 빼면 어느 정도 큰 돈이 되다보니 시골땅이나 집을 너무 쉽게 사버리는 경향이 있지만 초기 투자가 과도하면 다른 곳으로 움직이기도,
    되돌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귀촌 선배들이 무턱대고 집이나 땅을 사서 시골에 내려오기보다는 최소 1~2년 정도는 남의 땅을 임대하거나 전세로 살면서 경험도 쌓고 지역 물정을 익힌 다음 집과 땅을 정하라고 조언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남의 집을 빌릴 때는 가급적 전세보다 월세가 안전하다.
    계약 기간이 끝나고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내줄 수 없을 때 다른 세입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전원생활을 하기 전 영농교육이나 체험 과정 등 사전준비를 한 사람들은
    농촌 이주후의 삶과 경제적인 성취도면에서 만족을 느끼는 반면 계획없이 귀농하거나 수동적인 사람들은
    농촌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사전준비 충분할수록 만족도 높아    특히 시골에 내려가 농사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생계형 귀농의 경우 사전 영농교육과 일정 기간의 실습이나 체험은 필수다.
    유기농업이나 특용작물을 재배해 고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있지만 철저한 사전 준비와 노력없이는 실현하기 어려운 극소수 농가의 '성공 스토리'일 뿐이라는 게 귀농 선배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농촌은 돈 별려고 오는 데가 아니며 돈 벌어 편하게 살려면 도시에서 그냥 사는 게 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 외환위기 때 철저한 준비 없이 이루어진 'IMF형 귀농'의 경우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는 게 농업 전문가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당시의 귀농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실태 조사에서는 56%가 "귀농은 실패한 선택",
    62%가 "도시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도시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바로 '낮은 소득'. 유명 호텔의 '잘나가는' 소믈리에를 그만 두고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귀촌한 김명웅(38) 씨는 지역주민과의 융화가 시골생활에 빠르고 손쉽게 적응,
    정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김씨는 귀촌하기 전 전국의 유명하다는
    농촌 마을을 둘러보는 등 3년 간의 준비 기간을 가졌다.
    성적 제일주의의 도시 교육풍토 등이 싫어 가족의 행복을 위해 시골을 선택한 김씨는 작년 3월말 부산에서 강원도 화천군 동촌리의 산속호수마을로 귀촌했을 때 일부러 승용차를 가져가지 않았다.
    그는 급한 용무 등이 생겼을 때 마을 주민의 차를 얻어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까이 다가서자 마을주민들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길가에 서서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는 모습이 마을사람들에게 '빈한함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것.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 1995년 충북 충주시 신니면 마수리에 정착한 유근모(43)씨가 시설하우스에서 농약과 비료를 전혀 쓰지 않은 유기농 쌈채소를 연중 생산,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배운다는 자세로 마을주민과 어울려야     중풍으로 오랫동안 투병중인 어머니와 함께 귀촌한 김씨는 시골생활 두 달도 채 안돼 '마을 사무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마을 사무장이란
    농촌체험관광마을 사업의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관리 등을 전담하는 인력.쉽게 말하면 시민사회단체의 간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마을 총무다.
    그의 사무장 월급은 100만원. 마을 홈페이지 관리와 사무장 보조로 50만원을 받는 부인의 월급까지 합치면 소득이 150만원이다.
    이 정도의 소득이면 시골에서 생활하는 데 경제적으로 전혀 어려움이 없다.

    김씨는 "배운다는 자세로 마을의 고령자를 도와 같이 작물도 재배하고 농사 일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을주민과 정보도 공유하고 빨리 융화될 수 있다"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도시민이 시골에 와 무작정 큰 비용이 들어가는 비닐 하우스를 시작해 낭패를 보는 것보다 여러모로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전처럼 도시민들이 시골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반대로 마을 주민이 외지인을 무작정 배척하거나 반감을 갖는 경향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도시의 화이트칼라
    은퇴자들이 건축비만 수억원이 들어가는

    전원주택에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경치나 즐기고 생활한다면 지역주민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최근 외지인을 보는
    농촌주민의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한국리서치가 2005년 10월 농어민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2.9%가 도시민의 농어촌 정주를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도시민이 농어촌으로 오면 부동산 가치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생활환경이 더 좋아지고 농어촌 지역에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반면 부동산 투기나 도시민과의 위화감 등을 염려해 도시민의 이주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농어촌 주민은 25.5%에 불과했다.

