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친오빠 맞더라도 문제는 '선생님'...입담꾼들에 극진한 김 여사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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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친오빠 맞더라도 문제는 '선생님'...입담꾼들에 극진한 김 여사 스타일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관련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오늘(16일)은 재보선 날인데 언론은 '오빠'로 도배됐다. 선거 브로커 명태균씨가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라는 김 여사의 카톡 문자를 15일 공개하면서 정치권은 하루 종일 '오빠'가 누구냐는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문제의 카톡에서 김 여사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며 오빠를 폄하하면서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며 명씨를 극진히 대우했다. 대통령실은 "오빠는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지만 "믿기 어렵다. 오빠는 윤 대통령 아니냐"는 게 여론의 반응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 보시기 안 좋은 일이 반복해 생기고 있다. 제가 말씀드린 조치를 신속히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명씨 카톡을 업고 '김 여사 라인' 정리를 촉구해온 자신의 입장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 와중에 명씨가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국민의힘 경선과 대선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하는 듯한 내용의 녹취록도 터져 나왔다. 명씨가 “젊은 애들 응답 계수를 올려 홍준표보다 (윤석열 후보가) 2∼3% 더 나오게 해야 된다”고 지시하는 전화녹음이 공개됐다. 명씨가 “맨날 윤석열한테 보고해줘야 돼”라고 말하는 통화내역도 공개됐다. 그가 대선 본선 때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추가됐다.

이에 대해 용산이 내놓는 해명들은 국민의 의문을 풀기엔 턱 없는 수준이다. 사실과 다른 게 금방 확인되거나, 유리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해명해 의혹을 더 키운다는 비판을 자초하고있다. 재보선날 아침 조간 사설 제목들이 선거 대신 '오빠'로 메워진 이유다.

사설들을 보면

조선일보는 "명씨 金여사 '오빠' 문자 논란, 개탄스러운 소동" 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이 대통령 부인과의 사적 문자까지 공개했다. 명씨가 협박성 폭로를 하면 대통령실이 뒤늦게 해명하는 모습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며 "정치 브로커에 가까운 형사 피의자가 대통령 부부를 공개 협박하는 모습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개탄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오빠 용서해 달라” “尹 2% 더 나오게”… 갈수록 태산 ‘명태균 의혹’ 에서 "선거 브로커가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한 지 1개월이 넘었는데, 누구 하나 말끔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진실을 밝혀내 응당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명태균 게이트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명씨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집중했다. 사설 "여론조사 조작까지... 민주주의 흔드는 명태균 의혹" 에서 "명씨는 ' 연령별 득표율을 하면 60대에서 윤석열 후보가 더 올라가니 그거 계산해 넣어야 된다'고 지시했다"며 "이는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대선불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으로 대통령실은 제기된 의혹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검찰은 전격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명씨가 김 여사 카톡 캡처본을 공개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적절한 조치가 제때 안 나오면 정국혼란이 위험 단계로 커질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도 "여론조사 조작 정황, 윤 대통령 부부는 어디까지 알았나"에서 "윤 대통령은 여론조사 조작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밝히고, 검찰은 이를 수사해야 한다"고 맹공했다. 경향신문 역시 “윤석열 2% 앞서게” 명태균의 ‘여론조사 조작’ 수사해야" 에서 "'내가 대선 얘기하면 다 뒤집어질 것'이라는 명씨 발언을 허풍으로만 치부하기 힘들게 됐다. 검찰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과 대선 여론조작 의혹까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진상은

① '오빠'의 정체=친오빠로 보인다. 대통령실 소식통에 따르면 문제의 문자가 나온 시점은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2021년 7월 30일) 전인 2021년 6월경이다. 당시 명씨는 김 여사와 김 여사 오빠 등을 만나 윤 대통령이 어떻게 정치를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강의'를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 오빠가 '이 XX, 사기꾼 아냐' 고 말해 명씨가 기분 나빠하자 김 여사가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란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소식통은 "명씨도 친오빠가 맞다고 일부 언론에 밝혔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친오빠라도 문제다. 대선 후보 외척(처남)의 비선 논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② 문제는 '선생님'=이게 진짜 문제다. 김 여사는 카톡에서 명씨를 '선생님' 으로 부르며 "제가 완전 의지하는 상황""명 선생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 해결할 유일한 분이고요"라고 했다. "명씨는 (김 여사와) 스쳐지나간 짧은 인연에 불과하다"고 한 용산의 해명과는 완전 배치된다. 지방 출신 선거 브로커에게 김 여사가 절절히 매달리는 듯 과하게 응대한 사실 자체가 민심의 비호감을 부르고 언론이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③ 윤 대통령에 정조준되기 시작한 대선 여론조사 조작 논란=명씨가 폭발성 강한 카톡 내용을 공개한 건 갈수록 가중되는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집중되는 시선을 돌리기 위해 ‘물타기’ 전략을 편 것이란 분석도 있다. 문제는 명씨가 아니라 윤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명씨의 여론조사 조작을 알았거나 관여하지 않았는지를 놓고 진상규명을 해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 사설들은 용산의 해명을 넘어 검찰이 나서서 수사할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 여사의 패턴

① 쉽게 넘어간다= 여권 소식통은 "여사는 남편 위한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 얘기를 듣는데, 말솜씨 좋은 사람에게 쉽게 속아 과하게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명태균이나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 같은 언론 관점에서 신뢰감 낮은 사람들에게 넘어간 게 대표적이다. 이명수에겐 ‘도와달라’’나한텐 오빠네’ 하면서 100만원까지 주고 얘기를 들었다고 소식통은 전한다. 또다른 소식통은 "여사의 과한 애정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② 팔랑귀 스타일=소식통은 "김 여사 휴대전화에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문자를 보내는데 여사는 답답한 마음에 그것들을 보면서 '이렇게 해야하나 저렇게 해야하나' 하니 주변에선 난감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연일 터지는 용산발 설화 발원지가 대부분 여사의 문자인 이유란 것이다. 여권에선 "여사가 휴대전화를 끊게 만드는 특단의 조치라도 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③ 알아서 기는 십상시들= 대통령실 회의에서 오간 얘기들이 김 여사에게 들어간다는 설이 끊이지 않는다. 여권 소식통은 "김 여사가 시키지 않아도 '김 여사 라인' 가운데 누군가가 회의 내용을 여사에게 갖다 바친다는 얘기가 있다. 과잉충성의 표본이자 기강문란의 원인이다.이 때문에 여당에서 김 여사 라인 정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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