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하고 불편한 시대'의 대화법

 

'무례하고 불편한 시대'의 대화법


“교양 없는 사람이 늘어나고 무례한 말과 행동 역시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21년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세태를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도 까다로운 일이다.
 화를 내야 할까, 불편한 자리를 피해야 할까. 한국경제신문 6월1일자 <단호하게 말해요 “싫다면 싫은 거야> 기사가 던진 질문입니다.

“당당하게, 명확하게 말하라는 게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샘 혼의 처방입니다.
 최근 출간한 <말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서은경 옮김, 서삼독 펴냄, 원제 Talking on Eggshells)>를 통해서입니다.
1996년에 펴낸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저자가 된 혼의 이번 책은 각종 상황에 맞는 ‘대화 매뉴얼’을 담았습니다.
 핵심은 단호함입니다.
“상대방 기분이 상할까, 혹은 갈등이 커질까 걱정하지 말고 단호하고 솔직하게 할 말을 하라.

“갈수록 무례해지고, 불편한 대화라면 일단 피하고 보는 시대에 무조건 친절하라거나, 진심은 다 통하게 돼 있다는 식의 이상적이고 두루뭉술한 조언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게 혼의 진단입니다.
 무리한 부탁을 끈질기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싫다고 했잖아. 내가 싫다면 싫은 거야라고 확실하게 말하랍니다.
“무례하게 굴라는 뜻은 아니다.
 예의를 지킨 단호함이 필요하다.
 무례하게 구는 상대에게 “그 말 진심이세요?라든가 “정중하게 말씀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식으로. 상대의 장황한 말을 끊고 싶을 땐 짜증을 내기보다 “이 사안을 알려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해볼 것을 권합니다.

혼은 각종 워크숍과 강연에서 접한 사례를 바탕으로 대화매뉴얼을 꾸렸습니다.
 예컨대 끝없는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을 만났을 때 “내 잘못이 아닌데 왜 사과해야 하냐는 질문에 이런 답을 내놨습니다.
“사과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에 우리가 책임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잘못된 일을 당한 사람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하고 공감한다는 뜻이다.

공감하는 마음을 품으면 ‘짜증의 함정’도 이겨낼 수 있답니다.
“짜증은 낮은 수준의 경멸이다.
 우리는 짜증이 나면 어떤 사람에게 고려할 만한 것이 있어도 무시한다.
 짜증을 내는 대신에 “이 사람은 어떤 일을 겪고 있길래 이런 행동을 할까?라고 질문함으로써 경멸을 동정심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에 숨은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낸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을 정중하게 대할 마음이 생긴다.

그가 제시하는 대화법은 싸워서 이기는 대화나 화려한 언변으로 설득하는 대화법이 아닙니다.
‘단호하지만 간단한’ 한마디 말로 상황을 반전시키거나 상대방의 날카로운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대화법입니다.
 상대방이 사실이 아닌 내용의 비난을 퍼부을 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항변하는 대신 “왜 그렇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으면 상대방의 진짜 속뜻을 드러내게 할 수 있답니다.

내 뜻을 전달하는데 많은 말은 필요하지 않다는 게 혼의 생각입니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말은 되도록 줄이고, 해야 할 말을 잊지 않고 던진다면 말다툼이 아니라 모두를 만족시키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경제사회연구원 고문

이학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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