    김용수 편집위원 | yskim@yna.co.kr


    은퇴 후 시골에 집짓고 살고 싶다”...전문가들이 뜯어 말리는 이유

    조선일보 6일 신문에서
    은퇴 후 주거지 선택법 전문가 조언 취재 보도해 주목
    박기성 기자l

    ▲ 유성구 도심 전경.

    종합편성채널 MBN의 인기 다큐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이다’는 자연으로 회귀하고픈 중장년층 남성 시청자들의 로망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어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은퇴 후 ‘나는 자연인이다’와 같이 산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시골로 내려가 살고싶은 ‘도시 탈출’ 로망은 많은 이들이 늘 꿈꾸는 마지막 퍼즐의 완성일 수도 있으리라.

    조선일보가 6일(월) 조간신문에 (“
    은퇴 후 시골에 집짓고 살고 싶다”...전문가들은 뜯어 말리는 이유)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기사를 보도했다.

    노후 보금자리는 인생 후반전의 승패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다.
    나이가 들면 젊을 때처럼 생활 터전을 옮기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은퇴 후 주거지 선택법에 대해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들어봤다.

    ◇전원 생활은 전월세살이부터

    시골에서 태어나서 자란 중노년층 중에는

    전원주택 로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자연 속에서 텃밭도 소소하게 일구면서 살고 싶어한다.
    전원 생활의 장점은 경험자들의 말을 빌리면 다음과 같다.

    “도시 아파트에서 외곽으로 생활 터전을 옮기면,
    목돈을 손에 쥐어 금전적 여유가 생긴다.
    주변에 편의 시설이 거의 없고 교통이 불편해서 ‘강제 집콕’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생활비도 절약된다.
    텃밭조성,
    정원관리,
    잡초제거 등 할 일이 많아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니 체중이 저절로 빠진다.
    치킨·피자 같은 배달 음식은 불가능하니까 몸에 좋은 집밥만 먹게 되고,
    건강은 덤이다.

    그런데 최근

    전원주택 시장 상황은 ‘언덕 위 그림 같은 집’을 꿈꾸는
    은퇴자에겐 우호적이지 않다고 조선일보는 강조했다.

    코로나 이후 건축비(인건비+자잿값)가 2~3배씩 올라서 예상했던 것보다 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중한 노후 자금을

    전원주택 건축비로 쏟아 부으면 통장 잔고는 바닥나고,
    시골살이 낭만은 말년 악몽으로 변하게 된다고 조선일보는 우려감을 드러냈다.

    ◇75세엔 도시 유턴 고민해야

    노후 준비 서적을 다수 펴낸 송양민 가천대 특수치료대학원장은 “코로나 이후

    전원주택 건축 비용이 급등해서 예전에 3억이면 충분히 지었을 집이 지금 견적을 내면 6억이 넘는다”면서 “초기 투자 비용이 너무 커졌기 때문에 전원 생활을 꿈꿔왔던
    은퇴 가구라면 집을 새로 짓기보다는 전월세살이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자연과 교감하는 쾌적한 환경에서 즐기는 전원 생활은 그 자체로 축복입니다.
    문만 열면 바로 내 눈 앞에 자연이 펼쳐지죠. 하지만 시골살이를 낭만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전원주택을 신축하려면 자금이 많이 들고,
    짓고 나서도 관리·유지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전원 생활을 꼭 하고 싶다면,
    도심에서 차로 1시간 30분 이내 거리에서 적당한 집을 찾아 사계절을 경험해 보세요.”

    잘 지어진

    전원주택을 빌려서 일정 기간 살아보면서 노후에 살아도 괜찮을지 먼저 따져보라는 것이다.

