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은 ‘브랜드 뉴’… 윤석열과 세계관 달라


한동훈은 ‘브랜드 뉴’… 윤석열과 세계관 달라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리더십 발휘해 총선 승리하면 ‘
한동훈=미래’ 인식 확산될 것

한동훈의 등장이 갖는 상징성은 미래,
희망,
변화,
브랜드 뉴(brandnew·신품)다.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유권자는 변화를 원한다.
‘50세 젊은 지도자’의 등장은 조명받기에 충분하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2023년 12월 28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한 말이다.
정 의원은 다가오는 총선은 ‘운동권이념정치세력’과 ‘미래준비세력’의 대결이라며 한 비대위원장의 입을 통해 미래준비세력에 걸맞은 정책들이 국민에게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저출산·고령화 등 여러 당면 과제에 얼마나 경쟁력 있는 대책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2024년 총선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동권이념정치세력vs미래준비세력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2023년 12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간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인터뷰 도중 국민의힘 ‘
한동훈 비대위’가 윤곽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와 김경률 경제민주주의21 대표,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 등이 비대위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정 의원은 비대위 인선에 대해 김 의원을 제외하면 (지명직 위원) 모두 비정치인이라며 ‘객관적 시선으로 당을 바라보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당 안팎 여론은 어떤가.

한동훈 비대위원장 임명안이 전국위원회에서 96.46% 압도적 찬성을 받으며 가결됐다.
주변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한 비대위원장이) 한국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여 무척 기대된다는 것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소식,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3총리’(이낙연·정세균·김부겸) 회동 관련 뉴스가 연이어 나왔는데,
민주당 쪽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나이 들어 보였다는 얘기도 들었다.

한동훈의 등장이 갖는 상징성이라는 것이 결국 미래와 변화라고 생각한다.
지역구 주민들 반응도 좋았다.
비대위원 인선을 어떻게 봤나.

김예지 의원을 제외하면 (지명직 위원) 모두 비정치인이다.
민경우 대표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을 맡았으나 이후 전향한 분이다.
방송 등에서 ‘운동권이념정치’ 청산에 대해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더라. 김경률 대표는 내가 비대위원장을 지낼 때도 모시려 했다.
윤도현SOL(자립준비청년 지원) 대표는 2002년생으로 역대 보수당의 지도부 중 가장 젊다.
연령도 연령이지만 한 비대위원장의 (비대위 인선이) 뜻하는 바는 ‘객관적 시 으로 당을 바라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2024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건곤일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데,
한 비대위원장이 총선 승리를 꼭 이룰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총선에서 이기려면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나.

구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다가오는 총선은 소위 운동권이념정치세력과 미래준비세력의 대결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준비세력에 걸맞은 정책을 우리 당이 내세워야 하고,
그것이 한 비대위원장의 입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돼야 한다.
정쟁에 치중하는 선거 분위기가 아닌,
정책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정책 주도 선거의 이니셔티브를 국민의힘이 쥐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이민 정책 등 민생 부문에서 국민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지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이 경쟁을 선도해야 하고,
그 선두에 한 비대위원장이 있어야 한다.

‘윤석열=한동훈’ 프레임 동의 못 해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당정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민주당이 계속 한 비대위원장에게 ‘윤석열 아바타’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데 동의할 수 없다.
두 사람은 캐릭터가 굉장히 다르다.
세계관과 사생(死生)관도 일치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한동훈’이라고 볼 수 없고,
그럴 만한 구석도 없다.
윤 대통령도 (검사 시절부터) 한 비대위원장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하지 않았나. 한 비대위원장은 상관에게도 거침없이 얘기해온 사람이라는 소리다.
결코 당정관계가 수직으로 일관하지 않으리라 본다.
물론 여당 입장에서는 당정관계에서 무엇보다 원활한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
당과 정부가 서로 경쟁하며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은 난센스다.
한 비대위원장의 말처럼 야당 입장에서는 정견이 ‘장래의 약속’이겠지만,
국정에 책임져야 하는 집권 여당으로서는 정견이 곧 실천이다.
여당은 항상 능률과 실질을 생각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어느 부분에서 다르다고 보나.

윤석열=
한동훈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정치적 의도라고 본다.
말하는 스타일,
외양,
사고방식 등이 같을 수가 없다.
세대 차이도 난다.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공통점이 하나 있긴 하다.
공적 사명감이 굉장히 투철하다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한동훈 비대위가 다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다른 목소리를 내야 관심받을 수 있고,
그것이 옳은 처방이다’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김건희 특검법이 옳다면 찬성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특검법은 위헌 소지가 다분한 악법이다.
유사한 전례도 없다.
국회가 특검을 추천해야지 야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이 2년 동안 관련 사건을 탈탈 털었는데 나온 것이 없다.
당시 검찰에서 김 여사를 봐줄 하등의 이유가 없었는데도 기소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특검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그 의도가 다분하다.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로 이는 옳지 않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관계 정립 문제도 제기됐다.

당 차원에서 ‘앞날이 잘 되길 바란다’는 짧은 논평을 냈다.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나. 정치를 입으로만 할 수는 없다.
정치인은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온기를 전해야 한다.
아무튼 이 전 대표가 잘 되길 바란다.
당의 자산이었는데 이렇게 결별하게 돼 아쉬움도 많다.
다만 이 전 대표 역시 정치 인생의 최고봉을 만들어준 국민의힘 당원들로부터 등을 돌리게 된 과정에 대해 깊이 성찰해봐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023년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동아DB]


한동훈,
차기 정치 지도자 1위 굳힐 것

2023년 비대위원장을 마치며 20년 정치 인생 중 제일 어려운 시기였다고 소회했는데.

비대위원장을 제안받았을 때 두 차례나 고사했다.
국회 부의장 직분에 충실하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안 되더라. 당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해 너무나 가슴 아팠다.
이태원 유가족을 야당보다 먼저 만나는 등 여러 노력을 했다.
사실 유가족 입장에서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겠나.한 비대위원장은 정치 신인이다.
이 때문에 정치력이 중요한 비대위원장 역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그런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앞으로 ‘3개월’이 본인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고비일 수 있다.
만일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
한동훈=미래’라는 등식의 소유자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배 정치인으로서 한 비대위원장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개인적으로 (한 비대위원장이) 앞으로 여야를 통틀어 부동의 차기 정치 지도자 1위 자리를 굳힐 것 같다.
서두르지 말고 본인 의지대로 뚜벅뚜벅 갔으면 한다.
한 비대위원장 곁에는 많은 우군이 포진해 있다.

어느 편이 옳은가는 모호하지만 무엇이 옳은가는 분명한 사람

 

2023년 12월 13일 <BR>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경기 성남시 성남시청에서 열린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한 법무부-성남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신상진 성남시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BR> [박해윤 기자]

2023년 12월 13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경기 성남시 성남시청에서 열린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한 법무부-성남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신상진 성남시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영상] 73년생 한동훈을 말하다⓵

[+영상] 미리 본 22대 총선

2022년 4월 1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은
한동훈(51·연수원 27기) 당시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제69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문재인 정권 말기에 검찰을 이끌던 김오수(61·연수원 20기) 전 검찰총장보다 기수가 7년씩이나 낮은 검사장급 인물을 장관 자리에 앉힌 파격 인사였다.
직전 장관이던 박범계 의원도 연수원 23기로 한 장관과 4년이나 차이가 났다.
이 인사 하나로 윤 대통령은 지난 정권에 순응한 검사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취임 전 인사청문회 때부터 1년 7개월여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한동훈 의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호감형 외모에 반듯한 차림새,
야당의 어떤 공격도 자기 논리로 조목조목 반박하는 말솜씨,
그러면서도 시민들에겐 웃음을 잃지 않는 면모까지. 표면적으로는 장관이라기보다 표심을 공략하는 국회의원,
나아가 차기 대선주자에 가까운 행보였다.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다 보니 2023년 말에는 그의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화되고,
어느 지역구 혹은 비례대표로 나갈지가 더 관심을 모았다.
강남 8학군,
서울대 법대 출신의 엘리트 검사로 ‘강남 우파’ 이미지가 강하지만,
부모가 각각 강원 춘천,
홍천 출신이고 유년 시절 충북 청주에서 생활한 이력도 있어 한때 각 지역에서 모두 출마가 거론되기도 했다.

한동훈은 12월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하며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며 승리를 위해 뭐든 하겠지만,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2023년 12월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에게 차기 대통령감을 물은 조사(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한동훈(16%)은 민주당 대표 이재명(19%)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바짝 다가섰다.
어느 지역에 출마한다고 해도 이 대표와 맞붙지 않는 이상 당선은 안정권이란 추측이 가능했다.

한동훈이 야당 대선주자에 버금가는 인기를 끄는 요인은 무엇일까.

중산층 엘리트 집안의 장남

유년 시절 그는 비범했으나,
그렇다고 배경이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그는 ‘지방에서 상경해 서울에 정착한 중산층 엘리트 집안의 장남’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1973년 4월 9일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부친의 고향인 강원 춘천시에서 살다가 충북 청주시로 이사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의 한국지사에 근무하던 부친이 청주 공장 임원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가족이 모두 옮겨갔다.
1980년 청주 운호초에 입학해 5학년 때까지 다니던 그는 부친의 서울 본사 발령으로 서초구 잠원동으로 이사했다.
이후 잠원동의 신동초,
경원중과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고에 차례로 진학했다.
당시 현대고는 지금과 같은 자율형사립고가 아닌 일반고여서 인근에 사는 학생들이 무작위로 배정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학구열이 높은 부촌인지라 공부로 한가락 하던 학생들이 많았다.

한동훈은 그런 곳에서 초·중·고교 시절 내내 전교 1등을 하고,
반장으로도 뽑혀 또래들 사이에 유명세를 치렀다.

한동훈은 유독 눈에 띄는 스타일이었다는 평판이 지배적이다.
서초구 잠원동에 거주하는 경원중 출신의 50대 주부 A씨는 그 당시 경원중 다니는 애들치고
한동훈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었다.
키가 크고 얼굴이 작고 하얘서 눈에 띄었는데,
공부까지 잘하니 유명할 수밖에 없었다.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많은 것은 물론이고 남자애들 사이에서도 평이 좋았다.
그렇다 보니 매년 반장으로 뽑혔고,
따르는 친구들이 많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외모나 성적 이외에 다른 인기 요인도 있었다고. A씨는 집이 잘사는 애들은 많았는데
한동훈처럼 공부도 잘하고 성격까지 좋은 애는 드물었다.
늘 성실한 타입이어서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신임이 두터웠다.
이런 이유로 좀 노는 애들,
이른바 날라리들도
한동훈한테는 함부로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성격까지 좋았다는 평판은 가정환경에서 비롯됐음을 추측할 수 있는 증언도 있다.
서초구 반포동에 거주하는 현대고 졸업생 40대 B씨는
한동훈의 부모님도 인품이 좋다고 들었다.
부친은 그가 대학 졸업할 즈음부터 아들이 나랏일을 하게 될지 모르니 부동산 거래 하나도 문제가 없도록 자진신고도 철저히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1970~80년대 서초와 강남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부촌이 형성되긴 했지만,
지금처럼 대기업 사원 월급으로는 30억 원이 넘는 강남 아파트 매매를 꿈꾸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을 졸업해 대기업에 취직하면 가정을 꾸리고 서울 요지에 집 한 채 정도 장만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던 시절이었다.
그러한 시대 배경에서 보자면
한동훈의 부친 역시 글로벌 기업의 임원이기는 했으나 특권의식에 젖어 있던 부류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1월 15일 <BR>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부인 진은정 김앤장 변호사가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연말 이웃돕기 2023 사랑의 선물을 제작하고 있다.<BR> [대한적십자사]

2023년 11월 1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부인 진은정 김앤장 변호사가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연말 이웃돕기 2023 사랑의 선물을 제작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한동훈은 1992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이듬해 같은 과에 입학한 현대고 1년 후배인 진은정(50) 김앤장 변호사와 캠퍼스 커플이 된다.
진 변호사의 아버지는 대전고검장을 지낸 진형구(79) 변호사다.
서울대 재학 당시 진은정 변호사는 ‘법대 여신’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했다는 후문이다.
서울대 93학번인 직장인 C씨는 그 당시
한동훈은 오히려 존재감이 없었고,
진은정은 법대 여신으로 다른 과에서도 알아줬다.
외모뿐 아니라 키도 크고 몸매도 좋아서 남학생들이 진은정 얼굴을 한번 보려고 무슨 수업을 듣는지 묻고 다닐 정도였다.
아버지가 당시 서울지검 차장검사였는데 그런 집안 배경보다도 진은정 자체로 이미 유명했다고 말했다.

한동훈은 캠퍼스의 낭만을 누리기보다 일찌감치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대학교 4학년 때인 1995년 만 22세의 나이에 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보통 2년 정도 휴학하면서 사시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달리 그는 재학생일 때 합격해 동기들보다 임관이 빨랐다.
연수원 27기 동기인 이원석(55) 검찰총장보다 한 장관이 네 살 적다.

‘조선제일검’의 초고속 승진

2018년 4월 9일 <BR>한동훈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3차장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110억 원대 뇌물 및 횡령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기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BR> 이 장면이 언론에 생중계되면서 전국적으로 얼굴을 알렸다.<BR> [뉴시스]

2018년 4월 9일
한동훈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3차장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110억 원대 뇌물 및 횡령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기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장면이 언론에 생중계되면서 전국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뉴시스]


한동훈이 검찰에서 거친 보직을 살펴보면 20년 가까이 그야말로 꽃길만 걸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공군법무관을 거쳐 2001년 첫 부임지로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에 발령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는 당시 경제 사범들을 조사하는 특수부였는데,
그는 여기서 SK그룹 분식회계 조사에 합류했다.
당시 그는 비상한 두뇌로 기업회계의 허점을 꿰뚫어 두각을 나타냈고,
최태원 회장을 구속하는 데 공을 세웠다.
2003년 대검 중앙수사부로 파견된 그는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전달 사건을 수사했다.

한동훈은 당시 대기업 관계자를 상대로 한나라당 차떼기 진술을 직접 받아냈고,
한화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를 구속하는 데 일조했다.
2005년에는 아내 진은정 변호사와 단기 유학길에 올라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 석사학위를 나란히 취득했다.
2006년 귀국 이후 대검 중앙수사부로 복귀했다.

