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은 5.18 때 시민군 통역관, 김재원은 ‘여우’…친윤의 ‘한동훈 죽이기’가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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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은 5.18 때 시민군 통역관, 김재원은 ‘여우’…

친윤의 ‘한동훈 죽이기’가 어려운 이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를 냈다. “12·3 비상계엄의 목적은 ‘국민들에게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하는 것’”이었다며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끝까지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요구한 ‘즉시 하야(下野)’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한 ‘질서 있는 퇴진’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법률안 21건과 대통령안 21건을 재가하면서 직무를 재개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모든 언론이 맹공했다. 보수적 논조의 매체들도 “윤 대통령이 탄핵의 문을 스스로 열어제쳤다”고 했다. 대통령을 버린 것이다. 이런 흐름속에 국민의힘에서도 최소한 7명이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히는 등 윤 대통령 탄핵 움직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대통령이 사실상 내란을 자백한 것”이라며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그럼에도 신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탄핵 반대가 당론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1호 당원’ 윤 대통령의 출당과 제명을 요구하며 윤리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친윤계는 이에 반발하는 한편 친윤계 최고위원들의 사퇴를 통해 한동훈 대표 지도부를 붕괴시키는 시나리오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망해가는 집안에서 꼴사나운 골육상쟁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사설들을 보면

조선일보는 “이 지경 사태 출발점엔 '尹 부부' 그래도 여전히 남 탓만” 에서 “윤 대통령의 29분간 담화 내용 대부분은 야당 비판이었다.많은 국민이 민주당 행태를 비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비상계엄이 정당화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모든 문제가 자신과 김 여사의 과오에서 시작된 것이란 사실을 인정해야 국민과 소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남 탓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탄핵소추안 표결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이에 참여하겠다는 여당 의원들도 늘고 있다. 모든 게 윤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라고밖엔 달리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내란죄 피하려는 윤 대통령의 궤변, 참담하다”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배경을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및 수사·재판 과정에서 법리 다툼을 벌이겠다는 의도일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두 시간짜리 내란이란 게 있느냐’며 되레 목소리를 높였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의 월담이나 특수전사령관의 증언 등 내란죄 구성요건에 부합하는 증거는 넘친다”고 했다.이어“위험한 사고를 가진 대통령으로부터 국군 통수권을 포함한 국정 운영 권한에 대한 접근을 하루라도 빨리 막는 것이야말로 국가 정상화의 첫걸음일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끝없는 망상과 자기부정, 尹 직무배제 한시가 급하다”에서 “윤 대통령의 29분짜리 담화는 그가 사로잡혀 있는 망상의 끝이 과연 어디인지 다시 한번 고개를 젓게 만든다. 며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게 있느냐’‘소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이냐’고 되묻는 위험한 인식에선 섬뜩함마저 느껴진다.“고 맹공했다. 이어 ”거대 야당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소수파 대통령은 윤 대통령만이 아니었다. 대통령은 그걸 감당해야 하고 타협하고 인내해야 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했다. 눈앞의 정치적 난관을 일거에 해소하려 과거 독재자들이나 했던 망동을 벌인 것“이라고 했다. 사설은 ”이미 모든 기회를 잃고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벌거벗은 임금님을 이젠 법적 절차에 따라 끌어내는 수밖에 없다. 한시라도 빨리“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담화 문제점을 신랄한 문체 속에 정확하게 짚었다.