    5도2촌(5일은 도시,
    2일은 시골) 형식으로 일종의 수습 기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송양민 원장은 “

    전원주택을 짓는 경우,
    건축업자와 분쟁이 생길 확률이 90%는 넘는데,
    지금은 건축 비용까지 비싸져서 집짓기 난도(難度)가 너무 높아졌다”면서 “거주지를 완전히 옮기기 전에 전월세로 살아보면서 경험하면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다리 멀쩡하고 운전도 가능할 땐 맑은 공기를 마시며 눈 뜨는 것이 기쁨이죠. 하지만 나이 들어 다른 사람의 돌봄이 필요해지거나 혹은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되면 ‘집’이 ‘짐’이 될 수 있습니다.
    전원 생활에 안착했어도 75세쯤 되면 몸에 아픈 곳이 늘어나고 거동이 불편해져서 (병원이 있는) 도시로 돌아가야 합니다.

    전월세살이보다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전원 생활을 즐겨보고 싶다면 이동식 주택인 컨테이너 농막(農幕)도 고려해 보라고 송양민 원장은 조언했다.
    농막은 기성복처럼 미리 만들어져 있어서 1억원 미만 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고,
    법적으로 주택 수에도 포함되지 않아 세금 부담이 없다.
    얼마 전 정부가 불법 농막 급증을 이유로 농막 취침을 규제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반발 여론 때문에 보류했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전원주택을 둘러싼 찬반 논쟁

    “지금

    전원주택 사면 호구 됩니다.
    ” “텅텅 빈

    전원주택 쏟아집니다.
    ” “내가 3년 만에 시골 생활 접은 이유” 인터넷에는

    전원주택의 실상을 고발하는 글과 동영상이 넘쳐 난다고 조선일보는 강조했다.

    사는 순간 바로 손실 확정인 악성 매물들이 많이 나와 있다는 것이다.
    부실하게 지어졌는데 호가는 비싸서 고인건비 시대에 수리비가 집값보다 더 많이 들 것이란 괴담도 나온다.

    고금리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짓다가 만

    전원주택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원주택=골병주택’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집주인이 신경 써야 할 일들도 산더미다.

    하지만 막상 귀촌해서 전원 생활을 오래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장점이 너무 많기 때문에 불편한 점들은 전부 잊을 수 있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닭장 아파트에 갇혀 지내면서 층간소음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사람들이 특히 그렇다고 조선일보는 지적했다.

    강화살이 4년차라는 한
    은퇴자는 “도시에 살면 기름진 음식과 술을 마셔서 건강이 나빠질 수 밖에 없지만,


    전원주택에서 살면 공기 좋고 제철 유기농 채소만 먹으니까 병원 갈 일이 거의 없다”면서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데가 없기 때문에 노령연금만으로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조선일보는 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노후 주거지 선택은 각자 인생관에 따라 정하는 것이므로 정답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전원주택을 투자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매수하거나 신축한다면,
    나중에 팔 때 본전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아파트는 규격화된 상품이어서 매매가 수월하지만,


    전원주택은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다.
    나한테는 자연에 둘러싸인 멋진 별장 같아도 남들에겐 평범한 주택일 수 있다.



    전원주택은 베이비붐 세대의 욕망이 나타난 공간이며,
    젊은 세대의 공간 욕망은 이전 세대와 다르다는 전문가 지적도 귀담아 듣자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베이비붐 세대는 시골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돈을 벌었는데 이들이
    은퇴하면서 귀농 러시가 생겼고

    전원주택 붐이 일어났다”면서 “반면 베이비붐 이후 세대는 대부분 도시에서 살았기 때문에 시골에 대한 동경심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원주택 수요가 예전처럼 불타오르긴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박원갑 위원은 “인구감소 충격이 닥쳐오는 시점에 나이 든
    은퇴자가 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자산에 노후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말리고 싶다”면서 “차라리 거주와 소유를 분리하는 듀얼라이프(두 지역살이) 전략으로 노후에 살 집을 정하라”고 조언했다.
    거주지는 옮겨도 소유는 전환하지 않는다면 내가 가진 자산 가치는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은퇴 후 시골에 집짓고 살고 싶다”...전문가들은 뜯어 말리는 이유 [왕개미연구소]