한동훈은 이때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수사했는데 당시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맡아 정몽구 당시 현대차 회장을 구속하는 데 공을 세웠다.
또한 론스타 주가조작 사건 수사 당시 유희원 대표의 주가조작 혐의를 밝혀 실형을 확정 짓게 했다.
2007년에는 부산지검으로 발령을 받았는데,
이때도 뇌물수수 혐의를 받던 전군표 국세청장을 수사 끝에 구속했다.
현직에 있던 국세청장을 구속한 이례적 사건이었다.

한동훈에게 ‘조선제일검(檢)’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수사를 했다 하면 성과를 올리는 ‘스마트한 검사’라는 소문이 검찰 밖으로까지 퍼진 건 당연지사. 그 덕에 2009년 이명박 대통령 집권 시절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민정2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을 나가 선임행정관으로 2년간 일하기도 했다.
이후 2011년 그는 법무부의 꽃이라고 불리는 검찰국으로 발령받는다.
검찰국은 인사를 담당하는 곳으로 검찰 내 엘리트 코스로 꼽힌다.
대검 중수부와 청와대,
법무부 검찰국을 차례로 거친 그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못해도 검사장은 할뿐더러,
총장 재목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레 확산됐다.

한동훈은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만 42세이던 2015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로 승진했고,
2016년 서울고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
2017년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 검사를 거쳤다.
특히 그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대통령 밑에서 전 정권을 향한 적폐청산 수사를 이끌며 공을 세웠다.
2019년 7월,
만 46세에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급)에 임명되면서 역대 최연소 검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검찰 내부에선 유명했지만 그가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언론에 대서특필된 굵직한 사건들을 줄줄이 수사하면서다.
2017년 최순실 등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담당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수사에 참여했고,
2018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때는 수사팀장을 맡아 전·현직 고위 법관을 대거 재판에 넘겼다.
특히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하던 중 4월 9일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 검사 신분으로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에 나서 이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장면이 언론에 생중계되면서 얼굴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장관 취임 한 달 뒤인 2022년 6월경 전·현직 검사들을 대상으로 그에 대한 평판을 취재한 적이 있다.
그를 후배로 뒀던 이도,
선배로 뒀던 이도 공통적으로 똑똑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동훈과 이원석 총장 두 사람과 모두 일한 경험이 있다는 한 검사는 이런 말을 했다.

한동훈 장관에게 열심히 작성한 10장 넘는 보고서를 제출하면 질문 몇 개만 던지고서는 핵심을 파악하고 곧바로 결론을 내려줬다.
일처리가 빠르고 머리가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원석 총장도 검찰 내부에서 매우 스마트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이원석 총장은 자기 시간을 모두 투입해 부지런히 일하는 소위 ‘똑부’ 스타일이라면,

한동훈 장관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속전속결 ‘똑게’ 스타일로 차이가 있었다.

인생 최초의 시련

일을 거침없이 처리하는 사람 가운데 자리 욕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게다가 검찰처럼 자리가 위신과 직결되는 조직도 드물다.
후배가 검사장이 되는 순간 선배들은 줄사표를 던지고 비켜주는 게 불문율인 조직이다.

한동훈 장관 2년 후배인 검사 출신 한 법조인은 그가 일적인 부분 이외에 직업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일반적인 검찰 간부들과 달랐다고 평가했다.
평검사 시절 검사장,
부장 등 간부급 인사들을 보면 승진이나 보직에 연연한다는 느낌을 주는 분들이 있었다.
간부들 중에 그렇지 않았던 이를 한 명 꼽으라면 단연
한동훈 장관이다.
그는 2019년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근무할 때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청에서 진행된 특별수사에 제동을 걸거나 정략적인 판단을 시도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한동훈은 ‘나오는 대로 수사한다’는 말과 딱 어울리는 검사였다.
그가 2019년을 특정한 이유는 잘 알려져 있듯,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관련 수사를 지휘했기 때문이다.
8월 9일 66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조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딸의 부정 입학,
장학금 지급 의혹,
논문1저자 등재 등 논란이 불거졌고,
검찰은 수사에 들어갔다.
시간이 갈수록 국론 분열이 심화되면서 조 전 장관은 임명 35일 만인 10월 14일 자진 사퇴했다.
현직 법무부 장관 일가의 혐의를 수사하는 검찰을 어떤 대통령도 곱게 볼 리 없다.
2020년 1월 2일 67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추미애 전 장관은 취임사에서 검찰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하며 일주일 뒤 곧바로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때
한동훈은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급)로 좌천됐다.
인사에서 물을 먹기는커녕 영전을 거듭하던 그에게 닥친 최초의 시련이었다.

한동훈은 당시 1년 6개월 사이 4번 좌천됐다.
2020년 3월 그는 방송기자와 유착해 총선을 앞두고 유시민 비리 의혹을 제기하려고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로 인해 부산고검 발령 후 6개월 만에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연구위원으로 또다시 좌천됐고,
넉 달 뒤에는 법무연수원 충북 진천본원으로 자리를 옮기며 추가 좌천됐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나섰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가 그의 휴대전화를 무리하게 뺏으려다 몸싸움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수사가 진행되던 2021년 6월 그는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네 번째 좌천을 당했다.

한동훈은 지금껏 언론 대면 인터뷰를 단 한 차례 진행했다.
2021년 2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조선일보 최재혁 사회부장과 인터뷰한 것이 전부다.
당시 문 정권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것에 대해 그는 권력이 물라는 것만 물어다 주는 사냥개를 원했다면 저를 쓰지 말았어야죠. 그분들이 환호하던 전직 대통령들과 대기업들 수사 때나,
욕하던 조국 수사 때나,
저는 똑같이 할 일 한 거고 변한 게 없습니다라고 덤덤하게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그 사건 하나 덮어버리는 게 개인이나 검찰의 이익에 맞는,
아주 쉬운 계산 아닌가요. 그렇지만 그냥 할 일이니까 한 겁니다.
직업윤리죠라며 자신은 그저 수사를 놓고 앞날을 고민하지 않는 평범한 검사였을 뿐임을 피력했다.
이로부터 1년 3개월 뒤
한동훈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2022년 5월 사법연수원 부원장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한다.
그의 나이는 마흔아홉에 불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BR>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BR>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는 장관


한동훈이 걸어온 길을 보면 그 본류가 ‘검사라는 직무에 충실하고자 했던 직업인’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어떤 검사를 지향했는지는 2023년 8월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한 말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신임 검사들을 향해 검사가 된 것은 가족과 친지의 도움이 컸겠으나 무엇보다 ‘운’이 좋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갖지 못한 운을 잡았으니 운으로 받은 혜택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린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저에게도 해당하는 말이죠. 오늘 하루는 여러분이 어떤 검사로 살지,
어떤 공직자로 살지,
어떤 직업인으로 살지를 비장하고 심각하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 ‘어느 편이 옳은가’는 진영에 따라 모호할 수 있어도,
‘무엇이 옳은가’는 분명합니다.
우리의 일은 ‘무엇이 옳으냐’를 정교하게 따지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기준은,
‘우리가 하는 일로 국민의 권익이 더 좋아지느냐,
나빠지느냐’여야 합니다.
앞으로 공직 생활하시면서 이 원칙과 타협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1년 7개월간 법무부 장관으로 일해 온 행적에서,
한 장관이 어떤 원칙을 지키고자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기존의 장관들과 달리 이례적으로 억울하게 피해를 보거나 고통을 당한 피해자들의 인권을 생각하는 말과 행동을 스스럼없이 했다.
대표적 사례는 2019년 경남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을 내고 밖으로 나오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2명의 사상자를 낸 안인득 방화·살인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국가가 4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1심 판결한 데 대해 항소를 포기하기로 했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해 유가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발표한 일이다.
이외에도
한동훈은 화성연쇄살인 사건 누명으로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항소를 포기하며 사과했고,
또 부산에서 일면식도 없는 30대 남성의 돌려차기 폭행으로 해를 입은 여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조두순·김근식 등 성폭행범이 형량을 채우고 나오더라도 따로 격리해 관리할 수 있는 ‘한국형 제시카법’,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이상 형을 산 모범수의 경우 가석방으로 풀어줬던 것을 제한하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을 추진하며 법무부의 수장으로서 국민 신뢰를 쌓는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장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국회 대정부 질의나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면모는 보수 지지층은 물론 야당에 염증을 느낀 중도층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외에도 장관이냐 정치인이냐 하는 물음표가 붙을 정도로 색깔이 분명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2022년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검수완박법에 대한 물음에 깡패가 부패 정치인 뒷배로 주가 조작하고 기업인 행세하면서 서민 괴롭히는 것을 막는 것이 국가의 임무인데 그걸 왜 그렇게 막으려는지 되레 묻고 싶다고 하거나,
2023년 7월 국회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에서 연좌 농성을 펼친 것을 두고 이것은 권력을 악용한 최악의 ‘사법 방해’이자 ‘스토킹’에 가까운 행태라고 비판한 것이 그 예다.

‘어느 편’에 서야 할 시간

2023년 12월 13일 <BR>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경기 성남시 성남시청에서 열린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한 법무부-성남시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BR> 이날 청사에는 취재진과 그를 보기 위한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BR> [박해윤 기자]

2023년 12월 13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경기 성남시 성남시청에서 열린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한 법무부-성남시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날 청사에는 취재진과 그를 보기 위한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박해윤 기자]

2024년 총선이 가까워오자 그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 올랐다.

한동훈이라는 인물은 2024년 총선에서 어떤 효용을 갖는 것일까. 2023년 12월 출간된 ‘73년생
한동훈’에서 심규진 스페인 IE대 교수는
한동훈은 최고 권력인 대통령과의 두터운 브로맨스 서사,
1970년대생의 젊음,
이준석이 보여줬던 어떤 말싸움에도 지지 않는 민첩한 언변,
오세훈처럼 신사 같은 매너와 태도,
그리고 홍준표와 같은 확고한 이념적 선명성과 대야투쟁력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새로운 시대에는 좌도,
우도 적어도 대한민국 체제 안에서 합의하고 설득되는 생산적인 정치가 열렸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그 주역은 산업화와 민주화,
어느 쪽의 정치세력에게 빚도,
한도 없는
한동훈이 유망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진보정당 지지자 이외에
한동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이재명 대표 비리 혐의나 민주당 돈 봉투 사건 등은 철저히 수사하면서 김건희 여사 비리 의혹 수사에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는 점,
고발 사주 의혹으로 공수처가 5년 형을 구형한 손준성(29기) 검사를 업무에서 배제하지 않고 되레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발령을 낸 점 등은 비판을 면키 어렵다.
수도권에서 근무한 검사 출신의 한 법조인은 어떤 검사가 봐도 수사해야 할 사안에는 입을 다물고 있는 걸 보면 내 편,
네 편이 분명한 사람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일반인이 생각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사람이기에 세간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치인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이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말했듯 ‘어느 편이 옳은가’는 진영에 따라 모호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편에 서지 않고서는 정치를 할 수 없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어느 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야 한다.
이때 정치 신인으로서 미숙함이 드러나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정치학)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엘 고어 부통령이 클린턴보다 똑똑하고 정교하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 허술한 면모를 보여 기존 이미지가 깨졌다.

한동훈에 대한 국민 기대치 역시 높기 때문에 자기모순이라든지 부족한 점이 드러나면 ‘이 정도밖에 안 돼?’ 하는 괴리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한동훈에게 ‘자기 길을 갈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이 있다.
총선이 끝나면 대통령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고,
국민의힘은 더 자유로워지게 된다.
지금은 ‘윤석열 부하’의 이미지가 강한데,
윤 대통령과 차별성 없이는 어렵다며 우려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크려면 두 가지 길이 있는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실험을 하거나,
자기희생을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상] 73년생
한동훈을 말하다⓶

신동아 1월호 표지.

신동아 1월호 표지.


한동훈 등판·이준석 탈당·김건희 특검법…세밑 ‘슈퍼위크’ 최종 승자는

<BR>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BR>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음식점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BR> /한수빈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음식점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12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411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BR> 해당 특검법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됐고
본회의 숙려기간(60일)을 거쳐 이날 자동 상정됐다.<BR> /문재원 기자

12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411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해당 특검법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됐고 본회의 숙려기간(60일)을 거쳐 이날 자동 상정됐다.
/문재원 기자

착각이다.
그가 놓인 상황은 공격수가 아니다.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역전 만루홈런을 꿈꾸는 대타로 불려나온 것이 아니다.
수비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불려나온 구원투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상황도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는 1년 8개월째다.
야구로 비유한다면 9회가 아닌 3회말이나 4회초다.
경기 초반부터 온갖 실책으로 무너진 셈이다.
아마추어 경기라면 콜드게임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다.
정권의 지지기반인 보수매체 칼럼니스트들도 경고한다.
내년 총선에서 지면 윤 대통령이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크리스마스 다음 날,
국민의힘 당사에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이 열렸다.
이튿날,
이준석 전 대표는 지역구인 노원구의 숯불갈빗집에서 탈당과 신당창당계획 기자회견을 열었다.
12월 27일은 12년 전,
그가 현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에 입당한 날이다.

그리고 다시 국회. 김건희 특검법이 상정됐다.
원내 1당인 민주당과 정의당,
야권의 시간이었다.
4월 총선을 넘어 윤석열 정권의 남은 정치적 시간과 구도를 정초(定礎)하는 세밑 ‘슈퍼위크’였다.
누가 결국 살아남아 승자가 될까.

9회말 투아웃 대타…한동훈의 착각?

묻고 싶다.
586을 척결하면 나라가 흥하나. 제2의 윤석열은 될 수도 없고 성공할 수 없다.
윤석열은 지난 대선 때 정치 문외한으로 나타나 반문재인·반이재명으로 대선을 치렀다.
반민주당·반이재명으로 총선을 치르려 하면 안 된다.
1년 8개월 국정을 운영했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어려워진 상황이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주의 국정운영으로 빨간불이 켜져 실망감과 분노·허탈이 자리 잡았는데 답을 줘야 할 사람이 그에 대해서는 하나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은 대통령의 길,
당은 당의 길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가면 지난 총선보다 국민의힘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의 말이다.
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최적의 선택이었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차라리 원희룡이 나았다고 본다.
당 사정도 알고 당내 소장개혁파 경력도 있다.
최고위원으로 지도부 활동도 해봤고,
단체장·장관도 해봤다.
부동산 문제 심각성도 알고 있고,
김건희 여사 양평 특혜 논란은 국토부 장관을 맡아 온몸으로 겪었다.
비대위원장이나 공관위원장은 당을 잘 알면서도 이미지가 망가지지 않은 사람이 맡았어야 했다.