‘대통령’을 빼고 ‘윤석열’로 지칭한 첫 매체인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을 히틀러 수준으로 깎아내렸다. “내란 부정한 윤석열의 망상, ‘극우 결집’ 선동하겠단 건가”에서 ”계엄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고 통치행위라는 주장 자체가 윤석열의 반민주적 정신 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히틀러의 나치 정권처럼 역사에서 권력 찬탈자들이 보인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은 국가·국민 분열 시도를 즉각 멈추고 물러나야 한다. 망상 덩어리 극단주의자를 용납할 국민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① 대통령 탄핵= 윤 대통령은 14일 국회 표결에서 200표 이상으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미 국민의힘 의원 7명이 탄핵 찬성을 공언했고 침묵하는 다른 의원들도 탄핵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친윤계에서도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탄핵 찬반을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을 것이다. 분당 수준의 전쟁이 예상된다. 다만 2017년 박근혜 탄핵 때 분당했다가 궤멸 수준에 몰렸던 트라우마 때문에 분당까지는 가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친한계 핵심인사는 “탄핵은 무조건 통과된다. 안되면 이 당이 견디지 못한다”며“권성동이 얻은 72표는 전임자 추경호가 원내대표 당선될 때 얻은 표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경호 체제를 견뎌낸 한동훈 대표로선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② 한동훈호 침몰하나= 국민의힘이 12일 새 원내대표에 권성동 의원을 선출했다. 권 의원은 원조 친윤(친윤석열)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동갑 친구다. 108표 중 72표를 얻은 기세를 몰아 권 원내대표와 친윤계는 ‘한동훈 끌어내리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상당하다. 김민전,인요한,김재원 등 친윤 최고위원 3명이 자진사퇴하고 장동혁 등 친한계 최고위원 1명을 설득해 동반사퇴케하면 지도부가 해산되며 한 대표 대신 친윤계 비대위원장을 앉혀 친윤 지도부를 구성, 탄핵 정국을 돌파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은 12일 “14일 대통령이 탄핵된다면 지도부 전원이 사퇴해야한다”고 말해 이 시나리오를 가시화시켰다. 1호 당원이 탄핵됐다면 지도부 전원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상식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동훈 대표를 끌어내리는 것이 핵심 목표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친한계는 “말도 안되는 궤변”이라며 탄핵이 실현되도 한 대표가 대표직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친한계 핵심인사는 “계엄을 가장 앞장서 막은 한 대표가 사퇴해야한다는 주장은 곧 계엄을 옹호한다는 얘기”라며 “공당인 국민의힘에서 계엄 옹호론을 펴는 사람들을 용납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한 대표도 주변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계엄 막은 정당이 계엄을 옹호하는 세력에 당을 내줄 순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친윤계가 한 대표를 끌어내리려면 위에 기술한 ‘친윤계 최고위원 3명 사임+ 친한계 최고위원 1명 사퇴 유도’ 카드외엔 별 대안이 없다.

그러나 '탄핵 가결시 최고위원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던 장동혁 최고위원은 12일 "상황은 바뀌었다"며 "대통령과 당의 입장 따라 탄핵 투표 여부, 거취 여부를 고민하겠다"며 위원직 고수 방침을 시사했다. 궤변으로 일관된 윤 대통령 담화로 반정권 여론이 더욱 높아지자 사퇴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친윤계인 인요한, 김재원 최고위원의 자진사퇴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12일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재원은 "상황을 예단해 이야기하지 않겠다" 인요한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여권 소식통은 “김재원 최고위원은 권력과 여론의 향배에 ‘눈치’가 빠르고 처신술도 남달라 ‘여우’란 별명이 있는 정치인”이라 김민전 최고위원의 ‘지도부 전원사퇴’론에 꼭 동조할 것이란 전망이 없다. 윤 대통령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판단하면 친윤계 주류들과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요한도 최고위원직을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 소식통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인요한은 1980년 광주 5.18 당시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들을 위해 통역관을 해 계엄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라며 ”최고위원회의 사전회의에서 인요한을 만난 친한계 인사가 ‘시민군 통역을 하면서 5.18의 아픔을 누구보다 생생히 겪은 탓에 계엄 트라우마가 있지 않느냐’고 물으니까 인요한이 ‘맞다. 난 계엄 트라우마가 있다’고 했다. 그래선지 인요한은 지난 5일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를 비판하며 ‘직무정지’ 등 3가지 공개 요구를 했을 때 3가지 다 찬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만큼 인요한이 시대착오적 계엄을 옹호하는 친윤계의 ‘한동훈 죽이기’작전에 동조해 최고위원직을 자진사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순천사람보다 더 순천사투리를 잘한다는 얘기를 할 만큼 ‘호남사람’임을 자부해온 인요한은 현재 순천 등 호남지역에서 ”윤석열 계엄에 부역하냐“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여권 소식통은 ”결국 탄핵시 지도부 전원 사퇴론으로 한동훈 끌어내리기 물귀신 작전을 공론화하는 사람은 ‘확신범’ 성향인 김민전 최고위원 1명으로 국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치공학적 테크닉으로 한 대표를 끌어내리기에는 민심의 파고가 너무 높다는 이야기다.

오늘의 추천

동아일보┃사설
“끝없는 망상과 자기부정, 尹 직무배제 한시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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