    후회하지 않을 노후 보금자리 선택법(1편)


    전원주택은 신축보다는 전월세로 선경험

    “분수에 맞게 살면 되고,
    돈 없으면 시골로 이사 가세요. 힘들게 도시거지로 살지 말고요.” “요즘 귀촌하면 월 200만원으로 충분히 생활 가능합니다.
    텃밭은 시골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지원도 많고요.”

    노후 생활비가 부족할까봐 고민하는
    은퇴자 관련 기사를 쓰면,
    ‘도시 탈출’이 해결책이라는 댓글들이 많이 달린다.
    콘크리트 숲의 성냥갑 아파트에서 새 소리,
    물 소리가 들리는 시골로 이사를 가면,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게 될까?

    노후 보금자리는 인생 후반전의 승패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다.
    나이가 들면 젊을 때처럼 생활 터전을 옮기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은퇴 후 주거지 선택법에 대해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들어봤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전원 생활은 전월세살이부터

    시골에서 태어나서 자란 중노년층 중에는

    전원주택 로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자연 속에서 텃밭도 소소하게 일구면서 살고 싶어한다.
    전원 생활의 장점은 경험자들의 말을 빌리면 다음과 같다.

    “도시 아파트에서 외곽으로 생활 터전을 옮기면,
    목돈을 손에 쥐어 금전적 여유가 생긴다.
    주변에 편의 시설이 거의 없고 교통이 불편해서 ‘강제 집콕’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생활비도 절약된다.
    텃밭조성,
    정원관리,
    잡초제거 등 할 일이 많아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니 체중이 저절로 빠진다.
    치킨·피자 같은 배달 음식은 불가능하니까 몸에 좋은 집밥만 먹게 되고,
    건강은 덤이다.

    그런데 최근

    전원주택 시장 상황은 ‘언덕 위 그림 같은 집’을 꿈꾸는
    은퇴자에겐 우호적이지 않다.
    코로나 이후 건축비(인건비+자잿값)가 2~3배씩 올라서 예상했던 것보다 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중한 노후 자금을

    전원주택 건축비로 쏟아 부으면 통장 잔고는 바닥나고,
    시골살이 낭만은 말년 악몽으로 변하게 된다.

    <BR>은퇴하면 답답한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시골에 예쁜 집을 짓고 살아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BR>/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은퇴하면 답답한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시골에 예쁜 집을 짓고 살아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75세엔 도시 유턴 고민해야

    노후 준비 서적을 다수 펴낸 송양민 가천대 특수치료대학원장은 “코로나 이후

    전원주택 건축 비용이 급등해서 예전에 3억이면 충분히 지었을 집이 지금 견적을 내면 6억이 넘는다”면서 “초기 투자 비용이 너무 커졌기 때문에 전원 생활을 꿈꿔왔던
    은퇴 가구라면 집을 새로 짓기보다는 전월세살이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자연과 교감하는 쾌적한 환경에서 즐기는 전원 생활은 그 자체로 축복입니다.
    문만 열면 바로 내 눈 앞에 자연이 펼쳐지죠. 하지만 시골살이를 낭만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전원주택을 신축하려면 자금이 많이 들고,
    짓고 나서도 관리·유지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전원 생활을 꼭 하고 싶다면,
    도심에서 차로 1시간 30분 이내 거리에서 적당한 집을 찾아 사계절을 경험해 보세요.”