정치권 주변 국민의힘 쪽에서
한동훈의 등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추측은 비상대책위원장이 아니라 공동 선대위원장이었다.
원희룡이나 박민식 같은 장관 출신 정치권 인사가 비대위를 맡고,
공천관리위원장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맡은 다음
한동훈 등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하는 수순으로 내다봤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불과 2~3주까지만 하더라도 국민의힘 안팎에서 유력한 안이 아니었다.
‘비상상황’은 표면적으로는 김기현 대표가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라는 용산의 외압에 견디지 못하고 사퇴하면서 벌어졌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이대로라면 4월 총선에서 서울은 6석밖에 못 건질 것이라는 당 내부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터져나왔다.
4월 총선의 승부처인 서울·수도권 참패는 총체적인 패배를 뜻한다.
지금대로라면 야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심판선거를 넘어 탄핵 선거가 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의 발로였다.

김기현 대표체제의 갑작스러운 붕괴

12월 26일 취임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역구로도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동시에 승리를 위해서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희생하라는 메시지로 읽혔다.
공직을 방탄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
특권 의식이 없는 분들만을 국민에게 제시하겠다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사법리스크를 안고도 당대표 자리를 내려놓지 않고 있는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공격이지만,
동시에 자당 출마자들에게도 승리를 위한 ‘용기와 헌신’을 보이라는 압박이다.

한동훈은 과연 국민의힘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세력’의 폭주와 같은 생경한 용어를 동원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런데 이 표현이 등장하는 책이 있다.
‘국내 최초
한동훈 분석서’라는 표식을 붙인 <73년생
한동훈>이라는 책이다.

한 위원장이 직접 인용은 하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보면 한 장관이 수락 연설에서 밝힌 많은 내용이 중첩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심이라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시내각 수상 처칠이 ‘됭케르크 철수’ 직후 하원연설에서 내놓은 표현이다.
상륙지점에서,
들판과 거리에서,
언덕에서 싸울 것이고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처칠의 격정적인 연설에 등장하는 장소는 호남을 필두로 한 전국 일곱 군데 지역으로 대체됐다.

처칠에 대한 언급이나 한 장관이 인용한 서태지와 아이들(
한 위원장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곡 ‘난 알아요’가 나온 1992년에 대학에 입학한 92학번이다)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 언급돼 있다.

한 위원장도 자신을 분석대상으로 삼은 저 책을 읽은 것일까.

/도서출판 새빛

/도서출판 새빛


한 위원장에게 많은 영감을 받아 책을 썼지만 레퍼런스가 됐을 수는 있다.
책에서 서태지 세대의 성장과 퇴행을 언급했는데
한 위원장이 서태지를 좋아하는지는 몰랐다.
세대감성으로 썼는데
한 위원장과 일면식은 없지만 분석을 틀리게 하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책 저자인 심규진 스페인 IE대학 조교수의 말이다.
그에게 물었다.

- 책이 나올 때까지 김기현 대표체제가 무너지고
한동훈의 ‘조기등판’은 예상되지 않았다.

탄핵을 거치면서 국민의힘은 지역 토호가 산재해 있지만 각자도생하는 정당이다.
더 이상 계파정치가 가능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지는 허허벌판,
만주벌판과 같은 상황이다.
김기현은 계파정치가 무너진 상황에서 자신을 지역 토호로 생각했기 때문에 정치거래가 틀어진 것이다.

- 당대표 김기현이 그동안 보여준 것이 용산의 신임에 자신 있다는 것 아니었나.

정치 리소스(resource)를 당원으로 볼 때 당원들은 윤석열을 보고 김기현을 찍어준 것이었다.
그런데 김기현은 생각이 달랐던 거로 보인다.
본인은 대권까지 꿈꾸면서 용산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동업자 관계로 생각한 것이다.
당원들 입장에서는 용산이 책임지고 뭘 할 수 없으니까 김기현을 대통령의 대리인이자 동반책임을 져주는 관계로 생각했는데,
그는 이른바 윤심을 등에 업고 그 자리를 얻은 것 아닌가. 김기현 본인은 ‘내가 대통령보다 더 못할 것이 뭐가 있나,
나는 할 도리를 다했다,
내가 왜 대통령 대신 매를 맞아야 하는가’라고 지역 토호로서 영토를 지키겠다고 하니 정치적 합의가 깨져버렸다.
대통령도 멘붕이 왔고. 김기현 체제 붕괴는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정치적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계파가 없기 때문이다.

- 수직적 당·정 관계를 바꾸는데
한동훈이 적임자라고 보나.

기자들 질문·답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각자의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할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과도 검찰에서 일로 만난 관계다.
프로젝트를 같이하는 관계로 리더십과 팔로워십에서 역할분담을 인정하는 관계다.
이 사람은 비대위원장으로 자기 역할을 하고,
책임지고 결단하는 역할은 대통령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주도권을 잡아서 뒤통수를 치거나 말을 듣게 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일종의 실용주의적 파트너십인 셈이다.

그는 ‘눈물 젖은 빵을 먹고 노력해 자수성가했기 때문에 대중의 고통을 잘 안다는 이명박이나 이재명의 성공스토리와는 다른 엘리트
한동훈의 능력주의 서사가 오히려 2030세대,
MZ세대에는 더 먹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30세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들어설 때부터 경제적 풍요를 누린 세대로 주눅 들지 않는다.

한 위원장이 살아온 삶,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취를 이룬 것에 대한 리스펙트가 있다.
감정적으로 합리화하거나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를 구사하는 행위 자체를 촌스럽게 느끼는 것이다.
예컨대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를 보면서 MZ세대가 마동석에게 기대하는 것은 자기 이야기를 구질구질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나 퍼포먼스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에게 투표한 MZ세대도 마찬가지다.
패스트 행정이라는 능력을 보고 뽑은 것이지 소년공 이야기에 감화된 것이 아니다.
윗세대는 이념 같은 걸 중시하지만 MZ세대는 그런 점에서 다르다.

MZ세대와 한동훈 비대위원장


한동훈의 취임사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총선 불출마 등 여권 내부 메시지는 당분간 2인자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지금 떠버리면 권력서열이 바뀔 수 있다.
지금 윤 대통령은 인기도 없고 지지율도 낮은데 굳이 나서서 대립각을 만들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4월 총선은
한동훈 대 이재명,
미래 대 과거,
586 특권 대 재기발랄할 X세대로 치르겠다는 전략을 설정했다.
이 두 가지를 천명했다고 보면 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의 진단이다.
그는 세밑 슈퍼위크의 승자는
한동훈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분명 민주당 지지층에는 반감을 샀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이나 중도층 일부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선거프레임에서도 2030남성을 타깃으로 삼아 이준석 신당 이슈를 쪼그라뜨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준석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신당 추진과정에서 이준석이 추진 중인 ‘(가칭) 개혁신당’이 어느 세대,
어느 지역을 대상으로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를 구체화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반윤석열 TK신당 영남신당을 설정했다가 중간에는 비윤석열 영남·보수신당으로 갔다가 12월 27일 기자회견에서는 3지대로 완전하게 이동하는 듯보였다.
한마디로 모호한 정체성을 드러냈다.

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장이 이준석의 탈당으로 나타날 국민의힘 2030지지층의 공백을 100% 메우기는 어렵지만 70~80%는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봤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쪽에서 ‘민주당의 4월 필승 카드’로 보고 잔뜩 경계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 특검은 단기 이슈다.
예정된 거부권 행사를 두고 비판 여론이 일겠지만 파장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다.
당장 민주당에 호재처럼 보일지 몰라도
한동훈만큼의 파괴력은 아니다.
윤 대통령이 장고하지도 않을 것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수락 직전인 일요일(12월 24일) 고위 당·정·대 회의를 통해 특검법에 대한 방침을 정하면서
한동훈 위원장의 부담감을 줄여준 전략과 유사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밀고 있는 프레임처럼
한동훈은 ‘윤석열 아바타’,
‘김건희 호위무사’라는 식으로 일관했을 때 자칫하면 실기의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초대청년소통정책관을 지낸 여선웅씨는 저쪽이 설정하고 있는 ‘586 대 97세대 프레임’으로 볼 때 국민이 민주당을 올드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며 우리에게는 안 좋은 프레임인데 그걸 깨는 카드를 내놓지 못한 채 ‘한나땡’(
한동훈이 나오면 땡큐)만 외친다면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의 취임 일성이나 그에 대한 민주당 주변의 반응을 보면 양당이 서로 지지층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층이 보수 결집하고 민주당이 민주 결집으로 치닫는다면 사실 민주당으로서는 보수층이 훨씬 더 두텁기 때문에 불리하다.
게다가 저쪽은 여당이다.
위기는 오히려 국면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에 닥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BR>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2월 2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BR> /문재원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2월 2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민주당, 인물과 정책변화 기대할 수 있을까

그는 상대방이 당대표·비대위원장·대선후보 간판까지 교체할 태세인 반면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인물과 정책에서마저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월 중순까지 기다려본다고 하지만 강서보궐선거 이후 4개월을 그냥 허송세월로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불출마카드를 던졌는데 정권심판 여론이 높다고 민주당은 안주하거나 부자 몸 사리기로 비친다.

문제는 역설적으로 민주당이 지금의 ‘시스템 공천’을 유지하는 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20% 컷오프를 하는데 민주당은 컷오프도 없이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한다.
민주당만 놓고 보면 지난 2020년 총선에서 103명의 현역 의원이 공천 신청을 해서 그중 93명이 공천을 받았다.
90%가 살아남았다.
시스템 공천이라는 것이 완벽히 현역한테 특혜를 주는 공천 시스템이다.
민주당 서울 국회의원이 49개 지역구 중 40명인데 선수를 더해보니 89선이다.
이분들이 사실상 내년에 거의 다 된다고 하면 선수만 120~130선이 되는 거다.
서울에만 평균 선수가 3선이 넘는 중진 의원이 40여명 되는 셈이다.
국민이 볼 때 인적 쇄신이 미흡하지 않겠는가. 임종석 대통령실장도 다시 출마한다고 하는데 비유하자면 2002년 월드컵 영웅이던 황선홍·홍명보 같은 선수들이 또 뛰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강인이나 손흥민 같은 선수들은 못 나오고.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2월 말 정립된 구도가 오는 4월 총선을 넘어 이후로도 쭉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돌발변수가 있어 김건희 특검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안 한다면 모르겠지만
한동훈은 비례도 안 맡고 지역도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역구를 포기하고 비례 맡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알려진 이재명 대표와 변별력이 커져 버렸다.
문제는
한동훈 효과가 크면 클수록,
또 이준석과
한동훈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재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민주당으로선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심판구도가 명확해 보이는 4월총선 프레임을 민주당 심판론으로 바꾸려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이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한동훈 삼국지 정치 말자… 탈당 이준석 겨냥?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 첫 주재
궁중 암투나 삼국지 정치 말자


한동훈(왼쪽 사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처음으로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우리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삼국지 정치’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 평소 삼국지를 인용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를 처음 주재하며 우리는 동료 시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총선에서) 이길 목적으로 모였고,
할 수 있는 전략을 다 동원할 것이라면서도 공공선이라는 명분과 원칙에서 (어느 쪽도 발을) 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앞으로의 당 운영 원칙을 농구의 ‘피봇’에 비유했다.
‘피봇’이란 한 발을 지지하고 다른 발은 방향을 틀어 슛을 쏘는 동작을 말한다.
금융‧통화 정책에서 ‘피봇’은 추세 전환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한 위원장은 두 발을 다 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이기기만 한다면 된다는 식으로 한다면 (더불어)민주당과 다를 게 없다.
우리 사회의 격에 맞는 명분과 원칙을 지키면서 이기겠다는 결심이 우리를 승리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강행 처리한 민주당을 향해 우리는 소수당이고 우리의 상대는 똘똘 뭉쳐 있다.
똘똘 뭉쳐 총선용 악법을 통과시키는 것에도 부끄러움을 못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돼 있다.
우리끼리 내부 권력에 암투할 시간과 에너지는 없다.
그럴 시간과 에너지로 동료 시민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어 설명하고 상대 당의 왜곡과 선동에 맞서자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며 사극은 늘 (배우) 최수종의 것이었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삼국지 정치’ 발언을 놓고 최근 탈당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평소 삼국지를 인용해왔다.
제갈량이 조자룡에게 위기 때 풀어보라며 비책을 담은 3개의 ‘비단 주머니’가 대표적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한동훈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 것…제갈량은 결국 졌다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 사극 찍고 삼국지 정치하지 말자"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우리 사회에 격이 맞는 명분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이기겠다는 우리의 결심이 오히려 우리를 승리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는 동료 시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기기 위해 모였지만,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다 동원하겠지만,
그럼에도 한 발은 반드시 '공공선'이라는 명분과 원칙에서 떼지 않겠다는 약속,
'피봇플레이'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발을 고정한 채 나머지 발은 방향을 회전해서 던지는 농구의 '피봇플레이'에 빗대 앞으로의 당 운영 원칙을 밝힌 것이다.


한 위원장은 "농구의 피봇플레이는 한 발을 지탱하고 다른 발을 움직여야지,
두 발 다 움직이면 반칙"이라며 "두발 다 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플레이하면 민주당과 다를 게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전날 본회의에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50억 클럽)을 강행 처리한 것을 겨냥해선 "우리는 소수당이고 우리의 상대는 똘똘 뭉쳐 있다"며 "똘똘 뭉쳐 총선용 악법을 통과시키는 것에도 부끄러움을 못 느낀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돼 있고,
우리끼리 내부 권력에 암투할 시간과 에너지는 없다"며 "그럴 시간과 에너지로 동료 시민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어 설명하고 상대 당의 왜곡·선동에 맞서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이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며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 것이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한동훈 제갈량 결국 졌다…이준석 여포는 동탁 찔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사진)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삼국지의)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여포는 동탁을 찌른다고 받아쳤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가칭 ‘개혁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 전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제갈량이 살던 방향으로 살고 싶냐,
동탁과 여포같이 살고 싶냐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제갈량의 삶을 동경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 위원장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이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 것이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한 발언을 받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어차피 여포는 동탁 찌른다.
아주 황당한 사건으로라고도 언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포는
한 위원장을,
동탁은 윤석열 대통령을 각각 지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또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제대로 공부해 보면 아테네를 시기해서 스파르타가 그리스 내에서 패싸움 벌이다가 마케도니아 좋은 일 시켜주는 결론이 난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알렉산더로 만들고 싶은 게 아니면 역사 공부 똑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예방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 위원장은 취임 인사차 이날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를 예방해 20분간 상견례를 했다.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환담이 오갔고,
12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 덕담을 주고받은 뒤 법안 처리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그러나 이재명 대표 예방 이후 기자들을 만나 ‘김건희 특별법’에 대해 그 법은 총선을 그걸로 뒤덮고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겠다는 명백한 악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은 국민을 위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이준석 " 한동훈과 세대 달라…서태지는 초1때 책받침"

CBS 지지율 대책회의

■ 방송 : 유튜브 채널 <노컷>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 진행 : 김광일 기자
■ 대담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칭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

[지지율 대책회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73년생 아저씨랑 85년생 아저씨랑 둘 다 아저씨이긴 하지만 12살 차이가 나는데 뭐가 세대가 같다는 거냐"고 말했다.
1973년생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1985년생인 자신과 세대나 지지층이 다르므로 본인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취지다.

