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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법' 닥치자 쑥 들어간 '당게'…친한들 "더는 못참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네 번째 '지방시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성장 동력'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내분 양상이 도를 넘고 있다.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 명의로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이 다수 올라온 문제를 놓고 친윤(윤석열)계와 친한(한동훈)계가 20일 가까이 충돌하고 있다. 급기야 한 대표는 25일 “당대표를 끌어내리겠다는 의도”라며 친윤을 직격했다. 그런데 이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5일 여당 의원 40여 명을 모아 오찬을 했다. 한 대표는 빠졌고,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똘똘 뭉치자”를 외쳤다. 비서실장이 여당 의원 수십명을 모아 세 과시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여당 의원들을 놓고 당 대표와 대통령실이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야당이 강행 처리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세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검법 재표결 시 반대표를 던지는 대신 의원 전원이 기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표결에 참가하면 찬성표가 8표 넘게 나와 특검법이 통과될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란 풀이가 나온다. '당게' 논란으로 용산에 화가 난 친한계가 반란표를 던질까봐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가 이런 수를 검토중이란 것이다. 지지율이 바닥을 기는 여당이 당권을 놓고 갈라져 싸운 끝에 표결조차 단결해 할 수 없는 식물정당이 되가고 있다. 27일 조간 사설들은 이 같은 여당의 꼴불견 행태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사설들을 보면 조선일보는 "게시판 난타전에 용산 세 과시까지, 한심한 與 내분"에서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가 회동한 후에도 두 사람의 불화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며: "국제 정세는 요동치고 민생엔 빨간불이 들어온 지 오래인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소수당 된 것도 모자라는지 내분으로 분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분이 시작된 게 국정 노선 같은 정책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부인 문제 때문이라니 혀를 찰 일"이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는 "20일 넘게 ‘당게 진흙탕 싸움’…집권 여당이 안 보인다"에서 "게시판 내전(內戰)은 전 과정이 의문투성이다. 한 대표는 ‘대표 흔들기’를 하고 있다는 태도만 보이고 친윤 측도 논란을 키워 한 대표를 압박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며 "안보·경제 복합 위기가 덮쳐오는데 집권당이 유치하고 한가한 우물 안 당권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여권 쇄신 급한데 참 민망한 국민의힘 게시판 내분"에서 "게시판 논란은 옳고 그르다를 따질 거리도 못 되는 사안을 놓고 벌이는 당내 권력 다툼일 뿐"이라며 "친윤·친한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정부·여당 쇄신론은 쑥 들어가고 말았다. 기득권 지키기에만 안주해 온 보수정치는 이래서 자멸하는구나란 생각이 절로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이런 논란에 더 이상 몰입할 때가 아니다. 친윤·친한 모두 민생 개혁과 여권 쇄신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신문은 "당 게시판’ 자중지란 점입가경…집권당 이럴 땐가"에서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1심 무죄 판결 나오던 날에 집권당이 한가한 입싸움을 벌이고 대통령실도 비서실장이 그날 의원 40여명과 오찬했는데 속내는 김건희 특검법 표 단속이란 입방아가 따가웠다"고 했다. 이어 "민심의 온도를 정말 못 읽는지 읽을 뜻이 없는지 모를 일"이라 꼬집었다. 용산 덮치는 '김건희 특검법' 3차 쓰나미…친한계 움직임이 심상찮다 ①당원 게시판 논란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겐 유치하고 한가한 우물안 싸움이 아니라 당권을 놓고 벌이는 무시무시한 권력투쟁이다. 임금이 대비상 상복을 몇년 입느냐는 예송논쟁이 실은 조선의 지배권을 놓고 노론과 소론이 죽자사자 싸운 대전이었던 것과 같다. 여기에 용산이 끼어들어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친한은 친윤이 '당게'싸움을 걸어온 건 용산이 배후에 있다고 본다. 윤 대통령이 '당게' 논란을 기회로 한동훈 대표 끌어내리기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통자들의 거명된다. 추경호 원내대표실의 당직자 A씨와 용산의 친윤 라인 강기훈 비서관, 그리고 장예찬 전 최고위원 등이 용산의 '사주' 속에 '당게'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퍼뜨리면서 한 대표를 맹공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친한들은 윤 대통령과 용산에 감정이 악화된 상태다. ②이런 마당에 두가지 중요한 상황이 생겼다. 우선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중인 창원지검이 2022년 6.1 창원 재보선을 전후해 국민의힘이 김영선 후보를 공천할 당시 실시했던 여론조사 자료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여권 소식통은 "당시 이준석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은 '김영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와 전략공천했다'고 밝혔는데 실은 지지율이 높게 나오지 않았다는 정보를 검찰이 입수해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만약 지지율이 낮았는데도 그 사실을 속이고 전략공천했다면 이준석 대표 등 당시 당 지도부에 검찰 수사 칼날이 들어갈 수도 있다. 당시 공천 개입설이 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내외에게도 불똥이 튈지 모른다"고 했다. 소식통은 "한동훈 대표가 '명태균 여론조사에 문제가 많았으니 여론조사 TF를 발족해 2022년 6.1 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와 공천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정황을 알고 던진 카드다. 한 대표가 작심하고 당시 당이 실시한 여론조사들을 까보면 여권이 초토화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당시 공천에 관여한 이들은 용산과 친윤계 및 개혁신당(이준석)에 포진해있다. 이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됐다. 김영선 공천 등을 놓고 친한과 친윤의 '대전'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③또 하나의 상황은 다음달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3번째 실시될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이다. 여권 소식통은 "26일 민주당이 이 법을 통과시키면서 친윤들의 '당게' 공세가 잦아들었다. 재의결에서 친한들이 반란(찬성)표를 던질까봐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눈에 보인다"고 했다. 한동훈은 싫지만,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을 보호하기위해 친한들과 충돌을 피하는 모드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안심이 안되는지 추경호 원내대표는 재의결 투표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기표소에 들어가지 않고 집단 기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지난 두차례 재의결에서 4표까지 나온 이탈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사무처로부터 이런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한다. 특검법은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면 재의결되는데 이럴 가능성을 막기위해 기표 자체를 하지 않는 방안을 들고나온 것이다. 소식통은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특검에 참여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기소한 경험상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면 특검 칼날이 자신에게도 뻗칠 것으로 우려해 반드시 특검법 통과를 막아야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했다. 친윤 추 원내대표가 '집단 기권'으로 반란표를 원천 봉쇄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도 이 때문이란 것이다. 문제는 친한계의 빈응이다. '당게' 논란 배후에 윤 대통령이 있다고 여기는 친한들은 "급할때는 이용하다가, 한숨 돌리면 바로 공격하는 용산에 언제까지 협조해야하나"는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당게' 논란이 '김건희 특검법' 통과여부에 연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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