    잘 지어진

    전원주택을 빌려서 일정 기간 살아보면서 노후에 살아도 괜찮을지 먼저 따져보라는 것이다.
    5도2촌(5일은 도시,
    2일은 시골) 형식으로 일종의 수습 기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송양민 원장은 “

    전원주택을 짓는 경우,
    건축업자와 분쟁이 생길 확률이 90%는 넘는데,
    지금은 건축 비용까지 비싸져서 집짓기 난도(難度)가 너무 높아졌다”면서 “거주지를 완전히 옮기기 전에 전월세로 살아보면서 경험하면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다리 멀쩡하고 운전도 가능할 땐 맑은 공기를 마시며 눈 뜨는 것이 기쁨이죠. 하지만 나이 들어 다른 사람의 돌봄이 필요해지거나 혹은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되면 ‘집’이 ‘짐’이 될 수 있습니다.
    전원 생활에 안착했어도 75세쯤 되면 몸에 아픈 곳이 늘어나고 거동이 불편해져서 (병원이 있는) 도시로 돌아가야 합니다.

    전월세살이보다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전원 생활을 즐겨보고 싶다면 이동식 주택인 컨테이너 농막(農幕)도 고려해 보라고 송양민 원장은 조언했다.
    농막은 기성복처럼 미리 만들어져 있어서 1억원 미만 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고,
    법적으로 주택 수에도 포함되지 않아 세금 부담이 없다.
    얼마 전 정부가 불법 농막 급증을 이유로 농막 취침을 규제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반발 여론 때문에 보류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전원주택을 둘러싼 찬반 논쟁

    “지금

    전원주택 사면 호구 됩니다.
    ” “텅텅 빈

    전원주택 쏟아집니다.
    ” “내가 3년 만에 시골 생활 접은 이유”

    인터넷에는

    전원주택의 실상을 고발하는 글과 동영상이 넘쳐 난다.
    사는 순간 바로 손실 확정인 악성 매물들이 많이 나와 있다는 것이다.
    부실하게 지어졌는데 호가는 비싸서 고인건비 시대에 수리비가 집값보다 더 많이 들 것이란 괴담도 나온다.

    고금리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짓다가 만

    전원주택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원주택=골병주택’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집주인이 신경 써야 할 일들도 산더미다.

    하지만 막상 귀촌해서 전원 생활을 오래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장점이 너무 많기 때문에 불편한 점들은 전부 잊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닭장 아파트에 갇혀 지내면서 층간소음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사람들이 특히 그렇다.
    “아침엔 새소리를 들으며 잠을 깨고,
    저녁엔 별을 보면서 잠드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강화살이 4년차라는 한
    은퇴자는 “도시에 살면 기름진 음식과 술을 마셔서 건강이 나빠질 수 밖에 없지만,


    전원주택에서 살면 공기 좋고 제철 유기농 채소만 먹으니까 병원 갈 일이 거의 없다”면서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데가 없기 때문에 노령연금만으로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강남집 월 400만원 세놓고 시골 이주

    노후 주거지 선택은 각자 인생관에 따라 정하는 것이므로 정답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전원주택을 투자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매수하거나 신축한다면,
    나중에 팔 때 본전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아파트는 규격화된 상품이어서 매매가 수월하지만,


    전원주택은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다.
    나한테는 자연에 둘러싸인 멋진 별장 같아도 남들에겐 평범한 주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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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주택은 베이비붐 세대의 욕망이 나타난 공간이며,
    젊은 세대의 공간 욕망은 이전 세대와 다르다는 전문가 지적도 귀담아 듣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베이비붐 세대는 시골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돈을 벌었는데 이들이
    은퇴하면서 귀농 러시가 생겼고

    전원주택 붐이 일어났다”면서 “반면 베이비붐 이후 세대는 대부분 도시에서 살았기 때문에 시골에 대한 동경심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원주택 수요가 예전처럼 불타오르긴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박원갑 위원은 “인구감소 충격이 닥쳐오는 시점에 나이 든
    은퇴자가 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자산에 노후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말리고 싶다”면서 “차라리 거주와 소유를 분리하는 듀얼라이프(두 지역살이) 전략으로 노후에 살 집을 정하라”고 조언했다.
    거주지는 옮겨도 소유는 전환하지 않는다면 내가 가진 자산 가치는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남 아파트를 보유한 한
    은퇴 부부는 월 400만원에 세를 놓고 강원도

    전원주택으로 이주해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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