"내가 초1때, 한동훈은 대학생 세대"


이준석 전 대표는 29일 CBS '지지율 대책회의' 인터뷰 중 "
한동훈 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국민의힘 내부에 있다"는 진행자 언급에 이렇게 답한 뒤 별안간 '서태지와 아이들'을 거론했다.
1990년대 힙합 댄스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 최근 정치권에 소환된 건
한동훈 위원장의 26일 취임 기자회견에서였다.

한 위원장이 연설 말미에 활용한 문장("우리 모두가 바로 그 사람들,
지금이 바로 그때")은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환상 속의 그대' 가사를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 전 대표는 "제게 서태지와 아이들은 이렇다.
옛날 상계동 온곡초등학교 앞에서 걸어 나오면 불법으로 만든 책받침을 나눠 준 아저씨들이 있었다"며 "뒷면에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앞에는 사진이 있는 책받침을 나눠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다.

한동훈 위원장은 아마 대학교 갔거나 고등학교에 갔을 세대겠다"라며 "세대가 완전 다르다.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대학 시절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를 즐겨 들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또 "소구하는 지지층도 다르다"라며 "기본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싫어하면 이준석 좋아하는 거고 윤석열 좋아하면
한동훈 (위원장) 좋아하는 거지 어떻게 지지층이 겹칠 수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신당의 차별점은 노동·환경·인권


이 전 대표는 아울러
한 위원장을 '강남 8학군을 대표하는 인사'라고 규정했다.
"탈당 기자회견을 노원구 상계동에서 열 때 강남 8학군 출신
한 위원장과의 대비 효과도 일부 노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답하면서였다.
이 전 대표는 상계동 주민의 특성을 '계급 상승 욕구가 강한 분들'이라고 설명한 뒤 "(
한 위원장은) 경험을 못 해봤으니 거리감이 있을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또 그런 정서를 잘 이해하는 강북구 삼양동 출신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료 인터넷 강의,
기후동행카드 같은 정책을 내는 반면 윤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의힘은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 당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의원들이 영남 출신으로 서울에 상경해서 전부 다 강남에 집을 두고 산다는 점"이라며 "강남과 영남의 테두리를 벗어나면 안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다만 한때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차명진·임해규 전 의원 등 '김문수 사단'의 경우가 "소박하게 정치하는 스타일이었다"면서 "그런 게 녹아 있었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강했지만 지금 국민의힘에는 없다"고 이 전 대표는 말했다.
이어 '신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국민의힘과 차별점이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더 넓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안보,
경제,
교육에 대해서만 떠드는 보수가 많았지만 이제는 진보가 주로 다뤘던 어젠다 중 노동,
환경,
인권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진보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우리도 우리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에서 태어나 선진국을 살아갈 젊은 세대는 아무리 국민의힘이 집권해도 옛날처럼 7% 성장이 안 될 걸 잘 알고 있다.
교육도 해보니까 진보 교육감이 잘하는 것도 있다는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안보도 통일에 대한 방법론 정도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다만 "인권이나 이런 문제는 보수-진보로 갈릴 수 없는 것"이라며 "지금은 표 떨어지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그 논의를 늦춰왔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비용이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신당에 언론인 있을까


한편 이 전 대표는 본인 주도로 창당 추진 중인 개혁신당(가칭)에 이공계 출신,
언론 자유 관련 역할을 맡을 인사가 각각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공계 출신 인사들이 좀 있을 것이다.
당이 차려지면 지역구 후보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할 테니까 조금씩 공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례대표 후보는 선거제도 결정이 되지 않은 터라 일찍 공개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진행자가 묻자 "어쨌든 인재 풀은 저희가 관리를 한다.
이공계 쪽에 힘을 많이 주려고 한다"고 답했다.
유튜브 '노컷' 캡처

유튜브 '노컷' 캡처
그러면서 "또 한 가지 힘을 주려고 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 침해된 자유가 참 많지만 최근 들어 가장 마음 아프게 느꼈던 게 언론의 자유가 되게 심각하게 침해당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또 "그러니까 그런 측면에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 역할 할 수 있는 사람을 좀…"이라며 전현직 언론인 합류 가능성을 넌지시 시사했다.
아울러 "권력을 장악하는 데 있어서 정치가 가장 피해야 할 유혹은 언론 장악"이라며 "언론 장악에 성공한 정권은 무조건 망한다.
그 역설을 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유튜브나 네이버TV '노컷'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동훈 만난 김진표 "정치인과 공무원의 차이는…


한동훈,
첫 공식 일정으로 김진표 예방
김진표,
'의원과 소통 중요성' 강조
"20만~30만명 눈동자 염두에 둬야"

<BR>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9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BR> / 사진=김병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9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 사진=김병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김 의장과 만나 2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한 위원장은 "품격과 상생의 기본 정신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에 대해 평소 존경해왔다"며 "충돌이 없을 수 없는 시기이지만 그런데도 공통점을 잘 찾고 대화와 타협 정신을 더 배우겠다"고 인사했다.

김 의장은 "선거를 앞두고 당의 혁신을 이끄는 비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어 공직에 몸담았던
한 위원장에게 '정치인과 공무원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국회의원들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야당 의원들과 종종 설전을 벌였던 점을 고려해 조언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공무원이나 정치인이나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건 똑같지만,
정치라는 건 적어도 20만,
30만의 국민이 선출한 사람들로 회의체를 구성해서 모든 일을 결정해 나간다는 데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며 "내가 상대하는 한 사람 한 사람 뒤에는 20만~30만명의 눈동자가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늘 상대방 입장에 서서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 위원장은 "좋은 말씀 잘 기억하면서 공부하겠다"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 김 의장은
한 위원장에게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내년 1월 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직속상관 감옥 보낸 한동훈의 공천 초식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일했던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은 2018년 1월 구속됐다.
'국정원 특활비 불법 수수' 혐의였고,
당시 수사 라인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있었다.
그 위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MB 청와대에서 특활비가 오가던 2011년,
민정2비서관은 김진모였고 그 바로 아래 선임행정관은
한동훈이었다.
김진모-
한동훈 두 사람의 '직속' 인연은 이후 검찰로도 이어졌다.
2013년
한동훈 대검 정책기획과장 시절 직속상관이 김진모 대검 기획조정부장이었다.
그러다 탄핵과 적폐수사 정국이 몰아쳤고,
'두 차례 모셨던' 직속 선배를 수사한
한동훈은 거침 없었다.
당시 수사 상황을 잘 아는 인사는 "검찰이 특활비를 수사한다 하니 국정원이 '김진모'란 인물을 가장 먼저
한동훈에 던져본 것"이라며 "과연 자기 식구까지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을지 떠본 건데,

한동훈에겐 그 수가 먹히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수사 물꼬를 튼 윤석열(검사장)-
한동훈(3차장)-송경호(특수2부장) 특수라인은 결국 두 달 뒤 MB까지 구속했다.
특히 MB 청와대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한
한동훈 입장에선 직속상관인 비서관과 대통령까지 감옥에 보낸 셈이다.
'
한동훈 비대위'를 놓고 국민의힘이 갑론을박 난상토론을 벌이던 지난 19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장에서 충북 청주 서원당협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김진모는
한동훈에 대해 "두 번이나 일해봐서 아는데,
강성으로 장관직을 수행할 수밖에 없어서 그렇지 부드럽게 변신할 수 있고 유능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본인을 수사해 감옥까지 보낸 직속 후배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연유가 궁금해 물어봤다.
그는 "당초 발언할 계획은 없었지만,
함께 MB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박정하 의원이 사회를 보다 발언해보라 해서 한 것"이라며 "위기의 당이 기왕 베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감각과 능력과 스타일과 성실함이 겸비된 엘리트 정치인에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였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
한동훈이 김진모와 친하다고 해서 공천 줄 사람이 아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선배를 감옥에도 넣는데 무슨 공천을 주냐'는 것.서운한 감정은 없었느냐는 물음엔 "수사를 받던 당시 윗선에 대한 추궁도 당했고 감정적으론 공감이나 찬성을 할 순 없었지만,

한동훈에 대한 '인간적 신뢰'가 무너져내리진 않았다"고 했다.
실형이 확정되고 난 뒤 '후배
한동훈'은 미안한 마음을 표했고,
'선배 김진모'는 다 받아들이며 이해했다고 한다.
원칙대로 수사하고 처벌까지 마무리한 뒤 개인적 인연의 아쉬움을 달래며 앙금을 풀어냈다는 스토리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6일 취임식에서 서태지의 '환상속의 그대' 가사를 인용해 수락연설을 했다.
/연합뉴스

■'서태지'에 담긴 경고비대위원장을 수락한
한동훈은 첫 연설에서 서태지를 차용했다.

'동료 시민'과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빛나는 승리를 가져다줄 '사람'과 '때'를 말하면서 '우리 모두'와 '지금'을 강조했다.
바로 지금이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유일한 장소란 서태지의 노랫말을 정당 정치에 적용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세상은 빨리 돌아가고 있고 시간은 멈춰 기다리지 않으며 사람들은 머리 위로 뛰어다니는데 방 한구석에 앉아 쉽게 인생을 얘기하려 하지 말라는 전제가 담긴 걸로 풀이된다.
자신을 향한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을 임재범을 인용해 연설했던 2년 반 전 이준석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메시지로도 읽힌다.
연설문에 서태지를 녹여낸 가장 큰 이유는 서태지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인
한동훈 본인이 X세대란 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여권의 최대 약점인 70년대생 40~50대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70년대에 태어나 90년대 학번으로 졸업한 X세대는 그동안 보수여권에겐 난공불락 철옹성이었다.
오죽했으면 지난 대선 때 2030 지지를 끌어안은 이준석은 4050 세대를 얻기 위해 이른바 '세대포위론'이란 개념까지 동원해야 했다.
처칠과 케네디,
링컨만 들려오던 여의도에서 서태지의 등판은 '
한동훈식 정치'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메타포'이자 내부를 향한 일종의 '경고'로 보인다.
이미 변화된 여의도 문법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이들은 '수십년째 같은 영수증만 내미는' 86 운동권과 함께 청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한동훈 앞엔 비대위 출범 후 용산과의 관계설정,
이준석 신당,
쌍특검 거부권 등 여러 시험대가 있다.
그러나 총선 100여일 전 추대된 비대위원장에게 주어진 지상과제는 역시 첫째도 공천,
둘째도 공천이다.
당내 반발을 극복하고 공천개혁을 이뤄낼지 여부가 결국 '조선제일검'에서 '소수여당' 당수가 된 그의 정치적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되고 싶은 건 없고 하고 싶은 건 참 많았다'던 그는 '정교하고 박력있는 리더십'을 앞세워 "무기력 속에 안주하거나 계산하고 몸사리지 말고 그때 그때 바로 바로 반응하고 바꾸자"고 했다.
"국민의힘보다 국민이 우선"이라며 '선당후사' 대신 '선민후사'를 실천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9일 비대위원 임명장 수여식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의 초식
높은 지지로 추대된 비대위원장이 본인의 출마를 선제적으로 포기하는 순간,
공천 개혁 과정에 활용할 초식(招式)의 폭은 상당히 넓어진다.
그가 휘두를 공천 칼바람에 무턱대고 저항을 했다간 득보다 실이 훨씬 클 거란 판단 때문이다.
원내 친윤 그룹의 한 핵심 인사는 "대통령과 비대위원장이 기성 정치권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개혁에 대한 입장은 큰 차이가 없다"며 "여의도는 개혁의 '대상'이지 '주체'가 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고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
한동훈이란 이름을 내걸고 강하게 당내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 그 누구도 쉽게 피할 순 없을 것"이라며 "거기엔 나도 포함된다"고 했다.
이전 김기현 지도부 체제에서 시도하는 공천 개혁과
한동훈 비대위가 밀어붙일 개혁은 그 강도와 압박의 차원이 완전히 다를 것이란 얘기다.
그래서인지 비대위 구성 직전까지 영남 주류가 중심이 된 당내 기득권 다수는 '정치를 모른다'는 이유로 그의 등판을 물밑에서 저지해왔다.

한동훈의 개혁'은 결국 핵심 친윤 그룹을 포함한 당내 주류를 얼마나 개편하고 또 재편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
이는 공천 결과로 1차 평가를,
선거 결과로 최종 심판을 받게 된다.
대선 전후 소위 '윤핵관'으로 불리던 사람은 장제원·권성동·윤한홍·이철규 4명이었지만,
최근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실세는 이철규·박성민 두 사람이다.
한 명은 초반부터 '
한동훈 비대위'의 필요성을 여러 의원들에게 역설하며 '윤심'을 전하려 했다 하고,
다른 한 명은 순방중인 대통령이 밤새 전화를 스무 번이나 했지만 자신이 못 받았다는 자랑을 하고 다녔다 한다.
직속상관으로 모신 선배를 가차없이 수사해 구속까지 시킨 검사가 법무장관을 거쳐 여의도에 입성했다.
'동료 시민들(fellow citizens)'이 그에게 기대하는 바는 명료하다.
'여의도 사투리'를 벗어난 문법으로 낡은 정치 청산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정교하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능력을 스스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정권과 당권에 가까이 서서 구태(舊態)를 답습해온 이들부터 물갈이 할 때다.
'9회말 풀카운트'에 대타로 오른 그에겐 바로 지금이 유일한 순간이며 장소다.


