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하루일 뿐인데 왠지 31일이 다가올수록 마치 그날이 종말의 날인 듯, 제2의 휴거라도 온 듯 1년 내내 감춰왔던 마음을 고백해야 할 것만 같은 조바심이 듭니다. 달이 아름답네요.나쓰메 소세키는 좋아한다는 마음을 이 말에 묻었습니다. 진솔한 마음은 왜 항상 빙빙 둘러진 말속에 꽁꽁 감추게 되는 걸까요? 그 탓에 마음은 목적지 없이 공중에서 산산이 흩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전 요즘 '달이 어떻다', '바람이 어떻다' 입을 열기 보다 그냥 음악 한 곡, 미술 작품 하나를 보내고 있어요. 백 마디 말보다 진심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서요. 좋아하는 친구들에겐 아내 클라라를 상징한다는 음형이 담긴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가족들에게는 장욱진의 <마을>을 보내봅니다. 이번 아르떼에서 고흐의 '담배 피우는 해골'을 주제로 한 칼럼을 읽고 나니, 따뜻해야 할 연말에 위로가 필요한 친구에게 그 작품을 전해주고 싶네요.
여러분도 아르떼에서 내 마음이 담긴 듯한 작품 하나 찾아보세요. 그리고 작품으로 마음을 전해봅시다. 별반 다를 것 없는 하루겠지만 어쨌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23년의 마지막 날이니까요. 이 레터도 2023년의 마지막이 되겠네요. 내년에 봐요:) 편집팀 비주얼 디자이너 최윤정이었습니다.
베토벤의 마지막 작품 '현악 사중주 16번 F장조, Op. 135'
"파멸해가는 자신을 그렸다"... 고흐가 '담배 피우는 해골'을 그린 이유
지금 우리는 무엇에 급급한 것일까? 날마다 누구를 만나려고 나를 근사하게 꾸미는 것일까? 고흐가 망가지는 시기에 관능적인 사람들, 유명한 사람들에게 끌렸듯이 그것으로 보상하려는 것일까? 자기 자신을 살피기 전에는 자신이 스스로에게 해를 가하는 것도 알지 못한다. [더 읽기]
겨울 바다처럼 잔잔한 그림들 보며 올 한 해 마무리하세요
발랄하고 화려한 현대미술 작품을 내걸던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연말마다 잔잔한 느낌의 전시를 여는 건 관객들의 이런 마음을 헤아려서다. 따스한 작품들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지난 한 해를 정리하고, 힘차게 새해를 맞이할 용기를 얻어 가라는 것이다. [전시 리뷰 더 읽기]
"손 그림 편지 재미에 빠지면 SNS는 별생각도 안 날걸요"
스마트폰 클릭 몇 번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게 일상이 된 시대다. 빨간 우체통은 자취를 감추고 있고, 정성들여 눌러 쓴 편지도 서서히 옛 추억으로 잊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먹과 붓을 사용한 손 편지를 고집하는 사람이 있다. 27년 차 에테가미 작가인 후쿠마 에리코(62)씨다. [인터뷰 전문]
지난주 국내 양대 오케스트라인 KBS교향악단(20일)과 서울시립교향악단(21일)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이어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선보였다. 연말 분위기에 딱 들어맞는 선곡으로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지만, 연주 자체에는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리뷰 더 읽기]
여자경 지휘가 끝나면 나도 '브라보'라고 크게 외쳐볼까 한다
오케스트라의 전체 모습뿐 아니라 지휘자의 지휘 모습도 담아야 하니 합창석과 무대 위 이곳 저곳을 조심스럽게 이동하며 촬영한다. 어느 때는 신발도 벗고 맨발로 촬영한 적도 있다. 최대한 소음을 감소시켜 방해되지 않게 하는게 촬영에 대한 예의이다.[사진 감상하며 글 읽기]
모든 감각 뒤흔드는 몰입형 전시의 정수, '수퍼블루 마이애미'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해결해 주던 서점 주인 폴 아저씨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점도 유익했다. 폴을 통해 알게 된 중고 매물의 출처는 단순했다. 은퇴하는 현역들이 처분을 하거나, 유가족을 통해 들어온다는 것. [더 읽기]
소리꾼과 소리 이야기로 밤을 지새울 수 있는 귀명창 지음이 늘어난다면, 소리꾼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힘이 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