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는 대체 어떤 사람이야? 입체적이자 입지전적인 인물이지. 명씨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어. 어렸을 때부터 농사지으면서 일을 하다 서른에 대학을 들어간 것으로 알아. 그 뒤에 전화번호부 사업을 하고 이후 미래한국연구소를 차려서 경남 창원 쪽 정가에 영향을 미쳐온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자수성가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지.
️그러면, 지역 정계 관계자라고 해야 하나? 굳이 말하자면 선거 전문가라고 보면 될 것 같아. 선거판을 어떻게 짤 것인지부터 이기는 방법까지를 잘 아는 인물로 보여. 그런 능력이 있으니까 유력한 정치인들과 그렇게 인연을 맺을 수 있었겠지.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랑 어떻게 알게 된 거야?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건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2019~2021년)로 알려져 있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거든. 그 뒤로 (윤 대통령과) 인연이 돼서 김건희 여사와도 만나게 된 것이고.
️윤 대통령과 먼저 알게 된 거구나. 근데 연락은 김 여사 자주 했던데? 응.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 등을 보면, 윤 대통령보다 김 여사가 명씨를 더 마음에 들어 했던 것 같아. 명씨가 말을 잘한다고 해. 다른 사람들과 다른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래서 김 여사가 그런 점을 마음에 들어 했던 것 같아. 그렇게 신뢰가 쌓이다 보니 여러 이야기를 터놓고 하는 사이가 된 것으로 보여.
️명씨 같은 브로커? 정치꾼? 암튼, 그런 사람이 많아? 정치권에는 온갖 사람들이 많다고 해. 선거 때만 되면 여론조사를 보내오는 사람도, 컨설팅을 하겠다는 사람도 후보 쪽에 다 달라붙고. 대선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붙겠지.
️아, 대선에? 대선은, 제일 큰 장이 서는 거잖아. 하지만 정치인들이 많이 걸러내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차단하는 거지. 하지만 김 여사는 명씨를 제때 차단하지 못하고 계속 인연을 맺어온 것 같아.
️우리 취재팀도 명씨를 접촉한 거지? 한겨레도 여러 부서가 명태균씨 취재를 하고 있어. 명씨를 직접 만난 기자도 있고. 다만 명씨는 핵심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기자들에게 답변을 하지 않고 말을 돌려.
️말을 돌려? 어떻게? 가령 윤 대통령 부부와 구체적으로 어떤 국정 관련 논의를 했는지, 어떤 대화를 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는 거지. 명씨는 구속 직전까지 윤 대통령 부부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 또 자신이 쥐고 있는 패가 있어야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던 거 같기도 하고.
️쥐고 있는 패? 명씨가 최근 지인에게 이런 말을 했어. 윤 대통령이 자기한테 ‘김 여사에게 연락하지 말라’며 화를 냈고, 그 다음날 다시 자기한테 전화해서 (전날 화를 낸 데 대해) 1시간 동안 사과한 녹취가 있다고.
️윤 대통령이 화냈다가 사과했다고? 응. 그 두 통화에 대한 녹취가 다 있다고 해. 이 중 두 번째 녹취가 공개되면 윤 대통령이 여러모로 곤란해질 것으로 보여. 이 밖에도 김 여사와 나눈 대화나 녹음도 여럿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런 자료로 대통령실과 협상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
️명씨가 핵심 증거가 담긴 휴대폰을 갖고 있단 얘기도 있던데? 폰인지, USB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한 거 같아. 명씨가 구속되기 전에 변호인에게 자기 휴대폰을 가지고 대통령실과 ‘딜’을 해달라고 요구했거든. 구속을 시키지 않고, 먹고 살 방도를 만들어주면 휴대폰을 넘기겠다는 거야.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을 그냥 없애지는 않았을 것 같아.
️거기에 뭐가 있을까?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 같은 거? 그렇지. 윤 대통령 부부와의 통과 녹취 같은, 핵심적인 파일 아니겠어?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명씨 사이의 통화 녹음을 공개하기도 했잖아. 거기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문제가 거론됐고. 검찰은 명씨와 관련해 여러 자료를 확보하긴 했지만, 윤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 등 핵심 파일은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지금 구속된 사안은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시킨 대가로 돈을 받았단 거지? 응.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보면 김 전 의원이 명씨가 공천을 받게 해줬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그 배경에는 당연히 윤 대통령 부부가 있지. 명씨가 친분을 여러 차례 과시했고, 실제로 공천도 받았잖아. 다만 돈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라.
️의견? 검찰과 수사 대상자들 사이에? 응. 김 전 의원과 명씨는 ‘세비 반띵’으로 알려진 그 돈(7620만원)에 대해 이렇게 주장해. 명씨가 빌려준 돈을 김 전 의원이 갚은 거라고. 하지만 검찰은 이 돈이 공천 대가라고 보고 있지.
️세비 반띵? 명씨에게 준 돈이 세비, 그러니까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보수거든. 김 전 의원은 명씨에게 국회의원 월급의 절반을 떼어줬는데, 빌린 돈이 있어서 갚았단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