'73년생 윤석열'
한동훈의 미션,
'윤석열 신당' 만들기

[박세열 칼럼] 위에서 내리 꽂은 세대교체,
앙상한 '반정치' 깃발을 들다

한국 정치사에서 세대교체론의 대명사는 '40대 기수론'이다.
1969년 11월 8일 신민당 원내총무 김영삼은 1971년 대통령 선거에 신민당 후보로 나설 것을 천명했다.
독재자 박정희 쿠데타 세력의 '젊은 군부'에 맞서기 위해 '젊은 야당'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40대 기수론'을 밀어붙였다.
김대중,
이철승이 합세하면서 대세를 탔다.
김대중이 야당 후보로 선출돼 박정희 독재 정권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갔다.
'40대 기수론'은 젊은 정치인들이 돌파해 낸 '세대 교체'의 마중물이 됐다.

3김 시대는 50대 노무현이 끝냈다.
'새 시대의 맏형'은 못되고 '구시대의 막내'가 됐지만,
노무현은 2002년 혈혈단신으로 젊은 386들을 이끌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까지 탄생시켰지만,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기득권'이 된 86세대는 지금 5선,
6선을 바라보며 '후배'가 아닌 '친구'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길 반복하고 있다.
그리하여 국민의힘에게 '운동권 심판론'의 빌미를 제공하는 중이다.

보수 진영은 어떤가. 2021년 6월 11일 국민의힘 초대 당대표 선거에서 44%를 득표해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원내 교섭단체 대표에 오른 이준석도 빼놓을 순 없다.
이준석은 기성 세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승리에 목말랐던 보수세력의 기수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했다.

한계는 명확했다.
여성혐오 등 '반정치'에 기대어 '세대 포위론'을 조악하게 주물해 선거 기술을 부렸다.
양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다가 결국 스스로 만든 대통령에 의해 당에서 쫓겨났다.
트럼프가 의회주의를 혐오하는 인종주의자들의 목소리를 제도권에 끌어들여 멕시코에 장벽을 세운다고 한들,
우린 그걸 '정치'라고 부르지 않는다.
반정치(Anti Politics)의 유혹에 빠진 보수정당은 이준석식의 세대교체론에 급체했다.
정치화되지 않은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해놓고 혐오를 정치 세력화한 대가는 만만치 않다.
양당 체제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합리적 세력이,
이 젊은 보수 정치인과의 선거 연대를 꺼리게 만든 건 사실 본인이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

세대 교체는 언감생심인 민주당의 상황은 차치하고,
세대교체론의 불씨를 스스로 꺼트린 보수는 지금 새로운 '세대교체론'에 환호하고 있는 것 같다.
X세대,
강남 8학군 출신 50대 엘리트
한동훈의 등장이다.
평생 검사로 살아온 50살
한동훈은 경선도 치르지 않고 여당 대표직에 무혈입성했다.
그 뒷배에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부하 검사를 일약 법무부장관에 발탁하더니,
곧바로 야당 대표직에 내리꽂았다.

위에서 내리 꽂은 세대교체,
앙상한 '반정치' 깃발을 들다

지금
한동훈식 세대 교체의 앙상한 명분을 메워주는 것은 '반정치(Anti Politics)'다.
전 세계의 많은 '반정치' 행위들은 '법치'라는 구호와 자주 결합한다.
부패한 정치권을 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세차'하는 신성한 역할을 부여받은 정의로운 '판사(혹은 검사)'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한다.
범죄자 사살을 명령한 필리핀의 두테르테나,
브라질의 좌파 청산 '세차 작전'은 반정치가 극한으로 치달았을 때 어떤 구호가 사람들의 감성에 잘 작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들이다.

한동훈의 세계관은 기본적으로 이분법에 토대를 둔다.
선과 악의 세계이고,
집행자와 범죄자의 세계다.
그가 집권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며 내놓은 연설에는 '적',
'청산해야 할 상대'가 누군지 명확하게 지정돼 있다.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런 당을 숙주삼아 수십년간 386이 486,
586,
686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합니다.
"

이 주장에 따르면 현 국회 다수당은 범죄자들이다.
그리고 그 당을 숙주삼아 86세대(운동권 세대)가 '특권 정치'를 하고 있다.
반정치주의자의 특징은 지나친 '자기 확신'이다.
스스로를 '정의의 사도'로 자리매김한다.
이 세계관에서 여의도는 '범죄자 집단'으로 치환된다.
정치란 뭔가 더러운 일이고,
편집증적 권력욕의 부산물 같은 것으로 취급된다.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이용하는 영악한 방법이다.
"여의도에서 300명만 쓰는 고유의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사투리'"라며 "나는 나머지 5000만 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한 발언 역시 좁게는 여의도와 비여의도를 나누고,
넓게는 노동조합이나 시민사회를 부패 집단으로 낙인 찍는다.
"우리"는 그들을 심판해야 할 신성한 의무를 부여받았다.
"우리"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세력과 싸울 것"이라고 천명한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이미 다 실패로 끝났다는 점이다.
'정치 혐오'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의 세계관이었다.
'운동권 정치 청산'도 윤 대통령이 다 써먹었던 구호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무식한 3류 바보들 데려다 정치해서 경제,
외교,
안보 전부 망쳐 놓았다",
"가지가지 무능과 불법을 동시에 다하는 엉터리 정권",
"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음습한 조직폭력배,
잔인 범죄 이야기를 먼저 다 밝혀야 한다"고 했고,
'민주당 정권'이 집값을 의도적으로 올려 국민을 가난하게 만들어 자신들을 지지하도록 만들었다는 황당한 논리를 펴며 "민주당 운동권 정권의 실체를 여러분이 정확히 알아야 한다.
노동자,
약자,
서민 위하는 것 같지만 겉으로 그렇게 사기치고 실제 어려운 분들에 더 고통을 주는 그런 패거리집단"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의 '운동권 정치 청산론'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승이다.

한동훈 위원장이 여의도를 배격하고 '국민'을 강조하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구호가 그 유명한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었다.
국민과 정치권을 적대 세력으로 설정한다.
'운동권 정치 청산'도 윤 대통령의 단골 레파토리다.
어쩌면
한동훈의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전 국민의힘과 윤석열의 인식을 그대로 계승하는 버전 2.0이다.
윤 대통령의 유일한 승리는 '운동권 정치 청산'을 내걸고 대선에서 이겼던 그때다.
이후 '공산 전체주의',
'카르텔' 등 수많은 '적'들을 내세웠지만 그의 국정 운영 점수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걸 반등시켜야 하는 과제가
한동훈에게 있다.
하지만 지금
한동훈의 지지층은 윤 대통령과 정확히 겹친다.
한국갤럽의 12월 1주 차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를 보면
한 위원장은 대구·경북 지역(TK)과 60대 이상에서만 이재명 대표를 앞섰다.
18~29세의 경우,

한동훈 6%,
이재명 5%로 비슷했는데,
그 외 모든 지역과 연령층에서 이 대표에게 뒤지거나 동률이었다.
(12월 5~7일 전국 성인 유권자 1000명 대상 전화면접.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대,
30대,
40대,
50대에서 확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과 똑같은 증상을 겪고 있다.

한 장관이 '윤석열 아바타'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유는 이런 점들 때문이다.
그래서 '변화'를 주문하고 있는데
한동훈은 되레 '윤석열 사상'을 강화하고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지지를 못 받고 있는 상황,
자신에 대한 지지층이 윤 대통령의 그것과 정확히 겹치는 상황에서 지난 2년 가까이 써 왔던 '윤석열 전략'을 똑같이 사용하는 건 자기 객관화가 안 돼 있다는 걸 의미한다.
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이 국민적 지지를 못 받고 있는지 알지 못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똑같은 일을 하면서 결과가 다르길 바라는 걸 '미친 짓'이라고 했다.


한동훈의 미션은 '윤석열 신당' 만들기

'동료 시민들'(My fellow citizens)'이라는 영어 번역투의 생소한 조어를 구사하는 걸 세련됨으로 포장하는
한동훈 비대위에 합류한 인사 면면을 보면 8명 중 7명이 '비정치인'이다.
이걸 자랑스레 내건다.

면면을 봐도 '반운동권(민경우)',
'반민주당(김경률)'이 거의 전부다.
'주사파'에서 '우파'로 전향했다고 하는 민경우 비대위원의 인식은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에 대해 "(굉장히 우수한) 제국의 청년들이 해외 식민지를 개척하잖나"라는,
뉴라이트류의 '식민지 근대화론'에 경도된 수준이다.
이런 사상은 이준석조차도 경계했던 것들이다.
민경우 비대위원은 운동권 세력의 핵심 특징을 "친북 반미"로 본다.
지금 민주당을 '친북 반미'로 보는 사람들은 태극기 세력,
전광훈 세력 뿐이다.

이런 걸 '세대 교체'라 부르는 건 민망하다.
'세대 교체'가 아니라 '주류 교체'에 불과하다.
생물학적 나이가 세대 교체를 상징하는 건 아니다.
지금
한동훈은 김영삼도,
김대중도,
노무현도,
이준석도 아니다.
자력으로 인한 세대 교체가 아니면 생명력이 없다.
대통령의 변화를 이끌어내라 했더니 대통령의 인식을 계승하고 대통령 배우자의 '특권 의식'과 '범죄 혐의'를 방어하고 있는 모습은,

한동훈이 그토록 혐오해마지 않는 '민주당 운동권 세력'의 행태 아닌가?

지금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정당'이 아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지금 '윤석열 국회'를 필요로한다.
이준석을 숙청한지 1년여 만에 국민의힘을 '윤석열의 정당'으로 완성시켜야 하는 미션이
한동훈에게 주어졌고,
대통령의 충실한 '부하'
한동훈은 혁신을 빙자한 '윤석열 신당' 만들기에 착수했다.
그것은 '창당'의 형식이 아니라 '당 고쳐쓰기'의 형식이다.
앞으로 진행될 '물갈이'와 '찐윤'의 약진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체제로 170석(홍문표 의원)까지 바라보는 '꿈'을 꾸고 있다.
세대교체를 흉내낸 인위적 주류 교체,
그리고 '반정치의 정치'라는 "무기"를 장착한
한동훈 체제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을 전면에 내걸고 총선에 뛰어들고자 한다.
1973년생 윤석열의 무운을 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한동훈 "특검법은 명백한 악법…거부권은 국민 위해 당연"(종합)

안채원 기자기자 페이지

'쌍특검 강행' 野 향해 "똘똘 뭉쳐 악법 통과에도 부끄러움 못 느껴"

"내부 사극 찍고 삼국지 정치 말자…사극은 최수종 것이고 제갈량은 졌다"

<BR>한동훈 비대위원장 발언 듣는 이재명 대표


한동훈 비대위원장 발언 듣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2023.12.29 [공동취재]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은 국민을 위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 법은 총선을 그걸로 뒤덮고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겠다는 명백한 악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4월 9일,
(총선 당일인) 10일에도 종편이나 이런 데서 2시에 생방송으로 때려 가지고는 국민들이 어떻게 정상적인 선택을 하겠나"라며 "게다가 수사 결론이 그 이전에 나오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거부권 행사와 관련 대통령실이랑 논의가 있었는지 묻자 "특별히 논의한 바는 없다"고 답했다.

향후 특별감찰관 임명이나 제2부속실 설치 등을 대통령실에 건의할지에 대해선 "조금 다른 이야기"라며 "민생 전반이나 제가 당을 이끌면서 필요한 정책들은 앞으로 차차 고민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첫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는 동료 시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기기 위해 모였지만,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다 동원하겠지만,
그럼에도 한 발은 반드시 '공공선'이라는 명분과 원칙에서 떼지 않겠다는 약속,
'피벗플레이'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발을 바닥에 고정한 채 나머지 발은 움직이며 방향을 바꾸는 농구의 '피벗플레이'에 빗대 앞으로의 당 운영 원칙을 밝힌 것이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두발 다 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플레이하면 민주당과 다를 게 없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 격이 맞는 명분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이기겠다는 우리의 결심이 오히려 우리를 승리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 구성원들에게 "우리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이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고 당부하며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 것이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말했다.

yumi@yna.co.kr


한동훈 첫 외부 일정은 현충원 아닌 몬시뇰 신부 조문…다음은 대구행

【 앵커멘트 】새 지도부가 취임하면 보통 검은 양복을 입고 예를 갖춰 현충원을 참배하는 모습이 예상되죠.그런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번에도 좀 달랐습니다.

첫 외부 일정은 종교계 원로 조문이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궁금하네요.김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명동성당으로 들어갑니다.

방명록을 작성하고 지하성당에 마련된 고 정의채 몬시뇰 앞에서 고개를 숙입니다.
과거 박근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현충원 참배로 비대위 출범을 알렸다면 한 비대위원장은 종교계 원로의 빈소를 찾았습니다.

마지막까지 비대위 인선을 보안에 부치고,
▶ 인터뷰 : 박정하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어제)- "아무도 물 먹지 않은(낙종하지 않은) 평화로운 아침이었어."직접 전화해 비대위원직을 설득한 한 비대위원장의 새로운 문법이 이번 빈소 방문에도 반영됐습니다.
▶ 인터뷰 :
한동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당연히 가야 하는 자리입니다.
"조문을 마친 뒤에는 "고 정의채 신부의 책에서 인류 공통 과제로 공존과 공생을 말한 부분이 와 닿았다"며 "시대를 아우르는 큰 분이셨다"고 했습니다.
총선 승리와 야당과의 협치를 과제로 안은 한 비대위원장의 첫 외부 일정의 의미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덕망 높은 성직자가 교황에게 받는 몬시뇰 칭호에서 알 수 있듯 실제 고 정의채 신부는 보수·진보를 넘어 날카로운 조언을 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수는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대통령에 걸맞지 않은 발상"이라고 비판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겐 "국정운영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다음 달 2일 대전을 시작으로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하며 민심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섭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MBN뉴스 김지영 [gutjy@mbn.co.kr]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영상편집 : 양성훈그래픽 : 송지수


한동훈 등판·이준석 탈당…누가 살아남을까

김건희 특검법까지 상정

세밑 슈퍼위크 향배에 촉각

<BR>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BR>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착각이다.
그가 놓인 상황은 공격수가 아니다.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역전 만루홈런을 꿈꾸는 대타로 불려나온 것이 아니다.
수비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불려나온 구원투수다.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상황도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야구로 비유한다면 1년 8개월째다.
9회가 아닌 3회말이나 4회초다.
경기 초반부터 온갖 실책으로 무너진 셈이다.
아마추어 경기라면 콜드게임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다.
정권의 지지기반인 보수매체 칼럼니스트들도 경고한다.
내년 총선에서 지면 윤 대통령이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세밑 슈퍼위크였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
국민의힘 당사에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이 열렸다.
이튿날,
이준석 전 대표는 지역구인 노원구의 숯불갈빗집에서 탈당과 신당창당계획 기자회견을 열었다.
12월 27일은 12년 전,
그가 현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에 입당한 날이다.
그리고 다시 국회. 김건희 특검법이 상정됐다.
원내 1당인 민주당과 정의당,
야권의 시간이었다.
4월 총선을 넘어 윤석열 정권의 남은 정치적 시간과 구도를 정초(定礎)하는 세밑 ‘슈퍼위크’였다.
누가 결국 살아남아 승자가 될까.

9회말 투아웃 대타…한동훈의 착각?

묻고 싶다.
586을 척결하면 나라가 흥하나. 제2의 윤석열은 될 수도 없고 성공할 수 없다.
윤석열은 지난 대선 때 정치 문외한으로 나타나 반문재인·반이재명으로 대선을 치렀다.
반민주당·반이재명으로 총선을 치르려 하면 안 된다.
1년 8개월 국정을 운영했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어려워진 상황이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주의 국정운영으로 빨간불이 켜져 실망감과 분노·허탈이 자리 잡았는데 답을 줘야 할 사람이 그에 대해서는 하나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은 대통령의 길,
당은 당의 길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가면 지난 총선보다 국민의힘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의 말이다.
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최적의 선택이었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차라리 원희룡이 나았다고 본다.
당 사정도 알고 당내 소장개혁파 경력도 있다.
최고위원으로 지도부 활동도 해봤고,
단체장·장관도 해봤다.
부동산 문제 심각성도 알고 있고,
김건희 여사 양평 특혜 논란은 국토부 장관을 맡아 온몸으로 겪었다.
비대위원장이나 공관위원장은 당을 잘 알면서도 이미지가 망가지지 않은 사람이 맡았어야 했다.

정치권 주변 국민의힘 쪽에서
한동훈의 등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부분의 추측은 그러나 비상대책위원장이 아니라 공동 선대위원장이었다.
원희룡이나 박민식 같은 장관 출신 정치권 인사가 비대위를 맡고,
공천관리위원장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맡은 다음
한동훈 등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하는 수순으로 내다봤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불과 2~3주까지만 하더라도 국민의힘 안팎에서 유력한 안이 아니었다.
‘비상상황’은 표면적으로는 김기현 대표가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라는 용산의 외압에 견디지 못하고 사퇴하면서 벌어졌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이대로라면 4월 총선에서 서울은 6석밖에 못 건질 것이라는 당 내부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터져나왔다.
4월 총 의 승부처인 서울·수도권 참패는 총체적인 패배를 뜻한다.
지금대로라면 야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심판선거를 넘어 탄핵 선거가 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의 발로였다.

김기현 대표체제의 갑작스러운 붕괴

지난해 12월 26일 취임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역구로도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동시에 승리를 위해서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희생하라는 메시지로 읽혔다.
공직을 방탄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
특권 의식이 없는 분들만을 국민에게 제시하겠다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사법리스크를 안고도 당대표 자리를 내려놓지 않고 있는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공격이지만,
동시에 자당 출마자들에게도 승리를 위한 ‘용기와 헌신’을 보이라는 압박이다.

한동훈은 과연 국민의힘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세력’의 폭주와 같은 생경한 용어를 동원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런데 이 표현이 등장하는 책이 있다.
‘국내 최초
한동훈 분석서’라는 표식을 붙인 <73년생
한동훈>이라는 책이다.

한 위원장이 직접 인용은 하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보면 한 장관이 수락 연설에서 밝힌 많은 내용이 중첩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심이라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시내각 수상 처칠이 ‘됭케르크 철수’ 직후 하원연설에서 내놓은 표현이다.
상륙지점에서,
들판과 거리에서,
언덕에서 싸울 것이고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처칠의 격정적인 연설에 등장하는 장소는 호남을 필두로 한 전국 일곱 군데 지역으로 대체됐다.
처칠에 대한 언급이나 한 장관이 인용한 서태지와 아이들(
한 위원장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곡 ‘난 알아요’가 나온 1992년에 대학에 입학한 92학번이다)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 언급돼 있다.

한 위원장도 자신을 분석대상으로 삼은 저 책을 읽은 것일까. 저도
한 위원장에게 많은 영감을 받아 책을 썼지만 레퍼런스가 됐을 수는 있다.
책에서 서태지 세대의 성장과 퇴행을 언급했는데
한 위원장이 서태지를 좋아하는지는 몰랐다.
저는 세대감성으로 썼는데
한 위원장과 일면식은 없지만 분석을 틀리게 하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책 저자인 심규진 스페인 IE대학 조교수의 말이다.
그에게 물었다.

- 책이 나올 때까지 김기현 대표체제가 무너지고
한동훈이 ‘조기 등판’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듯하다.

탄핵을 거치면서 국민의힘은 지역 토호가 산재해 있지만 각자도생하는 정당이다.
더 이상 계파정치가 가능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지는 허허벌판,
만주벌판과 같은 상황이다.
김기현은 계파정치가 무너진 상황에서 자신을 지역 토호로 생각했기 때문에 정치거래가 틀어진 것이다.

- 당대표 김기현이 그동안 보여준 것이 용산의 신임에 자신 있다는 것 아니었나.

정치 리소스(resource)를 당원으로 볼 때 당원들은 윤석열을 보고 김기현을 찍어준 것이었다.
그런데 김기현은 생각이 달랐던 거로 보인다.
본인은 대권까지 꿈꾸면서 용산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동업자 관계로 생각한 것이다.
당원들 입장에서는 용산이 책임지고 뭘 할 수 없으니까 김기현을 대통령의 대리인이자 동반책임을 져주는 관계로 생각했는데,
그는 이른바 윤심을 등에 업고 그 자리를 얻은 것 아닌가. 김기현 본인은 ‘내가 대통령보다 더 못할 것이 뭐가 있나,
나는 할 도리를 다했다,
내가 왜 대통령 대신 매를 맞아야 하는가’라고 지역 토호로서 영토를 지키겠다고 하니 정치적 합의가 깨져버렸다.
대통령도 멘붕이 왔고. 김기현 체제 붕괴는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정치적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계파가 없기 때문이다.

- 수직적 당·정 관계를 바꾸는데 한동훈이 적임자라고 보나.

기자들 질문·답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각자의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할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과도 검찰에서 일로 만난 관계다.
프로젝트를 같이하는 관계로 리더십과 팔로워십에서 역할분담을 인정하는 관계다.
이 사람은 비대위원장으로 자기 역할을 하고,
책임지고 결단하는 역할은 대통령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주도권을 잡아서 뒤통수를 치거나 말을 듣게 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일종의 실용주의적 파트너십인 셈이다.

그는 ‘눈물 젖은 빵을 먹고 노력해 자수성가했기 때문에 대중의 고통을 잘 안다는 이명박이나 이재명의 성공스토리와는 다른 엘리트
한동훈의 능력주의 서사가 오히려 2030세대,
MZ세대에는 더 먹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30세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들어설 때부터 경제적 풍요를 누린 세대로 주눅 들지 않는다.

한 위원장이 살아온 삶,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취를 이룬 것에 대한 리스펙트가 있다.
감정적으로 합리화하거나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를 구사하는 행위 자체를 촌스럽게 느끼는 것이다.
예컨대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를 보면서 MZ세대가 마동석에게 기대하는 것은 자기 이야기를 구질구질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나 퍼포먼스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에게 투표한 MZ세대도 마찬가지다.
페스트 행정이라는 능력을 보고 뽑은 것이지 소년공 이야기에 감화된 것이 아니다.
윗세대는 이념 같은 걸 중시하지만 MZ세대는 그런 점에서 다르다.

MZ세대와 한동훈 비대위원장


한동훈의 취임사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총선 불출마 등 여권 내부 메시지는 당분간 2인자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지금 떠버리면 권력서열이 바뀔 수 있다.
지금 윤 대통령은 인기도 없고 지지율도 낮은데 굳이 나서서 대립각을 만들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4월 총선은
한동훈 대 이재명,
미래 대 과거,
586 특권 대 재기발랄할 X세대로 치르겠다는 전략을 설정했다.
이 두 가지를 천명했다고 보면 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의 진단이다.
그는 세밑 슈퍼위크의 승자는
한동훈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분명 민주당 지지층에는 반감을 샀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이나 중도층 일부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선거프레임에서도 2030남성을 타깃으로 삼아 이준석 신당 이슈를 쪼그라뜨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음식점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BR> /한수빈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음식점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그는 이준석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신당 추진과정에서 이준석이 추진 중인 ‘(가칭) 개혁신당’이 어느 세대,
어느 지역을 대상으로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를 구체화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반윤석열 TK신당 영남신당을 설정했다가 중간에는 비윤석열 영남·보수신당으로 갔다가 12월 27일 기자회견에서는 3지대로 완전하게 이동하는 듯보였다.
한마디로 모호한 정체성을 드러냈다.
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장이 이준석의 탈당으로 나타날 국민의힘 2030지지층의 공백을 100% 메우기는 어렵지만 70~80%는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봤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쪽에서 ‘민주당의 4월 필승 카드’로 보고 잔뜩 경계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 특검은 단기 이슈다.
예정된 거부권 행사를 두고 비판 여론이 일겠지만 파장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다.
당장 민주당에 호재처럼 보일지 몰라도
한동훈만큼의 파괴력은 아니다.
윤 대통령이 장고하지도 않을 것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수락 직전인 일요일(12월 24일) 고위 당·정·대 회의를 통해 특검법에 대한 방침을 정하면서
한동훈 위원장의 부담감을 줄여준 전략과 유사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밀고 있는 프레임처럼
한동훈은 ‘윤석열 아바타’,
‘김건희 호위무사’라는 식으로 일관했을 때 자칫하면 실기의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초대청년소통정책관을 지낸 여선웅씨는 저쪽이 설정하고 있는 ‘586 대 97세대 프레임’으로 볼 때 국민이 민주당을 올드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며 우리에게는 안 좋은 프레임인데 그걸 깨는 카드를 내놓지 못한 채 ‘한나땡’(
한동훈이 나오면 땡큐)만 외친다면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의 취임 일성이나 그에 대한 민주당 주변의 반응을 보면 양당이 서로 지지층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층이 보수 결집하고 민주당이 민주 결집으로 치닫는다면 사실 민주당으로서는 보수층이 훨씬 더 두텁기 때문에 불리하다.
게다가 저쪽은 여당이다.
위기는 오히려 국면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에 닥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인물과 정책변화 기대할 수 있을까

그는 상대방이 당대표·비대위원장·대선후보 간판까지 교체할 태세인 반면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인물과 정책에서마저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월 중순까지 기다려본다고 하지만 강서보궐선거 이후 4개월을 그냥 허송세월로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불출마카드를 던졌는데 정권심판 여론이 높다고 민주당은 안주하거나 부자 몸 사리기로 비친다.
문제는 역설적으로 민주당이 지금의 ‘시스템 공천’을 유지하는 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20% 컷오프를 하는데 민주당은 컷오프도 없이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한다.
민주당만 놓고 보면 지난 2020년 총선에서 103명의 현역 의원이 공천 신청을 해서 그중 93명이 공천을 받았다.
90%가 살아남았다.
시스템 공천이라는 것이 완벽히 현역한테 특혜를 주는 공천 시스템이다.
민주당 서울 국회의원이 49개 지역구 중 40명인데 선수를 세어보니 89선이다.
이분들이 사실상 내년에 거의 다 된다고 하면 선수만 120~130선이 되는 거다.
서울에만 평균 선수가 3선이 넘는 중진 의원이 40여명 되는 셈이다.
국민이 볼 때 인적 쇄신이 미흡하지 않겠는가. 임종석 대통령실장도 다시 출마한다고 하는데 비유하자면 2002년 월드컵 영웅이던 황선홍·홍명보 같은 선수들이 또 뛰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강인이나 손흥민 같은 선수들은 못 나오고.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2월 말 정립된 구도가 오는 4월 총선을 넘어 이후로도 쭉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돌발변수가 있어 김건희 특검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안 한다면 모르겠지만
한동훈은 비례도 안 맡고 지역도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역구를 포기하고 비례 맡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알려진 이재명 대표와 변별력이 커져 버렸다.
문제는
한동훈 효과가 크면 클수록,
또 이준석과
한동훈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재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민주당으로선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4월 총선의 최우선 화두는 정권 심판 구도가 되리라는 점 또한 지금으로선 명확한 사실이다.
이런 총선 프레임을 민주당 심판론으로 바꿔보려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시도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이준석, 한동훈 '삼국지 정치 지양'에 "이재명 '알렉산더' 만들 것인가"

"주저없이 제갈량 삶 동경하겠다"
한동훈 "내부 궁중암투 안 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탈당 및 창당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BR>(공동취재) 2023.12.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탈당 및 창당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한은진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한 데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알렉산더 만들고 싶은 게 아니면 역사공부 똑바로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갈량이 살던 방향으로 살고 싶냐,
동탁과 여포같이 살고 싶냐 묻는다면 저는 주저없이 제갈량의 삶을 동경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어차피 여포는 동탁을 찌른다.
그것도 아주 황당한 사건으로"라며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제대로 공부해보면 아테네를 시기해서 스파르타가 그리스 내에서 패싸움 벌이다가 마케도니아 좋은 일 시켜주는 결론이 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왕인 알렉산더 대왕을 언급하며 "이 대표를 알렉산더 만들고 싶은 게 아니면 역사공부 똑바로 해야 될 것"이라고 한 비대위원장을 향해 직격했다.
한편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이 사극 찍고,
삼국지 정치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우리가 할 일을 앞장서서 솔선수범해 몸 사리지 말고 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비대위원장은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씨 것이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
우리가 할 일을 앞장서 솔선수범해서 몸 사리지 말고 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gold@newsis.com

이준석,‘제갈량 결국 진다’는 한동훈에 난 제갈량 동경

어차피 여포는 동탁 찌른다…역사 공부 똑바로 해야 할 것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 식당에서 탈당 및 신당 창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나는 주저 없이 제갈량의 삶을 동경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갈량이 살던 방향으로 살고 싶냐,
동탁과 여포같이 살고 싶냐 묻는다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첫 비대위 회의에서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이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한 발언을 받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어차피 여포는 동탁 찌른다.
아주 황당한 사건으로라고도 했다.

또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제대로 공부해 보면 아테네를 시기해서 스파르타가 그리스 내에서 패싸움 벌이다가 마케도니아 좋은 일 시켜주는 결론이 난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알렉산더로 만들고 싶은 게 아니면 역사 공부 똑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가칭 ‘개혁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이동학 한동훈 취임 일성이 실망스러운 이유

<BR>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BR> photo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구국의 영웅이 결단하여 온 것처럼 떠들썩했던 언론의 관심은 용두사미로 끝날 듯하다.
보수를 혁신하고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관전 포인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일성은 실망스러웠다.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내고 이어진 정진석 비대위도,
새롭게 치러진 전당대회에서의 당권 주자들도,
그 결과로 당권을 거머쥔 김기현 지도부도,
강서 보궐선거 참패 이후 꾸려진 인요한 혁신위원회도 왜 이렇게 실패와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알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치 ‘모르쇠’로 일관했다.
대통령선거에다 지방선거까지 승리하고도 여당이 왜 계속 비상상황인지 본질을 무시하고 있다.

‘개딸 전체주의’는 안 되고 ‘용산 전체주의’는 된다?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이유나 국민의힘이 집권 여당임에도 지리멸렬하는 이유가 정말 586 운동권 정치가 청산되지 않아서란 말인가? ‘용산 전체주의’는 괜찮고 ‘개딸 전체주의’는 타도의 대상이란 말인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탄생 역시 용산 전체주의의 산물 아닌가?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상태에서 상대를 타도하겠다는 일성은 태극기 세력을 향해 메시지를 낸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황교안 시즌 2다.

태도와 내용에서 반성이 없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대통령의 세계관을 단 1㎝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의 선장을 보니 난파선이 고쳐지긴 글렀다는 생각이다.
긁지 않은 복권이라 기대했던
한동훈 카드가 어쩌면 ‘꽝’으로 투명하게 드러나 버린 셈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대통령은 지금껏 잘못 운영해 온 국정의 기조를 절대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다 더 분명히 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도무지 왜 집권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대통령실은 국민과 동떨어진 길을 가고 있음에도 여당의 책임 있는 발언이나 행동이 나올 조짐은 없다.

국무위원에서 여당의 사실상 대표로 자리를 옮긴
한동훈의 정치는 검찰력을 동원한 공포정치,
자신들의 잘못은 돌아보지 않는 내로남불 정치,
잘할 생각보다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반사이익 정치의 전형이다.
우리 역사 최고의 독립운동가에게 이념의 잣대를 덧씌워 빨갱이로 만들려던 현 정부의 시도엔 반기를 들지도 못하면서 만주벌판의 독립운동가를 언급하는 뻔뻔함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야당은 약속일 뿐이지만 여당이 하면 실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말은,
그간 여당이 실천해온 것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실언,
이태원 참사,
채상병 진상조사 방해,
잼버리 국제대회의 무능,
영부인의 명품백 뇌물수수 등 대통령과 대통령실,
여사의 잘못을 실드치는 것 말고 더 무엇이 있었는가.

‘불출마’ 선언에 도사린 암수들

등장 이전부터
한동훈 위원장이 총선에서 비례대표나 지역구 어디를 나갈 것인지는 일찌감치 양 갈래로 예견돼왔다.
당선 가능성 면에서 영남지역 또는 서울 강남·서초지역 외엔 룸이 없다는 평이 중론이었기 때문에 안정 지역구를 택하고 전체 선거를 지휘할 것이라는 예측과 ‘아니다,
선거법을 바꾸고 비례를 노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양립했었다.
결과적으로 비례도 지역구도 불출마를 하겠다는 선언은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안정적 지역구에 나가면 ‘쫄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고,
강한 상대 후보와 맞붙는 승부수를 띄운다면 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배경이 밑에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의 토대 위에 불출마 카드를 던진 데는 크게 두 가지 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각을 세우기 위한 것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이면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자기희생이라는 포장지를 쓰고 당내 물갈이를 하기 위함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러한 선언을 할 때 앞자리에서 박수를 친 의원들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처음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뜻도 그러했다.
김기현 전 대표에게 대표 자리는 유지하되 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해달라는 언론 보도도 같은 선상이었다.
결국 현재의 국민의힘을 해체하고 검사 출신 등 전혀 새로운 인물들로 채우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검찰을 앞세운 공포정치의 시작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불체포특권의 포기다.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공천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추후라도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 출당시키겠다고까지 했다.
이는 마치 야당을 향해서 하는 공격 같지만 뜯어보면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이미 당원들의 표로 당선된 당 대표가 2명이나 부당한 과정을 통해 자리에서 쫓겨났다.
이러한 비상식적,
부정의적,
비민주적인 상황은 앞으로 대표가 아닌 국회의원들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반기를 들 경우엔 언제든지 검찰력이 동원되어 한순간에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거나 확정되지 않은 정보를 언론에 흘려 만신창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단순히 정당 하나가 망가지는 차원이 아니다.
입법부가 행정부의 일개 외청에 불과한 검찰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그야말로 견제 작동이 불가능해지는 민주주의의 큰 위기다.
검찰권은 이제 언제든지 누구든지 상관하지 않고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사용될 것이다.
2년 동안 대통령의 무능과 대통령을 둘러싼 여사와 참모들의 기행에도 아무 소리 하지 못했던 여당의 국회의원들이 이 순간에서조차 무슨 저항을 할까 싶지만 입법부마저 검찰력이 뻗쳐가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곧 독재임을 자각해야 한다.
진영으로 시야가 흐려지면 안 된다.
많은 이들의 희생에 의해 이룩한 민주주의는 신기루처럼 망가질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미래와 젊음을 내세우며 비대위원장에 ‘짠’하고 등장한
한동훈 위원장은 기성의 상대를 악마화하는 정치를 선택해버렸다.
젊은 비대위원들로 인선을 한다 하더라도 이들이 국민들의 보편적 상식을 대변하지 못한다면 하나 마나다.
단순히 집권 여당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집권한 이유가 무엇인가,
다시 말해 ‘정치를 왜 하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1.4%대로 역대치로 떨어졌고,
수출은 토막나 버렸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저출산과 함께 당장의 직접적 문제가 될 초고령화는 곧 노인 1000만 시대를 앞두고 있다.
노인지옥 사회지만 젊은이들 역시 미래가 암울한 상황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는 것은 욕심이다.

총 을 앞둔 지금,
브레이크를 걸고 방향을 바꿀 계기였던 마지막 비대위마저 강대강 대결을 선택했다는 것에서 민생에 대한 그 어떤 절박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김건희 특검법 거부 역시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도 기록될 것이다.
야당 정치인의 부인이 쇼핑백을 받고 정부 인사에 개입되었다는 정황이 나왔다면 바로 압수수색을 벌였을 것인데,
이것이 여당이나 대통령실 앞에서는 작동되질 않는다.
동료 시민이라고? 당장 국민 절반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야당을 지속적으로 범죄 집단화하는 태도에서 집권세력의 무능을 덮을 만한 수단이 유일하게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것밖에 없어 보여 서글프다.
그럼에도 국민의 심판은 내려질 것이다.

[신청년유감]은 여야의 유망 청년정치인들이 하나의 사안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가는 코너입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동학 전 최고위원이 필자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언주 "
한동훈은 낙하산 비대위원장…연설에 영혼 없어"[한판승부]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웅변대회 나온 줄,연설에 진심이 없어

한동훈의 발,국민과 떨어져…추상적인 말뿐 尹사고방식 단순해, '싫어, 안 해, 어디서 감히'
이준석 응원하지만 신당 합류 생각 아직 없어

▶ 알립니다*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여야 대표 정치9단들의 쓴소리를 듣는 시간 한판쓴소리. 오늘은 이상민 의원님의 개인사정으로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님 단독으로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의원님.

◆ 이언주> 안녕하세요. 즐거운 연말 되세요.
◇ 박재홍> 한 해 잘 마무리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 이언주> 네. 바쁘죠,
이것저것. 아까 교수님 채점하는 거 얘기하던데 저는 시험도 봤습니다.
박사학위 시험. (웃음) 바쁩니다,
바빠,
막 왔다 갔다.

◇ 박재홍> 정치 얘기로 바로 가보면 오늘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났죠,
예방을 했는데. 무엇보다 쌍특검 통과가 이루어진 시점에서 또 더불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민주당에 낸 비판의 수위가 높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만남이다 보니까 관심이 좀 크기는 했습니다.
오늘 만남 어떻게 보셨습니까?
◆ 이언주> 의례적인 만남. 특별이 기억나는 건 없는 것 같은데요.
◇ 박재홍> (웃음) 그래도 의원님이 지난번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설에 대해서 '턱도 없는 얘기다.
역사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그런 인선이다' 하셨는데 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이언주> 아니,
그걸 결정한 사람들이 감각이 없는 거죠.
◇ 박재홍> 감각이 없다?
◆ 이언주> 그리고 이 특검에 대해서도 거부권 행사를 반대하는 국민여론이 압도적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문제를 제기하거나 특검을 거부하면 안 된다든가 아니면 '특검을 그냥 통과시키자'라든가 그런 당내 논의가 전혀 없이 일사불란하게 퇴장하는 걸 보고 에너지가 없구나. 동력이 없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어떤 조직이요. 우리가 갈등이 없는 게 꼭 좋은 건 아니거든요. 갈등이 잘 해결되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갈등은 항상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 갈등이 분출이 되고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인식이 되고 그래서 그것을 해소할 때 그 조직은 발전하는 건데요. 지금 보면 대한민국의 정당 특히 국민의힘 같은 경우에는 제가 보면 그 기능이 사라졌다.
심각하다.
여당인데.
◇ 박재홍> 그렇군요.
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연설은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이철희 전 정무수석은 헤이트 스피치였다,
또 민주당에서는 혐오,
갈라치기 내용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
◆ 이언주> 저는 웅변대회 나오신 것 같던데. 스피치 대회 나오신 것 같던데요. 말은 되게 잘하시고 좋은 얘기 많이 하시는데. 진심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정치가,
저도 초선 때 처음 나왔을 때는 저랬을까 싶기도 하고 한데 지금 와서 이렇게 보면 정치인들의 연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저는 진심이 담긴 목소리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듣는 사람,
청자. 그러니까 듣는 사람이 누구냐. 일단 1번은 당원일 거고,
그렇죠? 2번 국민일 거고. 그 순서는 바뀔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국민과 당원한테 처음으로 보내는 메시지죠. 그때 진심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서 국민과 당원이 말은 못하고 있지만 갖고 있는 응어리를 조금이라도 풀어주거나 희망을 줘야 되는 거거든요. 그거하고는 거리가 먼 연설이었죠. 굉장히 잘 훈련되고 그럴듯한 얘기들을 많이 섞어 가지고 얘기는 했지만 저는 좀 영혼이 빠진 연설 같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본인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그래도 비대위원장 혹은 당대표로서 누릴 수 있는 혹은 유력한 대선후보로서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우리가 함께 혁신하자,
이런 메시지가 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이언주> 아니죠,
그런 걸로 볼 수도 있는데 다만 저는 '아니 왜 그걸 지금 얘기하지?'
◇ 박재홍> 불출마 선언을?
◆ 이언주> 네,
왜냐하면 지금 얘기할 타이밍도 아니고 왜 그게 지금 고민이 되지? 지금 그걸 고민할 타이밍인가? 이제 비대위원장 왔는데? 그것은 당을 정말 걱정을 한다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다하는 게 맞는 거거든요. 그런데 불출마하는 게 당에 도움이 될지,
출마를하는 게 도움이 될지 그것은 좀 있어봐야 되는 거죠.
◇ 박재홍> 시간 지나봐야지 아는 거군요.
◆ 이언주> 그렇죠. 그런데 오자마자 왜 그 얘기를 하지? 그러니까 어떤 느낌이냐면 저는 '발이 땅에 안 닿아 있다'
◇ 박재홍> 땅에 안 닿아 있다는 것은 당의 현실을 정확히 인지를 못하고 있다?
◆ 이언주> 당과 우리 국민들의 현실을 그다음에 그들의 마음을 거의 접촉이 잘 안 되고 있다.
그래서 추상적인 머릿속의 생각과 이런 걸 가지고 멋진 연설을 한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은 말은 그럴듯할지 몰라도 듣는 사람들이 듣고 싶은 얘기는 아니죠. 예를 들면 국민들이 듣고 싶은 것은 어쨌든 첫 연설이었잖아요. 그러니까 민주당이나 상대에 대한 비판이나 이런 것보다는 지금 국민들이 아파하는 곳에 대해서 집권여당,
굉장히 책임 있는 자리죠.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정치 특히 집권여당이 이 모양이 돼서 어떻게 보면 집권여당이 책임을 다 못한 거 아니에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에요. 그럼 그것을 집권여당의 책임자로 온 입장에서 국민들이 거기에 대해서 분노하거나 문제를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답을 줘야죠. 그리고 당원에 대해서도 이분이 당 생활을 한 번도 안 해 보셨잖아요. 사실 낙하산으로 온 거죠.
◇ 박재홍> 낙하산 당대표다.

◆ 이언주> 낙하산도 그냥 낙하산이 아니죠. 사실은 비대위원장이나 대표 같은 경우에 당권을 쥐고 공천권을 쥐고 있는 사람인데 어쨌든 예를 들어서 당원이 꼭 아니라 하더라도 비대위원장이 될 만한 어떤 정치적 또는 사회적 연륜을 쌓고 그것이 인정이 돼서 모든 사람이 동의해서 왔다기보다는 형님찬스로 온 거잖아요,
일종의.
◇ 박재홍> 형님찬스 당대표다?
◆ 이언주> 법무부 장관을 갈 때부터 그랬던 거고요. 그러니까 승승장구하는 것도 맞고 본인이 똑똑한 것도 맞을 텐데. 당원들의 입장을 보자는 거죠. 그래서 평생을 이 당을 위해서 고민을 하고 봉사를 해 왔는데 이분들이 볼 때 뭐 그렇게 대통령하고 당하고 이런 관계에서 막 물의를 일으키기는 뭐하니까 다들 그냥 이렇게 용인은 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그동안 이 당의 비대위원장이든 당대표든 할 만한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 당대표 한 번 해보려고 그렇게 열심히 막 오랫동안 고민하고 또 준비해왔던 사람들도 있는 거고.
김기현 대표가 잘못하기는 했지만 저런 식으로 쫓겨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마음이 안 좋을 거고요. 이 당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거기다 윤 대통령 자체도 우리 당 출신이 아니죠. 정치인 출신이 아니란 말이에요. 그래서 지금 이 당이 어디로 가고 있지 여기에 대한 불안감과 불만과 이런 게 가득할 텐데 여기에 대해서 그 사람들의 마음에 화답하는 얘기는 한마디도 안 하셨어요. 그러니까 저는 그분이 '정치인이 아니시구나' 왜냐하면 정치인이라면 그 생각부터 나거든요.
◇ 박재홍> 당원들에 대한 그런 이야기들.
◆ 이언주> '저 사람들이 저런 생각하겠지? 그러면 나는 무슨 메시지를 전달해야 될까? 우리는 어떤 소통을 해야 될까?' 커뮤니케이션을 서로 하는 거죠,
그런 연설을 통해서. 그런 부분이 굉장히 그래서 허탈하다,
저는 그런 걸 느꼈습니다.

◆ 김성회> 그러고 나서 비대위원들 임명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예상들이 아예 없는 상태. 즉
한동훈 전 장관이 사실상 독자적으로 했는지,
혹은 당내에서 누구의 조력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굉장히 기밀이 지켜지는 가운데 인선이 됐는데요. 김예지 의원을 제외하면 정치인이 없기도 하고요. 비대위 인선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이언주> 아니,
뭐 약간 어떤 일단의 무리인 것 같아요.
◇ 박재홍> 일단의 무리? 어떤 일단일까요?
◆ 이언주> 그 뭔가 그분들끼리 되게 친한 느낌이 들었어요.
국민의힘 <BR>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BR> 황진환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 박재홍> 비대위원들끼리?
◆ 이언주> 김경율 회계사라든가 민경우 비대위원이라든가 이런 분들도. 저는 잘 모르겠는데. 어떤 공통점,
뭐랄까 그동안 쭉 발언해왔던 것을 보면 공통점이 있죠. 그리고 굉장히 운동권에 대해서 비판적인데 그건 다 좋아요,
저도 운동권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람 중의 하나기 때문에.
그런데 이분도 운동권이었잖아요. 민경우 비대위원. 아주 심한 운동권이었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그래서 저는 사실 제가 X세대의 입장에서 저는 의문이 가는 것 중의 하나가 운동권에 대해서 비판적이지만 저는 소위 말해서 뉴라이트라고 하는 사람들. 자기들 옛날에 더 심한 운동권이고 더 골수였을 텐데 지금 와서 그렇게 운동권을 왜 비판하는 걸까. 그건 좀 사실 모양이 안 좋다.

예를 들어 후배들이 X세대나 MZ세대가 운동권을 비판하는 거하고는 좀 다르죠. '기득권을 내려놔라 이제' 이런 의미잖아요,
후배들이 비판하는 거는. 그런데 같이 경쟁하다가 어쨌든 주류가 못된 운동권들인데 이분들이 지금 이렇게 너무 세게,
그것도. 그리고 지나간 정치적 자산 자체를 너무 인정 안 하는 그런 모습은 후배들이 치받는 것하고는 조금 느낌이 달라요. 별로 좋게 안 보여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 박재홍> 진 교수님.
◆ 진중권> 김건희 특별법이 지금 처리가 됐는데. 지금 대통령실에서는 일고의 고민도 없는 것 같아요. 그냥.
◇ 박재홍> 거부권 행사할 것이다.

◆ 진중권> '거부권 행사할 거다' 그것도 '즉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더라고요.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 이언주> 그러니까 사실 예상은 됐는데. 고민 하나도 안 하네?
◇ 박재홍> 대통령실이?
◆ 이언주> 아니,
왜냐하면 정상적으로 정치에 고민이 있다면 총선하고. 여론조사 봤을 거 아닙니까?
◇ 박재홍> 여론조사가 있어요.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한 조사인데. 지난 7일에서 8일 1033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인터뷰 방식인데 '거부권 행사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행사하지 말아야 된다가 70%,
행사해야 된다가 20%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 조사를 말씀하시는.
◆ 이언주> 그러니까 아니,
뭐 꼭 그 여론조사를 보지 않더라도 사실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한 가장 큰 그게 저분이 국정운영에 대해서 준비가 별로 안 돼 있고 검찰에 평생을 있었기 때문에 부족한 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알면서도 국민이 뽑은 거 아니에요. 가장 큰 이유가 '사법 정의를 실현하라. 공정과 상식을 피아 구별 없이 칼같이 해라' 그래서 민주당에서 추천했던 검찰총장인데 민주당의 핵심 리더로 평가받고 있는 법무부 장관을 그렇게 심하게 막하는 걸 보고 '이 사람은 그냥 너무 잔인할 정도로 공사를 구별하는구나 검사로서 최선을 다하는구나' 이걸 보고 놀란 거죠,
국민들이. 그때로 복기해서 보면요.
그래서 우리가 보통 공사 구별,
공적 의지가 뭐 그다음 권력의 사유화 이런 걸로 계속 탄핵 때부터 문제가 돼왔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라면서 '아,
이게 우리가 한 번은 한국 사회에 이런 게 있어야 돼' 이렇게 된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분의 핵심지지 이유예요. 근간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그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는 지금 상황이 오고 있는 거,
이건 굉장히 심각한 거예요. 단순히 그냥 김건희 특검이 어쩌고저쩌고 이 문제가 아니에요. 본인의 지지 근간이 무너지는 거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영접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오찬을 함께하기 위해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BR> 2023.12.29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끝)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영접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오찬을 함께하기 위해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2023.12.29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끝) 연합뉴스
◇ 박재홍> 성역이 없는 칼끝이 살아 있는 수사.
◆ 이언주> 그렇죠. 그러니까 국민들이 그나마 지지했던 명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하지만 보수층에서도 여러 문제제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수층에서도 그 사람을 계속 지지하고 밖에 나가서 큰소리칠 수 있었던 명분이 그거였단 말이에요. 그 명분이 이제 완전히 사라지는 거죠. 그런데 하나도 고민을 안 한다? 도대체 권력과 국민들,
주권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우리 일종의 사회계약설이라고도 얘기하지만 국민들이 주권을 위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어떤 소통과 그 과정에서의 약속이라는 게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 명분이라는 것은 지금 윤석열 정권에 권력을 위임한 주권자들의 핵심 명분이에요. 핵심약속이란 말이에요. 그게 무너지는 거예요. 그러면 이게 우리가 계약을 할 때 주된 계약 조항이 위반이 되면 이게 심각해지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점에 대한 인식이 없는 건가?
◆ 진중권> 지금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제 기억에 따르면 '이 문제는 당과 상의를 하겠다.
일단 자기 개인적 입장은 특검법은 악법이다.
하지만 어떻게 대응할지는 당과 상의하겠다'라고 했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일단은 대통령이 특검법 거부하는 건 상수인 것 같아요,
지금은. 상수고 그렇다고 한다면 그랬을 때 불어올 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어떤 조치들이 있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런 얘기들은 뭐 없나요?
◇ 박재홍> 가능한 게 있을까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만약에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할 경우에.
◆ 이언주> 저는 그런데 이런저런 사소한 것들이 있을 수 있겠죠,
감찰이라든가. 뭐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데 그런 걸 하려고 했으면 진즉에 했었어야죠. 정권 초기부터 그러면 수사도 하고 감찰도 하고 막 하고 다 해서 뭐가 조금 문제가 조금이라도 되는 게 있었으면 그것도 다 처벌도 하고 했으면 지금 얘기가 되는데 지금 와서 특검 거부하고 막 그러면서 이런저런 다른 대안을 얘기를 한다 한들 저는 큰 효과는 없을 것이다.
그냥 자기위안일 뿐이지.
◇ 박재홍>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총선을 위한 공천관리위원장. 그러니까 비대위원장 다음으로 공관위원장이 핵심이다라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준석 전 대표는
한동훈보다 더한 사람 올 것 같다 이런 얘기도…
◆ 이언주> 더한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이에요?
◆ 김성회> 더한 사람이라고 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이야기가 새지 않는 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 .
◆ 이언주> 서로 간의 신뢰관계?
◆ 김성회> 신뢰관계가 더 좋은 사람,
이런 뉘앙스였던 것 같습니다.

◆ 이언주> 어쨌든 제가 볼 때는 이미
한동훈 장관이 오는 과정 자체에서 당정관계가 직할체제가 돼버린 거라서 공관위원장이 누가 온다 한들 거기에 대해서 무슨 큰 변화가 있겠느냐.

<BR>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수락 연설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BR> 윤창원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수락 연설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창원 기자
◇ 박재홍> 변화가 없을 것이다.

◆ 이언주> 그냥 제가 보니까 이런 것 같아요. 윤 대통령의 특징이에요. 보면 사람들이 여러 가지 우려를 막 얘기를 해요. '설마 그러지는 않겠지. 그러지는 않겠지,
이것도 있고 저것도 있고 이건 이렇게 하겠지,
이번에는 이 정도는 할 거야'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이렇게 해서
한동훈 장관이 비대위원장 오면서 이런 식으로 할 거야.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할지언정'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돌았잖아요. 그런데 이제 알 것 같아요. 그런 거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복잡하지 않아요.
◆ 진중권> 단순해요.
◆ 이언주> 그냥 단순해요. '그냥 싫어,
안 해. 어디서 감히?' 이거예요,
그냥.
◇ 박재홍> 대노,
격노.
◆ 이언주>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이제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되겠다.

◇ 박재홍> 그래도 전략적인 판단을 대통령실에서 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그렇게 하는 것 아닙니까? 총선을 준비를 해야 되는 상황이고.
◆ 김성회> 거꾸로 이렇게 여쭤보고 싶어요. 대통령은,
혹은 대통령실은 지금 현재 시점에서 총선승리가 1번 목표일까요?
◆ 이언주> 그러니까 저는 이런 것 같아요. 처음에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총선 승리가 아니라 검찰,
검핵관,
자기 사람,
용핵관 이런 사람들을 많이 심는 게 목표였을 것이다.
지금에는 어떤 생각이 드냐면 그게 아니고 '그냥 이렇게 하면 이긴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까 뭐냐하면 이분을 한번 잘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저는 사람 심리나 이런 걸 많이 보는 편인데. 이분이 9수도 하셨잖아요. 보통 하기 힘든 일이거든요. 얼마나 힘듭니까?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연합뉴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연합뉴스◇ 박재홍> 9번을 시험 봤다.

◆ 이언주> 그런데 9수를 해서 결국 됐어요. 그다음에 검찰 또는 특검이 쭉 적폐청산하는 과정에서도 사람들이 '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너무 심한 거 아니야?' 하는데도 그냥 막 갔어요. 그랬는데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됐단 말이에요.
◇ 박재홍> 성공을 한 거고 성공의 기억이 계속 있었던 것이고.
◆ 이언주> 그렇죠. 이때까지 그렇게 하는 게 본인의 성공 비결이었어요. 그냥 고민하지 않고. 그것을 본인이 어떻게 생각할 것 같냐? 좌고우면하지 않는다고 본인은 자위를 할 거예요. 그러니까 그렇게 그냥 생각을 하고 그렇게 행동하고 이게 배어 있기 때문에 다른 고민을 해서 어떤 전략적 판단을 하고 이런저런 어떤 A플랜,
B플랜 막 가지고? 이런 분이 아니신 거예요.
그런데 그전에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는 그런 게 먹혔죠.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대통령은 그러면 안 되거든요. 대통령은 그런 자리가 아니거든요. 굉장히 복잡하고 굉장히 정치적이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하고 이해관계를 조절하면서 그것을 아주 교묘하게 돌파해내야 되는 고도의 훈련된 정치인이 하는 자리라고 저는 생각해요. 고도의 전문직이에요,
대통령이야말로.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조금 있으면 김대중 100주년 하지만 예를 들면 DJ 같은 사람들,
YS 같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잘할 수 있는 게 바로 정치거든요. 그러니까 심지어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 되게 좋아하지만 그분도 좀 빨리 된 감이 있었잖아요. '조금 더 있다가 됐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러니까 정치인은 그런 직업이기 때문에 저는 이분이 검찰총장일 때 통했던 그것이 지금은 오히려 독으로 지금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분은 그거 잘 안 바꾸실 것 같다.
'그냥 이렇게 가면 이긴다.
보궐선거도 그렇게 가면 이기고 엑스포도 그렇게 하면 우직하게 우리는 된다 하면서 쫙 가면 된다'
◇ 박재홍> 계속 그래서 이대로 우직하게 갈 가능성이 높다?
◆ 이언주> 저는 그럴 것 같습니다.

◇ 박재홍> 한 40초 남았는데요. 아까 조금 전에 천하람 위원장이 와서 인터뷰를 했는데 의원님 이준석 신당에 합류하십니까?
◆ 이언주> 아니,
지금 그런 생각은 하고 있지 않은데요. 뭐 이준석 대표는 잘 되기를 저는 응원을 하고요. 그런데 당을 같이 함께하는 거는 굉장히 복잡하고 저도 제 어떤 정치적인 이런 걸 많이 걸고 해야 돼서 그냥 '조금 친하다' 이런 수준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아직까지 그런 생각은 안 하고 있습니다.

◆ 김성회> 하지만 국민의힘과 같이 정치하실 생각도 별로 없으시죠.

◆ 이언주> 보시면… (웃음) 국민의힘은 정말 저는 일말의 어떤 가능성을 봤었는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오면서 대통령 직할체제로 가면서 이게 어떤 다른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 이언주> 제가 또 다음에 제 거취나 어떤 입장이 확고하게 정해지면 그때 또 와서 말씀드리고 연말 잘 보내시고. 제가 또 책이 나오니까 잘 좀 부탁드립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 이언주> 책 많이 사서 보시고.
◇ 박재홍>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언주> 고맙습니다.



한동훈 등판하자 7억 몰렸다...국힘 후원금 70배 폭증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9일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후 일주일 새 국민 후원금 7억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이날 국민의힘 중앙당후원회는
한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국민 후원금 7억 2040만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27~28일 이틀간은 5억 7843만원이 모였다.
이는 평균 국민의힘 후원금 모금액보다 70배 폭증한 수준으로,
이달 1~20일에는 일평균 460만원이 국민 후원금으로 들어왔지만
한 위원장이 ‘등판’한 이후부터는 일평균 2366만원이,
임명 후에는 일평균 2억 8921만원이 몰렸다.


국민의힘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당으로 후원금을 기부하고 싶다는 전화 문의도 사무실로 쇄도하고 있다며 원금을 기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국민 여러분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선민후사의 정신으로 분골쇄신하겠다고 전했다.


댓글 쓰기

Welcome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